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광주 화정동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외벽이 무너져내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산업 현장 안전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이 오는 27일부터 상시근로자 50명 이상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되면서 관련 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해 발생하는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인데요. 지난해 1월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후 26일 제정된 해당 법률은 1년이 경과한 시점인 오는 27일부터 상시 인원 50인 이상 혹은 공사금액이 50억원 이상인 사업 현장부터 적용되죠. 다만 50인 미만 사업장은 오는 2024년 1월부터,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적용되지 않습니다.
물론 중대재해처벌법 이전에도 '김용균법'이라고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이 이뤄지기도 했지만, 지나치게 처벌이 낮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죠.
무엇보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여론이 확산된 건 무려 38명이 사망한 이천 물류센터 공사장 화재(2020년 4월 발생)가 직접적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후진국형 중대재해를 막기 위해 경영책임자와 기업을 처벌하는 특례법 제정을 위한 대책을 수립한 것이죠.
한국경영자총협회 및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는 '지나치게 처벌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제정 반대 입장을 표명했지만, 법률 제정을 막진 못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범위는 중대산업재해와 중대시민재해를 포괄한 중대재해입니다. 중대산업재해는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가운데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동일 원인으로 부상자(6개월 이상 치료 필요) 2명 이상 발생 △동일 유해요인으로 발생하는 직업성 질병자가 1년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를 의미하죠.
중대시민재해의 경우 특정 원료나 제조물·공중이용시설·대중교통수단 설계·제조·설치·관리상 결함으로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동일 사고로 부상자(2개월 이상 치료 필요) 10명 이상 발생 △동일 원인으로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자 10명 이상 발생한 경우죠.
사업주 및 경영책임자는 일련의 중대재해 예방을 위해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해야 합니다. 만일 이를 위반해 사망사고가 발생한다면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죠. 부상자 혹은 질병자가 발생한 중대재해의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합니다. 동시에 법인에 대해서도 10억원 또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이 내려집니다.
이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바로 코앞에 둔 사업 현장에선 사고 방지와 함께 충격 최소화를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죠.
여러 산업군 가운데 가장 긴장하고 있는 건 바로 건설업계입니다. 최근 광주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로 논란의 중심에 선 'HDC현대산업개발'이 그룹 오너까지 회장직에서 물러섰음에도 불구 '업계 퇴출'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죠.
실제 대다수 건설사들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대비해 지난해부터 안전관리 조직 확대 등 다방면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은 이전 2개팀이었던 안전환경실을 7개팀으로 구성된 안전보건실로 확대 개편했으며, 현대건설 역시 경영지원본부 산하 안전지원실을 안전관리본부로 격상했죠. 이외에도 GS건설과 DL이앤씨 등도 안전분야 조직 확대 등 조직 정비에 심혈을 기울인 바 있습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 관련업계는 여전히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입니다. 모호한 법률 해석과 더불어 과도한 처벌에 대한 우려 탓에 '경영 활동 위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재해 책임이 아닌, 예방에 궁극적 목적을 두고 있죠. 즉 안전을 기업 경영 중심에 두도록 경영책임자에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부여한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오는 27일 본격 시행될 중대재해처벌법이 과연 여러 사업 현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대다수 산업군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