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일상회복과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으로 사실상 개점휴업이었던 국내 면세점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면세점들은 급증하는 여행 수요에 맞춰 영업시간을 일제히 연장하고 내국인 혜택을 늘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1일부터 명동본점과 월드타워점의 마감시간을 오후 5시30분에서 오후 6시30분으로 1시간 늘렸다. 신세계면세점도 30분 늘려 오후 6시30분까지 문을 연다. 신라면세점은 서울점에 한해 지난 30일부터 영업시간을 1시간 연장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 3시간씩 단축 영업에 들어간 지 2년여만이다.
매장 리뉴얼과 고객 쇼핑 편의를 위한 준비에도 한창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년간 휴점 상태였던 면세점 명동 본점의 인기 카테고리인 전자, 캐릭터, 식품 매장을 다시 연다. 뽀로로·카카오프레즈 등 캐릭터와 함께 식품·건강기능식품까지 새롭게 구성하며 전 연령대 고객들의 쇼핑 수요에 부응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 역시 명동본점에 지난달 18일부터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를 3대 추가, 총 7대를 운행하며 손님맞이에 돌입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년간 휴점 상태였던 면세점 명동 본점의 인기 카테고리인 전자, 캐릭터, 식품 매장을 다시 연다. © 신세계면세점
이달 31일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한 대규모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지갑 열기에 나선 모습이다. 우선 내국인 구매고객에게 구매금액에 따라 현금과 같이 지급하는 포인트를 시내점포의 경우 구매액에 따라 6만원을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고공행진하는 원·달러 환율 부담을 덜기 위한 행사도 준비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쾌적한 쇼핑 환경 조성을 위해 잡화·패션·화장품 등을 판매하는 지하 매장을 리모델링 중이다. 환기 시설 등 설비 공사 중이며 매장 배치, 동선 개편 작업도 진행 중이다.
또한 신라면세점은 오는 15일까지 서울점 구매고객 대상으로 최대 S리워즈 100만포인트(120만원 상당)를 증정하는 경품 추첨 행사를 실시한다.
면세점들의 이 같은 행보는 내국인을 중심으로 해외여행 재개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정부는 지난 3월 백신 접종 해외입국자의 자가격리를 면제했고, 지난달에는 2년1개월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해제했다.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은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2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3월 국내 면세점은 1조6629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전월(1조4279억원) 대비 16.5% 늘어난 수치다.
내국인 고객 수는 53만1200명을 육박하며 전월(52만8810명) 대비 소폭 증가했다. 외국인 고객은 5만명을 육박하며 전월(약 4만명) 보다 고객 수가 1만명이나 늘었다.
실제 롯데면세점은 3월21일 전후 5주간 내국인 매출이 약 50% 신장했다.
최근 신혼여행으로 출국하는 고객과 인천공항 출국객이 증가하며 시계·주얼리 매출이 격리해제 직전 5주 대비 65% 늘었다는 설명이다. 공항에서 구매율이 높은 주류·담배 매출 역시 50% 신장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매출도 같은 기간에 각각 49.7%, 41% 늘었다.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고 해외여행 패키지 출시가 늘어나면서 면세점 업계는 한층 더 활기를 띌 전망이다.

붐비는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 연합뉴스
또한 아웃바운드(내국인 해외여행) 수요뿐 아니라 외국인 방한 관광(인바운드) 수요도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지난 14일과 15일 태국 단체 관광객이 본점에 방문했다. 태국 단체 관광객이 방문한 것은 2년만이다. 30명이 안 되는 규모지만 점진적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롯데면세점에도 이달 말까지 80여명의 태국 단체 여행객 방문이 예정돼 있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소규모 그룹이지만 엔데믹에 가까워지며 관광객이 다시 찾았다는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무려 3년 간의 팬데믹 기간으로 빠른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일본을 오가는 관광이 재개되더라도 현재 엔저 현상과 방한 1위인 중국의 봉쇄 문제를 우려의 시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제로 코로나'(코로나19 확진자를 0명으로 만들겠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하이 등의 도시 봉쇄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도 외국인 입국자를 하루 7000명으로 제한하는 등 빗장을 걸고 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발병 이후에 국내 면세 시장 전반적으로 판가가 크게 낮아진 상황인데 이를 얼마나 빠르게 정상화시킬 수 있을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올해 연말까지는 판가의 의미 있는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해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5월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대거 증가해 출입국자 증가세가 주춤할 것"이라며 "면세점 매출의 의미 있는 반등이 이뤄질 시기는 6월 이후로 추정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