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주식시장이 ‘하강 국면’에 진입하는 것일까? 23일 코스피 1,700선이 오전장 한때 무너지는 등 극도의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열흘이 넘게(23일 기준 11일째) 순매도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자칫 ‘셀 코리아’ 경향으로 굳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최대 2000포인트선을 돌파할 것이라던 이른 전망은 이제 대세 하락기를 대비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과 뒤섞이고 있다. 우리 증시의 발목을 잡는 대내외 악재가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고유가 ·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 당분간 지속될 듯
가장 큰 문제는 역시나 고유가 등 원자재난이다. 정상윤 미래에셋 애널리스트는 “달러 안정화를 바탕으로 잠시 주춤하던 원유 가격이 6월 초 장중 140달러를 위협하며 불안 심리를 키우고 있다. 다시금 국내 증시는 1700선을 중심으로 한 지지대를 시험 받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6월에 외국인이 3조원이 넘는 물량을 출회하면서 상승 추세선을 이탈했는데,심리적 지지선인 1700선을 이탈해 버린다면 시장의 추가 지지선을 찾기가 어려운 국면”이라는 것이다.
미 증시와 긴밀한 연관성이 있는 우리 증시 특성상, 고유가로 인한 미 증시 불안은 우리 증시에서의 외국인 이탈과도 연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고유가 등 원자재가의 고공행진은 외국 기업들은 물론, 국내 기업들의 생산성 자체의 악화와도 연결돼 실적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
무디스가 채권보증업체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등 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로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것 역시 문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지 이미 오래지만, 불씨는 여전히 잠복해 다른 금융 불안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경제 펀더먼털의 약화와 주식시장의 하락은 한국 주식시장의 발목도 잡을 수 있다.
세계경제의 중요축으로 부상한 중국시장도 최근 불안을 겪고 있다. 경기과열로 인한 불안으로 주가가 작년 2월선까지 뒷걸음치고 있는 것. 이런 상황에 무역에서 대중국 수출 비중이 3할에 가까운 우리로서는 중국발 증시 불안 뉴스에 큰 진폭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비관만 할 것은 아니다”
이런 위기 상황의 복합적 등장에 대해, 트레버 그리섬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이사는 23일 간담회에서 “세계 경제가 현재 성장이 둔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증가하는 ‘스태그플레이션’ 단계에 와 있다”고 우려하면서 “방어적 투자를 하라”고 주문했다. 막연한 기대심리나 단기전략으로는 문제를 모두 풀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권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하락장이 장기투자 기회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우선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센터장처럼 “수요가 꾸준한 음식료업 등 필수소비재에 투자하라”는 보수적 전략이 기본으로 권장된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전체적인 기력 회복을 기다리면서 회복 그 이후를 준비하라는 조언이 이어진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팀장은 “1700선을 방어할 움직임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1700선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1700선을 방어하는 노력이 지속된다면 외국인의 이탈 움직임 약화에 따른 반등원동력 보존을 기대할 수 있다.
◆민감한 지수수관련주보다 新주도주나 안정적 실적주 눈여겨 봐야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 최근 국내증시의 단기 하락폭이 큼에 따라 해외변수가 개선될 경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위치에 진입한 만큼 주식시장이 상승으로 반전할 경우 탄력적인 상승이 기대되는 낙폭과대주를 주목하라”고 지적했다. IT와 자동차를 비롯해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매수에 나서라는 전략이다. 임정현 부국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이럴때 일수록 비관만 할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차분히 주변정황을 챙겨 보면 중장기 낙관기조는 흔들림이 없는 가운데 최근 조정심화에 따라 가격 및 밸루에이션 매력은 분명 이전보다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의 중국발 불안이 회복되는 향후 정국을 염두에 두고 “중국이 내수부양에 나서는 경우 가전수요 증가로 IT업종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결국 변동성확대 국면이기 때문에 당분간 바닥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보수적인 대응 자세가 여전히 요구되지만, 단기적으로 미국 금리 조정 등으로 금융 위기를 해결에 물꼬를 틀 가능성,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경기 연착륙에 성공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서서히 안정적인 저가 매수와 실적우수 주식 등을 매집하면서 장기투자 전략을 짤 시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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