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윤석열 정부가 10일 공식 출범함에 따라 주요 대기업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투자·고용 확대에 나설지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참석했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기업인들이 참석해 있다. 두 번째 줄 왼쪽부터 정의선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 부회장. ⓒ 연합뉴스
대기업 총수들이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것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9년 만이다. 재계 총수들은 취임식 이후 마련된 외빈 만찬에도 참석한다.
특히 5대 그룹 총수가 한 자리에 모인 만큼 새 정부와 재계가 빠르게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5대 그룹은 이미 반도체·인공지능(AI)·배터리·바이오 등을 '미래 먹거리'로 꼽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선 상태다. 5대 그룹을 중심으로 투자 보따리가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
◆'맏형' 삼성, 적극적인 고용·투자 이끈다
먼저, 재계 '맏형'인 삼성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고용,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8월 향후 3년 동안 4만명을 채용하고 반도체, 바이오 등 신사업에 24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005930)는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해 과감한 선제 투자에 나섰다. 올 하반기 경기 평택캠퍼스 내 세 번째 반도체 생산라인(P3)을 완공한다. 이어 현재 기초공사가 진행 중인 네 번째 라인(P4)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오는 20~22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가 모인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둘러보는 일정이 확정되면 이 부회장이 직접 바이든 대통령을 안내할 가능성이 높다.
◆SK그룹, 배터리·바이오·반도체 집중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SK그룹은 그룹의 성장동력 키워드를 '배터리(Battery)·바이오(Bio)·반도체(Chip)'의 머리글자를 딴 'BBC'로 정하고 2017년부터 전체 글로벌 시장 투자금 48조원의 약 80%를 투자하고 있다.
SK그룹은 2021년 SK하이닉스(000660) 인수 후 10년간 46조원을 들여 공장을 증설했다.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생산공장(팹) 4곳을 짓는데 120조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충북 청주에 반도체 신규 공장을 짓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투자형 지주회사인 SK㈜와 에너지 전문기업 SK이노베이션(096770)을 중심으로 소형모듈원전(SMR)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SMR 제조사 '테라파워'에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새 정부의 탈원전 백지화 정책과 일치하는 행보다.
◆현대차그룹, 전동화 사업 속도낸다
새 정부는 전기·수소차,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육성을 국정과제로 삼았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는 새정부의 국정과제에 맞춰 전동화(EV)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2030년까지 전동화 사업 등 미래 사업에 총 95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 중 약 20%에 해당하는 19조4000억원을 전동화 부문에 투자한다.
전기차 라인업은 오는 2030년까지 총 17개 이상으로 구축한다. 브랜드 별로 현대차가 11개, 제네시스가 6개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한다.
10일 로이터통신 등 일부 외신은 현대차(005380)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생산공장을 새로 짓기 위해 주 당국과 협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달 말 바이든 대통령 방한이 예정된 만큼 새 정부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대규모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는 인천공항공사, KT(030200) 등과 U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상태다. 앞서 정의선 회장은 UAM 사업 비중을 30%로 키우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민·관 합동으로 UAM 시스템을 개발해 2025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LG, 배터리·전장 집중 투자
LG그룹은 친환경차 시대의 핵심인 배터리 사업과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사업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새 정부는 '배터리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국정과제로 내세운 바 있다.
LG화학(051910)은 3대 신사업(친환경 소재·배터리 소재·신약)을 중심으로 매년 설비투자(CAPEX)에 4조원 이상 집행하고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매년 1조원 수준의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배터리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올해 배터리 생산 시설에 약 7조원을 투입한다. 이 같은 투자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생산 능력을 올해 말 200GWh(기가와트시) 수준에서 2025년 기준 520GWh까지 확대한다.
◆롯데, 신성장 동력 확보 속도
롯데그룹도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 헬스케어·바이오·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신규 투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신사업 발굴을 위해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이후 1조5985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사장단 회의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강조하며 "1위를 하기 위해 필요한 투자는 과감히 진행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수소와 배터리 소재 분야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011170)의 △수소(6조) △배터리 소재(4조) △친환경 플라스틱(1조) 3대 신사업 투자액은 총 11조원에 달한다.
한편, 주요 경제단체들은 이날 윤 대통령 취임 축하와 함께 경제계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는 내용이 담긴 논평을 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새 정부는 미래 먹거리 발굴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규제혁파 등 경제활성화 정책에 전력을 다해주기 바란다"며 "아울러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다양한 투자 지원책을 마련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새 정부가) 경제가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며 "경제계도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