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백세금융] '금리상승기' 고정·변동금리 신중히 선택해야

'금리 차이' 퍼센트보다 월부금 체크 필요

장민태 기자 | jmt@newsprime.co.kr | 2022.04.14 15:52:14

한국은행 기준금리 변동추이. ⓒ 한국은행


[프라임경제] 본격적인 금리상승기에 접어들면서, 대출수요자는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사이에서 많은 고민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은행권에선 금리가 오를 땐 고정금리 상품을 골라야 한다는 게 중론이지만, 현재 변동금리가 고정금리 대비 0.8%p 낮은 수준이기에 더욱 고민이 되는 것이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은 지난 12일 기준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5년물 금융채 금리 평균은 연 4.50~5.98%라고 밝혔습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80~4.80%로 하단 기준 고정 금리보다 0.80%가량 낮은 수준에 해당됩니다.  

최근 대출수요자들은 이자 부담을 당장 줄이기 위해 변동형 금리 상품을 선택하고 있는 현실이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살펴보면 지난 2월 가계가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비중은 78%에 달하지만, 고정금리를 선택한 비중은 22%에 불과한 상황입니다.  

금리상승기에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유리한 이유는 금리 산출 과정 때문입니다. 고정금리 대출은 금융채 금리, 변동금리 대출은 주로 코픽스(COFIX) 금리와 연동됩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드는 비용을 가중평균 방식으로 측정한 지수입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은행들은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올라가기 때문에 코픽스 금리도 같이 올라가죠.

차주가 적용받을 대출금리는 기본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는 식으로 결정됩니다. 앞서 이야기했던 코픽스 금리, 금융채 금리 등은 기본금리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은 기본금리로 코픽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따라 금리가 변동되지만, 고정(혼합)금리 주택담보대출은 금융채 금리를 기본금리로 적용해 채권 만기 기간 동안 금리가 고정되는 것이죠.  

금리인상기에 변동금리 상품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이자 부담 때문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제공한 자료에는 기준금리가 0.25%p 오를 때마다, 변동금리 대출을 보유한 가계 이자 부담 규모도 3조2000억원씩 증가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변동금리를 선택한 차주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죠. 

한국은행은 지난해 8월부터 타 국가대비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미국 중앙은행이 빠른 속도로 이를 따라오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지난 3월 기준금리를 0.00~0.25%에서 0.25~0.50%로 올린 데 이어 오는 5월에 '빅스텝(0.5%p 인상)'을 예고하고 있죠.

미국과 한국의 금리 격차가 대폭 좁혀질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시장의 매력이 떨어졌다고 판단해 한국에 투자한 자본을 옮길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를 막기 위해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 연합뉴스


아울러 세계 경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미국은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년 전보다 7.9%p 오르며 4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미국 중앙은행은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 압력을 상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 연준이 지난 6일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살펴보면 회의 참석자 다수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진다면 향후 회의에서 한 번 이상 기준금리를 0.5%p 올리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어, 한국은행의 역할론이 커지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로 결정했습니다. 한국 기준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이날까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총 1.00%p 오른 것입니다.

이에 금융권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대출수요자라면, 고정금리 상품을 살펴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KB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 상승을 예상했을 때는 고정금리 상품이 변동금리 상품에 비해 안전할 수 있다"며 "대출 기간을 장기적으로 가져간다거나 안전하게 동일한 금리를 가져가고 싶은 고객이라면 고정금리 상품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해서 지금 당장 금리가 낮은 변동금리를 포기한 고객이 많다고 할 수 없다"며 "본인의 상황과 성향에 따라 상품금리를 선택하는 게 맞지만, 주택담보대출 같이 긴 시간을 가져가야 하는 상품이라면 고정금리를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전문가들 의견은 공통적으로 대출과 상환 기간을 길게 잡은 대출수요자라면 금리가 조금 높더라도 고정금리를 선택해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죠.  

고정금리 상품에 가입할 차주는 매달 납부해야할 월부금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게 중요합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고정 및 변동 상품의 금리 차이는 퍼센트 차이로 보는 것보다 매월 납부해야할 금액을 따져보는 게 좋다"며 "본인이 얼마나 더 부담해야 하는지 확인하고, 상황에 맞게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