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3월5일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는 경칩이다. 봄의 문이 열리는 입춘을 지나 얼었던 대동강 물이 녹는다는 우수를 거쳐 본격적인 봄이 시작된다. 신학기가 시작되기도 해서 경칩 무렵이면 진짜 한 해가 시작되는 때로 느껴진다.
올해는 예전처럼 시작의 설렘과 기대가 생기지 않는다. 당나라 시인 동방규(東方逵)의 소군원(昭君怨)이란 시에 나오는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으니 봄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라는 말이 절절이 가슴으로 느껴진다.
아마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해졌다는 오미크론 변이는 설 연휴를 지나 폭증세를 거듭하더니 10만을 훌쩍 넘어 20만, 30만으로 치달을 기세다.
오랜 방역에 지친 자영업자들의 살림살이가 점점 더 어려워지면서 그 원성 또한 잦아들지 않고 있다. 물가, 유가, 금리가 동시에 오르며 경제 위기 경고등이 켜졌다고 한다.
국제적으로도 미중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정세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래저래 서민들의 삶이 더욱 고단해질 것이라는 서글픈 전망만 가득하다. 안팎으로 봄은 멀기만 하다.
하지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듯이 세상이 아무리 험악해도 봄은 온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생명의 계절이다. 나무에 움이 트고 꽃이 피며 겨울잠 자던 동물들이 활동을 시작한다. 햇살은 따사롭고 바람결에는 따스함과 알 수 없는 향이 묻어난다. 봄을 맞이하면서 사람들은 생명의 경이를 느끼고 희망을 본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는 희망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희망은 좋은 겁니다. 아마도 가장 좋은 걸 겁니다. 그리고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는 희망을 잃지 않았기에 자유를 찾을 수 있었다.
새봄을 맞는 우리도 희망을 갖자. 비록 봄 같지 않은 봄을 맞이하지만 희망을 잃지 말자. 남녘의 매화, 노란 산수유와 개나리, 봄꽃과 엷고 여린 초록으로 변해가는 나무를 보며 희망을 갖자.
우리 마음속 봄은 생각만큼 빨리 오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희망만 잃지 않는다면 반드시 봄은 온다.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일상의 즐거움도 다시 찾아올 것이다.
3월을 지나 맞이하는 봄의 한가운데인 4월은 잔인한 4월이 아닌 행복하고 건강한 4월이 되길 희망한다.
김욱기 한화 컴플위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