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2일 유튜브에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사임 의사를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며 "정치적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정부의 임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교체기마다 정책기관장 교체와 관련된 잡음이 나타난다"며 "매번 흔들기를 하고 그런 소모적 정쟁 행태가 한 번도 아니고 5년 주기로 매번 발생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서는 그동안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강하게 비판해 온 이동걸 회장이 스스로 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히자, 인수위와 갈등을 빚었다는 등 온갖 풍설이 돌기도 했다. 이에 이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사임 배경을 직접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세간의 산업은행 3단 분리·무용론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산업은행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 지난 5년간 한 일이 없다, 3개로 쪼개야 한다 등 도를 넘는 무책임한 정치적 비방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 행태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묵묵히 일하는 3300명 산업은행 직원과 그 가족에 대한 모독"이라고 일갈했다.
이에 이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이란 조직에 관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며 그동안의 성과·역할 등을 풀어나갔다.
그는 "2017년 9월 취임 당시 정리되지 않은 현안 부실기업이 △금호타이어 △한국지엠 △대우건설 △현대상선 등 10개에서 15개 정도, 대규모 부실기업만 10여개나 있었다"며 "산은 금고는 텅 비어 자본잠식 직전 수준으로 부실기업 구조조정 관련 손실액은 14조5000억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두산중공업 등 11개가 완료됐고 최근 1개 중소조선사가 매각이 추진되고 있단 보고를 받았다"며 "대우조선해양·KDB생명·쌍용차 이 3건을 제외하면 거의 다 해결됐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3건을 근거로 지난 5년간 산업은행이 한 일이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산업은행 구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산업은행은) 저금리 정책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시중은행 대비 불리한 수익성 구조로 되어 있다"며 "지난해말 기준 시중은행은 예대마진이 평균 1.45%인 반면 산업은행은 0.68%로 0.77% 차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0.77% 마진 차이는 다시 말해 1년에 1조5000억원 수익을 덜 내면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오해 중 하나가 산업은행을 정부에서 준 돈을 받아서 뿌리는 기관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는 시장에서 경쟁하면서 번 돈으로 정책금융을 하는 소위 시장형 정책금융기관"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회장은 마지막으로 윤석열 당선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추진 중인 '산은 부산 이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산은 부산 이전 및 지방 이전이 잘못이란 생각엔 변함이 없고 충분한 토론과 공론화 절차 없이 이루어지고 있는 게 심히 우려스럽다"며 "산은은 국가 정책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데 그 기능이 저해되면 큰일"이라고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어 "지역 균형발전 취지에 누가 동의하지 않겠나, 다만 (지방 이전은)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이 아니라 과거에도 효과가 없었다"며 "부산 이전 반대 의견은 제가 퇴임해서 계급장을 떼고 조목조목 밝히도록 하겠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