[프라임경제] 글로벌 전기차 시장 리더를 목표로 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에서의 움직임을 구체화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한 현대자동차(005380)가 이번에는 전기차 생산 공장 신설에도 손을 뻗었다.
최근 미국 내에서는 이미 현대차가 조지아 주를 전기차 공장부지로 선정했으며, 투자 규모는 약 70억달러(약 9조원)에 달한다는 구체적인 금액까지 제시됐다. 나아가 전기차 공장 신설 시 8500개의 현지 일자리도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지 매체 애틀랜타저널컨스티튜션(AJC)에 따르면 현대차의 새로운 전기차 공장은 미국 조지아 주 서배너 인근 브라이언카운티 인근 2284에이커(acre, 약 924만㎡) 규모다. 아울러 이곳에서는 SUV 선호가 높은 미국 시장 특성을 고려해 △현대차 아이오닉 7 △기아 EV9과 같은 전기차 SUV를 생산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에서도 현대차그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시기(5월20~22일)에 맞춰 미국 내 전기차 공장 신설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가 자신들의 첫 번째 전기차 공장을 건설함에 있어서 조지아 주를 선택한 이유는 수익구조 개선 등에서 여러 가지 이점이 있어서다.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Alabama) 생산공장 전경. ⓒ 현대자동차
현재 조지아 주에는 기아(000270)의 생산 공장과 SK온 배터리 공장도 위치해 있다. 이에 현대차는 미국 내 배터리 파트너사로 SK온을 채택하기로 가닥을 잡고 있으며,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연산 40GWh 규모의 조지아 배터리 공장의 투자 방식 등에 대한 협상에도 들어갔다.
또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 주에 전기차 공장을 신설하게 되면 조지아 주로부터 다양한 인센티브도 받게 될 가능성도 크다. 지난해 조지아 주는 리비안 공장을 유치하며 △공장부지 무상제공 △세금감면 △직업교육 등 15억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공장 신설 계획이나 투자 규모 등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전기차 공장 신설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데는 미국 현지 생산 행보가 생존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일단, 현대차가 전기차 모델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는 것은 미국 내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과 맞닿아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시장이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으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 바이든 정부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전략, 이와 연계한 전기차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 기관의 공용 차량을 미국산 부품 55% 이상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전기차로 교체하겠다는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친환경차 산업에서 100만개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런 기조에 따라 전기차나 배터리의 미국 현지 생산을 유도하거나 강제하는 정책들도 수립하고자 한다.
이에 현대차는 지난해 전기차 현지 생산 및 생산 설비 확충 등을 포함해 오는 2025년까지 미국 시장에 7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차 정책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으로 전기차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춤으로써 확고한 전동화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차가 미국에 전기차 생산 공장을 신설해 전동화 리더십 확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현대자동차
특히 현대차는 투자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내 전기차 생산 물량의 이관은 없으며, 국내 공장은 전기차 핵심 기지로서 역할을 지속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뿐만 아니라 2025년 미국 내 생산 비중이 75%를 기록해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신북미무역협정(USMCA)이 발효된다는 점도 현대차 행보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산 전기차와 해외 전기차의 세제 혜택 차이는 2025년 2500달러에서 2026년 1만2500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에도 조지아 주는 피고용인에 대한 노조 가입이나 조합비 납부를 강제할 수 없도록 하는 노동권법을 채택해 노조리스크가 매우 낮다는 점도 경영 이점으로 다가온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공장 신설로 현대차 노동조합과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공장 신설은 국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노조가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노조는 지난해부터 국내 전기차 생산물량 배정 확대를 요구 중이다. 현재 국내 내연기관 생산 물량 배분을 두고도 노조 간 첨예한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이번 전기차 공장 신설 계획에 노조의 반발은 예정된 수순이다.
실제로 노조는 이번 투자와 관련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면서도 노조와 한 마디 상의도 없던 것은 5만 조합원을 무시하는 행위다"라며 "해외 공장 운영에 노조 개입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문학훈 오산대학교 스마트자동차과 교수는 "미국 내 전기차 공장 신설은 현대차그룹의 수익 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공장 구축은 국내 생산 물량 감소로 이어지는 만큼 노조의 반발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노조의 파업 등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여겨진다"며 "충분한 협의를 통해 노조리스크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본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