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여곡절 끝에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이 허용됐다. 지난 2019년 2월 중고차업계가 대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아달라며 정부에 생계형 적합업종 재지정을 신청한 지 3년여 만에 논란이 끝났다.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가로막았던 벽이 무너지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발 빠르게 시장 진입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 1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관할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심의위원회가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업종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심의위는 소상공인·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 대변 단체(법인) 및 동반성장위원회가 추천한 자 등 민간위원 15명으로 구성됐다.
앞서 2013년 중고차 매매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완성차업체의 중고차시장 진출이 막혀왔다. 이후 2019년 2월 보호기간이 만료됐고, 같은 해 11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지정을 해제하면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중고차시장 진출 문이 열렸다.
문제는 완성차업계의 중고차시장 진출 허용여부 결정권자인 중기부가 2020년 5월까지 결정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3년째 표류를 이어갔다.

사진은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시장. ⓒ 연합뉴스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놓고 완성차업계와 중고차업계와의 입장 차이로 갈등을 겪는 사이에, 허위 미끼 매물을 비롯해 △침수차·사고차 판매 △주행거리 조작 △불투명한 가격산정 등 후진적이고 불법적인 거래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매매업 진출 논의가 지지부진해지자 소비자 권익을 대변한 시민단체들이 중기부를 상대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심의위 결정은 중고차 판매업이 서비스업 전체에 비해 소상공인 비중이 낮고, 다른 업종 대비 소상공인의 연평균 매출이 크다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또 중고차시장은 지속 성장하는 시장인데다가 완성차업체의 진출로 중고차 제품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소비자 후생 증진 효과 등도 고려됐다.
다만, 심의위는 대기업의 진출로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중소기업사업조정심의회 등을 통해 그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적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중기부는 대기업의 중고차시장 개방에 있어 또 다른 분란의 불씨를 남겨뒀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는 지난 1월 현대차와 기아에 대해 사업조정을 신청했고, 중기부는 현대차에 사업 일시정지를 권고한 상태다. 향후 중기부는 중소기업 피해 실태조사 이후 사업조정심의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일단 심의위의 이번 결정에 완성차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로, 이들은 조만간 중고차사업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차는 최근 중고차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와 신뢰 제고, 중고차 매매업계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고객 중심의 중고차사업 방향을 공개했다.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와 함께 성장하면서 국내 중고차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현대차는 기존업계와의 상생협력과 중고차시장 발전 방안으로 △5년/10만㎞ 이내의 자사 브랜드 중고차만 판매 △인증중고차 대상 이외 매입 물량은 경매 등을 통해 기존 매매업계에 공급 △연도별 시장점유율 제한 △중고차 통합정보 포털 공개 △중고차산업 종사자 교육 지원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