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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르노코리아 '국산차→생산기지' 타이틀 변화 중?

반도체 수급난에 내수↓·수출↑…모기업에 국내 공장 생산량 적극 동원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2.05.06 11:31:56
[프라임경제] 최근 한국GM과 르노코리아자동차를 향해 그동안 꾸준히 우려로 제기됐던 '생산기지' 논란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이들이 외투 기업이었던 탓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생산기지' 논란이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또다시 나오는 이유는 여전히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제약과 이로 인한 생산 차질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서도 내수판매 감소세가 상당한 것과 다르게 수출은 눈에 띄게 크게 늘어서다.

지난 4월 한국GM은 내수에서 전년 동월 대비 46.1% 감소한 반면, 수출은 5.3% 증가했다. 아울러 르노코리아는 내수 57.4% 감소, 수출은 무려 363.9%가 증가했다. 1분기로는 한국GM의 경우 내수·수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4% △-26.8% 감소했지만 그 정도가 2배 이상 차이가 났고, 르노코리아는 △내수 -3.6% △수출 152.6%로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즉, 이들이 생산한 모델이 내수판매 보다 수출에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 한국GM


그도 그럴 것이 반도체 부족 현상은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한국GM가 르노코리아의 모기업인 제너럴 모터스(이하 GM)와 르노그룹에서도 결국 물량 부족 사태를 겪고 있고, 이들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국내 공장 생산량이 적극 동원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GM보다 르노코리아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QM6 출고대기 고객들은 7300명을 상회하고 있고, 4월 QM6는 내수에서 △전년 동월 대비 75.2% △전월 대비 64.9% 감소한 판매고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월 QM6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81.3%, 전월 대비로는 170.5% 급증했다.

이에 대해 르노코리아는 "QM6가 부품 수급 차질로 생산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고,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품 수급 정상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모기업에 물량을 몰아주는 행태를 달갑지 않게 보고 있다. 이는 출고 적체에 따른 국내 소비자의 피해는 외면한 모양새로 비춰져서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신차 출시 등을 통해 내수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선보여질 모델들이 국내 생산이 아닌 모두 수입 판매되는 모델인 것도 '글로벌 하청기지 전락' 논란에 힘이 실어주고 있다.

첫 수출이 지난 2019년 11월에 이뤄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올해 3월 기준으로 누적 수출 30만대를 돌파했다. ⓒ 한국GM


한국GM은 국내에 보급형부터 SUV, 럭셔리 모델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가격대를 아우르는 총 10종의 전기차를 이미 출시했거나 출시를 준비 중인데, 국내 생산 모델은 전무하다. 더불어 GM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 라인업도 축소해 트레일블레이저와 2023년 계획된 글로벌 차세대 CUV만이 남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앞서 스티브 키퍼(Steve Kiefer)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이하 GMI) 사장은 "한국 사업장은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CUV의 성공여부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것이다"라며 "현재 CUV 외 추가적인 신차 생산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르노코리아도 △SM6 △QM6 이후 국내에서 생산된 신차는 XM3만이 유일하고, 일부 르노 브랜드의 모델들을 수입해 판매 중이다. 그나마 오는 2024년부터 르노그룹과 길리홀딩그룹(Geely Holding Group, 지리홀딩그룹)의 친환경차 등 합작 모델을 국내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 예정이고, XM3 기반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부일 뿐 신차 부재가 극심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GM과 르노코리아가 앞으로 국내 완성차업체 보다는 수입 판매사와 생산기지로의 역할에 더욱 무게를 두게 될 것으로 전망이 상당하다.

프랑스 Le havre항에서 이동 중인 XM3. ⓒ 르노코리아자동차


이를 뒷받침 하듯 최근 한국GM은 쉐보레 플래그십 모델 타호(Tahoe)를 선보였고, 풀 사이즈 럭셔리 픽업트럭인 GMC 시에라(Sierra)를 최초로 국내 시장에 공개하는 등 수입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과 르노코리아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 라인업 보다 수입해 판매하는 모델 라인업이 더 다양하다 보니 실질적으로 '국산차'라는 타이틀을 달기 애매해졌다"며 "그러다 보면 모기업이 GM과 르노그룹도 이들을 아시아 생산기지로 인식할 확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시장이 그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거점이라고 말은 하지만, 생산일정 보다 신차 및 기술개발, 마케팅에 훨씬 많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생산기지' 논란은 계속해서 꼬리표처럼 따라 다닐 수밖에 없다"고 첨언했다.

한편, 한국GM과 르노코리아는 각각 경영진 교체부터 사명변경 등 '브랜드 리빌딩'에 한창이다.

2D 디자인의 새로운 태풍 로고. ⓒ 르노코리아자동차


르노코리아는 지난 2월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가 4년4개월 동안 맡아 온 CEO 자리에서 물러났고, 스테판 드블레즈(Stéphane Deblaise) 르노그룹 선행 프로젝트 및 크로스 카 라인 프로그램 디렉터가 그의 뒤를 이어 새로운 대표이사 겸 CEO에 부임했다. 

이후 새로운 사명을 '르노코리아자동차(Renault Korea Motors, RKM)'로 확정 및 발표했으며, 사명변경에 따른 2D 디자인의 새로운 태풍 로고도 함께 공개했다.

한국GM도 카허 카젬 사장이 4년10개월간의 임기를 마치고 중국의 SAIC-GM 총괄 부사장에 임명되며 떠났지만, 카허 카젬 사장의 후임은 아직까지 선임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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