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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젊어진 IT기업 인사…통신사는 혁신보다 '안정'

품질 논란 탓에 '내실 다지기' 선결과제로

이인애 기자 | 92inae@newsprime.co.kr | 2021.12.10 16:30:14
[프라임경제] 연말 정기 인사바람이 훑고 간 IT업계는 조금 더 젊어졌다. 연공서열을 깨고 그동안의 성과와 가능성을 기준으로 삼은 결과다. 다만 통신업계는 쇄신보다 네트워크 안정성 강화에 무게를 뒀다. 통신 품질 이슈가 지속되는 탓에 내실 다지기를 우선과제로 꼽았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IT 기업의 2022년 정기 인사는 능력과 성과 위주의 실리콘밸리식 문화를 표방한 모습이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주요 IT 기업의 2022년 정기 인사는 능력과 성과 위주의 실리콘밸리식 문화를 표방한 모습이다. ⓒ 각 사


삼성전자(005930)는 정기 인사에 앞서 지난달 연공서열을 타파한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부사장·전무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하는 등 임원 직급단계를 축소하고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을 폐지한 것이 골자다. 조직을 단순화하고 성과 위주의 승진체계를 마련했다.

일각에서는 40대 사장의 등장도 기대했으나 사장단 인사에서는 연령대 변화가 크게 없었다. 다만 올해 역대급 실적을 견인한 기존 사장단을 전부 새 인물로 교체하는 것으로 시장을 놀라게 했다.

이후 이어진 임원인사에서는 30대 상무 4명과 40대 부사장 10명을 배출하며 젊은 임원을 업무 전면에 배치했다. 

SK그룹(034730)은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최태원 회장의 인사 철학을 바탕으로 역대 최연소인 1975년생 사장을 배출했다. 2016년 임원에 오른 지 5년 만에 사장까지 초고속 승진한 인물이다. 

이들은 2년 전부터 상무·전무·부사장을 부사장으로 통일하는 등 직급이 아닌 직책·성과 중심의 인사관리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LG(003550)는 올해 43세로, 업계에서 가장 젊은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그룹인 만큼 올해 승진한 임원 중 62%가 4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회사인 LG 주요 팀장들도 모두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생 임원들로 교체하는 등 조직을 보다 젊게 꾸려나가고 있다.

반면 이들 그룹사인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 등 통신사의 이번 정기인사는 혁신보다 안정이라는 키워드가 어울린다. 

SK텔레콤은 64년생인 강종렬 MNO사업부 ICT 인프라센터장(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강 신임 사장은 SK텔레콤 네트워크 전략본부장·SK브로드밴드 네트워크 부문장 등을 거쳐 2017년부터 ICT 인프라 센터장을 역임한 네트워크 전문가다.

LG유플러스는 전무 승진 2명과 상무 신규 선임 7명 등 9명 규모의 축소된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사장단은 기존대로 유지한다.

KT(030200)는 28년간 유무선 네트워크를 총괄한 67년생 서창석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통신업계가 이처럼 인사에서 다소 경직된 분위기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집중적으로 5G 투자 소홀이나 통신 장애 관련 지적이 많았다"며 "신사업에 치중하다 기본에 소홀하다는 질타에 오랜 기간 회사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을 위주로 안정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80년대생이 이끈다…격이 다른 파격

이번 IT업계 파격 인사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건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였다. 이들은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실리콘밸리식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서온 것으로 이미 유명하다.

이번 IT업계 파격 인사에서도 단연 눈길을 끈 건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였다. ⓒ 각 사


젊은 기업문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로 개발자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을 빚은 네이버는 81년생 중간관리자를 대표 자리에 앉히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이들은 1981년생 최수연 책임리더를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1978년생 김남선 책임리더를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내정했다. 나이를 떠나 두 인물 모두 네이버에 합류한 지 1~2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 기업문화를 버리고 새롭게 출발한다는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업의 고질적 문제인 직장 내 괴롭힘 해결보다 글로벌 사업 확장에만 초점을 맞춘 인사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직문화 쇄신을 위해서는 회사 내부 업무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최고운영책임자(COO) 자리가 중요하지만 이번 인사개편에서 제외됐기 때문.

카카오는 2011년 개발자로 입사해 보이스톡 개발을 주도하고 카카오페이를 성공시킨 주역인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를 새 공동대표 자리에 앉혔다. 기존 공동대표였던 여민수 대표와 함께 카카오를 이끌게 된다.

조수용 대표는 본인의 의지에 따라 대표직에서 내려간다. 카카오는 여 대표의 연임과 류 대표의 합류로 안정성과 혁신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IT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인사제도가 철저한 성과주의로 가고 있는 점은 산업 발전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이에 따른 스트레스는 직원들의 몫이다. 연공서열에 익숙한 국내 기업문화 탓에 이를 차별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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