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시민단체부터 KT새노조까지 나서서 재판부에 구현모 KT 대표를 신속하게 엄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회삿돈을 횡령해 불법 정치자금으로 쓰는 데 가담한 인물이 여전히 대표직에 있는 것은 KT(030200) 내부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특히 구 대표가 재판부에 정식재판을 청구한 것은 연임을 노리고 시간을 끌려는 행위이며 이에 재판부가 동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노조 전문기술협의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민주노총 △ 약탈경제반대행동 △참여연대 △KT민주동지회 △KT새노조가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KT 구현모 대표 엄벌 및 신속 판결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이인애 기자
28일 KT 새노조와 참여연대 등 8개 단체는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횡령·정치자금법 위반 KT 구현모 대표 엄벌 및 신속 판결 탄원서 제출' 기자회견을 열었다.
◆KT, 미국 결정은 인정, 한국 결정엔 불복?
과거 KT 경영진이 회삿돈을 횡령해 국회의원 99명에 상품권깡 방식으로 정치자금을 불법으로 후원했을 당시 구 대표는 자신의 명의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사건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검찰은 구 대표의 가담 정도가 낮다고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업무상 횡령 혐의로 각각 약식기소했다. 그러나 구 대표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KT새노조 등 8개 단체는 이를 두고 구 대표가 연임을 노리고 시간을 끄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날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KT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결정에 대해 인정하고 과징금을 내는 것으로 합의했지만 국내에서는 벌금형에 불복해 재판을 청구했다"며 "이는 올해 말 예정된 사장 선출 연임을 위해 시간을 끌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이달 6일 열린 1차 공판에서 공소사실은 인정했으나, 당시 회사에서 정치 자금 명의를 빌려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불법인지 몰랐다는 취지로 답변했던 바 있다.
통상 정식재판 진행 시 피고인이 혐의를 인정하는 경우는 한 번의 공판으로 종결되지만, 구 대표의 사례처럼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면 수개월에서 1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이에 이날 이들 단체는 재판부에 해당 사건을 신속하고 공명정대하게 판결해줄 것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왼쪽부터) △김미영 KT새노조 위원장 △한성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미현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이 탄원서 제출을 위해 법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 이인애 기자
이들은 또 해당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75억원 상당의 과징금 처분을 받은 KT는 과징금을 내는 것으로 혐의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국내에서는 벌금형에 불복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홍성준 약탈경제반대행동 대표는 "미국에서 과징금을 내린 것에 대해서는 승복하면서 한국에서는 발뺌을 하고 있다"며 "한국이 우스운 건지, 풍토를 바로잡는 막대한 임무가 이번 재판의 판사들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KT새노조 "KT, 민영화 됐어도 불법 안 돼"
김미영 KT 새노조 위원장도 "자기 통장에 거액의 돈이 왔다 갔다 하는데 그걸 몰랐다는 게 진짜라면 무능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불법행위를)하지 않았다는 구현모 대표는 지금 거액의 연봉을 받고 있는 KT 대표"라며 "진정으로 회사를 위한다면 불법 행위가 밝혀지면 사임하겠다던 약속을 지키는 진정성을 보여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KT의 일탈로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손실이 일어난다면 국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KT의 이 같은 모든 일탈은 통신 네트워크를 국가로부터 물려받았기 때문에 더욱 큰 문제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국가로부터 물려받은 네트워크로 성장한 KT는 사회에 헌신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러나 과거 KT는 민영화가 완료된 기업으로 공공성 운운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민영 기업이면 아무렇게나 돈 벌고 불법적인 일을 해도 된다는 얘기냐"며 "기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경제 주체로서 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니다. 창피한 말"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구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한 첫 공판은 내달 4일과 11일로 각각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