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코로나19 영향으로 유통업계 무게 중심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졌다. 이러한 비대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업계에선 어느 때보다도 기업 인수합병(M&A)이 활발이 진행됐고, 업계를 넘나드는 합종연횡이 펼쳐지기도 했다.
올해 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이었다.
지난 3월12일 쿠팡은 공모가 35달러로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했다. 시초가는 63.50달러로 최종 공모가(35.00달러) 대비 81% 급등했다. 시가총액이 886억 5000만 달러(약 100조4000억원)까지 불어나면서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유수의 대기업들을 일순간에 앞질렀다.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계기로 유동성이 풍부한 미국 증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국내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가치 산정에 재평가도 이뤄졌다는 평가다.

지난 3월12일 쿠팡은 공모가 35달러로 미국 주식 시장에 상장했다. ⓒ 쿠팡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올해 최대 인수합병 대어로 꼽힌 이베이코리아를 품었다. 이베이코리아가 이마트에 인수되면서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쇼핑몰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네이버에 이어 2위로 올라서게 됐다.
특히 이베이 인수는 신세계그룹의 사업구조를 '온라인과 디지털'로 180도 전환하기 위한 시작점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이마트 부문 내 온라인 비중이 약 50%에 달하면서 미래사업의 중심축이 온라인과 디지털로 대전환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신세계그룹이 국내 최고 유통기업으로서 쌓아온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역량을 이베이와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은 지난 4월 온라인 패션몰 W컨셉도 인수했다.
인터파크와 다나와 등 1세대 이커머스 업체들도 매각을 발표했다. 인터파크는 여가 플랫폼 야놀자에 인수돼 문화여행 플랫폼 시너지를 더하고 다나와는 코리아센터에 인수, 시너지 창출을 모색 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3월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와 한샘을 인수했고, 7월 GS리테일은 GS홈쇼핑을 흡수 합병했으며 배달 플랫폼 요기요를 인수했다.
◆업종간 '합종연횡' 활발…자금 유치 '기업공개'도 관심
다양한 기업들과의 합종연횡도 활발히 이뤄진 한 해였다.
네이버는 올해 3월 신세계그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선식품 경쟁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 장보기에서는 이마트가 입점, 이용자는 이마트 신선식품을 네이버 쇼핑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일본에서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11번가와 아마존의 첫 합작 서비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도 주목할만한 사례다. 지난해 11월 아마존과 지분투자 약정을 체결한 지 9개월만에 선보였다.

마켓컬리 역시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를 목표로 컬리는 지난 10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 컬리
이커머스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기업공개(IPO)도 관심이 쏠린다.
SSG닷컴을 포함해 신선식품 새벽배송으로 성장해온 마켓컬리·오아시스마켓이 내년 IPO 계획을 밝힌 상태다.
SSG닷컴은 지난 10월27일 미래에셋증권과 씨티은행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2년을 목표로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했다. 마켓컬리 역시 내년 상반기 기업공개를 목표로 컬리는 지난 10월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건을 공동 대표 주관사로 선정했다.
컬리는 당초 미국과 한국 증시 상장 모두를 검토했으나, 한국거래소가 국내 유니콘 기업 상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4월 발표한 신규 상장 방식을 통해, 국내 증시에 상장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연내 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8월 NH투자증권에 이어 올해 6월 한국투자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임하고 상장 준비를 진행해왔다. 특히 10월28월 주관사들로부터 각각 50억원씩 총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어서면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물류·마케팅 투자 지속…출혈경쟁 우려
이커머스 기업들의 물류 투자 및 마케팅 투자도 확대되면서 적자 폭 또한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업계 내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지적이 나온다.
먼저 쿠팡의 지난 3분기 매출은 5조48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 늘어났지만, 영업손실이 3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45.7% 늘었다. 물류센터 확장과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쿠팡 플레이 콘텐츠 확보를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SSG닷컴은 지난 3분기 매출액이 38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4.7% 증가했지만 영업손실(382억원)은 10배가 늘었다. 지난 8월 TV 광고에 톱스타인 배우 공유와 공효진을 출연시키면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한 데다 이마트 매장 내에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는 PP(피킹&패킹)센터 구축과 IT 인력 채용 관련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
11번가와 롯데온은 지난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지만,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1번가는 파주에 위치한 물류센터와 지난달 임대 이용 계약을 맺고 이달부터 운영 중이다. 롯데온은 할인 쿠폰 발급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면서 투자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커머스 산업이 내년에도 적자 경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상장을 앞두고 적자폭 축소를 기록했던 쿠팡의 영업적자는 올해 1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SSG닷컴과 롯데온은 각각 1070억원과 143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진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에도 한국 이커머스 산업의 경쟁 강도는 여전하고 적자 경쟁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투자여력이 부족한 이커머스 기업은 IPO 이후 캐펙스(자본적 지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올해 이마트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따라 상위 3개사의 시장 점유율은 상승했지만, 경쟁 강도는 오히려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의 성장률 둔화가 확인됐다. 한국보다 경제 재개가 빨랐던 미국의 아마존은 리테일 부문 매출액 증가율이 축소됐다"라며 "아시아 지역 이커머스 시장의 2022년 성장률은 10% 초반대로 전망된다. 한국의 침투율 수준을 고려하면 내년 이커머스 시장의 한 자릿수 성장을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