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이스타항공에 이어 쌍용차 인수를 추진했던 쌍방울그룹에 빨간불이 켜졌다. 인수 자금 4500억원 중 절반의 인수자금을 조달하겠다던 KB증권이 철회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KB증권의 인수자금 철회 결정에 쌍용차 인수자금 조달 의향을 보였던 유진투자증권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린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1월에 개최한 '2022년 상반기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특별강의 중인 모습. ⓒ KB금융그룹
KB증권은 최근 내부 논의를 통해 쌍방울(102280)의 쌍용차(003620) 인수 딜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쌍방울그룹은 그룹의 특장차 회사인 광림(014200)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꾸려 쌍용차 인수를 추진해 왔다.
KB증권은 쌍용차 인수를 추진 중인 쌍방울(광림컨소시엄) 측에 자금 4500억원의 절반 규모를 대겠다는 투자의향서(LOI)를 제출한 바 있다. 이에 쌍방울은 KB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두 곳에서 쌍용차 인수자금 4500억원을 조달했다며 본격적인 인수 추진에 나섰다. 나머지 절반은 유진투자증권으로부터 받기로 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KB증권 측은 추가적인 내부 논의 과정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철회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KB증권 관계자는 "추가적인 내부 논의 과정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리스크가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선제적으로 쌍방울에 철회의사를 전달한 것"이라며 "금융참여의향서는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을뿐더러, 제출 역시 딜을 제안하는 초기 과정의 절차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리스크가 발견됐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회사의 내부적인 사항이라 답변하기 조심스럽다"라고 첨언했다.
일각에서는 KB증권에서 설명한 리스크 확대 우려에 대해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연임이 걸려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이라도 2250억원가량의 자금은 적지 않은 금액으로 외부 투자자 모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보통 이 정도 규모의 투자는 유한책임투자자(LP)가 필요하다. 보통 국민연금이나 우정사업본부 등과 같은 국가정책기관이나 금융기관이 참여하게 되는데 주가 조작 의혹과 조직폭력배 세력 연루 의혹도 재부각되고 있는 쌍방울에 투자할 경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자금조달 역시 LP 영향력이 필요한데 리스크를 감수하고 이번 인수 자금을 조달할 경우 향후 LP의 투자를 받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정권이 바뀌는 시점에 (무리한 인수자금 조달시) 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문제로 삼을 경우 윤종규 회장의 연임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논란을 일축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항간에는 쌍방울과 관련해 조폭 연루설 등 여러 추측들이 제기되지만, 회사에게 가장 중요한 점은 딜을 통해 수익을 보느냐다"라며 "KB증권 입장에서는 쌍방울의 대외적인 이미지로 인해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하기보다 수익적인 측면에서 인수자금 조달을 철회했을 것"이라 판단했다.
한편, KB증권이 자금조달을 철회하면서 절반의 인수자금을 조달 의향을 보였던 유진투자증권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유진투자증권이 KB증권이 철회한 4500억원 중 절반의 자금을 확보한다면 자금 조달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진투자증권이 당장 입장을 밝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부족한 자금 조달만 채워진다면 그대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유진투자증권 측에서는 자금 조달을 위한 물밑작업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방울그룹의 쌍용차 인수전을 주관하고 있는 특장차 업체 광림이 KH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도 유진투자증권이 당장 발을 빼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힘을 더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쌍용차 인수에 증권사의 초점은 '딜 클로징'이다. KB증권의 경우와 달리 유진투자증권은 쌍방울의 리스크를 판단할 이유가 없다. 딜 클로징 후 막대한 수수료를 증권사가 포기할 리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쌍방울그룹 혹은 광림컨소시엄이 신규 FI(재무적 투자자)를 찾아야 한다. 광림이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할 경우 이번 인수전은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유진투자증권은 새로운 투자자 향방을 지켜보며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쌍용차 자금 조달과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며 "내부 검토 중인 단계다. 인수 자금 조달을 진행할지, 철회할지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