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상담사 인력 수급 문제가 가중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전업종이 인력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특히 비대면 상담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탓이다. 채용업체들은 신입 상담사에게 일정금액을 주는 '초기 정착금' 등 여러 지원책을 펼치고 있지만, 그마저도 무용지물이라는 평을 받는다.
◆끝도 없이 늘어나는 정착지원금
콜센터 상담사 인력난 문제는 상대적으로 상담 난이도가 높은 카드, 보험, 은행과 같은 금융권 콜센터에서 두드러진다.
3일 기준 ㅅ 채용포털에 올라온 상담사 공고는 4500여건으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적게는 20만원에서 100만원(근속 시 분할 지급)까지 정착금을 지원하거나, 아이패드 등을 증정하는 등 인력 충원을 위한 유인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적게는 2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정착금을 지원하거나, 아이패드 등을 증정하는 등 인력 충원을 위한 유인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채용사이트 캡쳐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계속됐던 현상이지만 최근 어려움이 극대화됐다"며 "연말이라 내년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수요가 많아 특히 두드러지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초기 몇 십만 원 정도에 그쳤던 정착 지원금이 과열돼 영세 업체는 인력 충원을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다"며 "문제는 해당 인력을 채워도 상담사들이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 인력난이 더 이상 금액에 따른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주에 성공한 아웃소싱사가 해당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저단가 경쟁으로 사업 전체 예산이 줄어든 상태에서 채용비용이 상승하자, 업체가 가져갈 수 있는 마진이 지나치게 줄어들기 때문.
입찰 관계자는 "인력난 때문에 한 업체가 인력 정원을 맞추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복수로 업체를 두거나, 아예 사업 자체에 상담사 인원을 줄이는 대안책이 마련됐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상담사 급여, 아르바이트와 별 차이 없어
이 같은 상황에는 콜센터 시장의 낮은 평균 시급이 큰 원인 중 하나로 분석된다.
콜센터 시장의 평균 임금은 저시급 업종과 비슷한 수준으로 기대 급여가 높거나 교육이 없고, 탄력적 근무가 가능한 건당 지급형 업계로 인력이 유출된다.
채용시장 현황에 따르면, 수당을 제외한 콜센터 평균시급은 △영화관 △카페 △PC방 △편의점 등에 해당하는 저시급 업종과 유사수준으로, 택배 및 배달 업종의 시급이 1만5000원에서 1만7000원, 포장 및 품질관리가 최대 1만1000원대에 측정되는 것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달 1위 업체 콜센터 상담사는 한 달에 인센티브를 포함해 240여만원을 지급받고 4대보험에 가입된다"며 "이런 조건만 놓고 보자면 타 직업군과 비슷해 감정노동, 심적 스트레스가 강한 직종 특성상 상담사보다는 비슷한 급여에 개개인의 역량이 강조되는 배달 업종 및 타 분야로 시선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컨택 업계를 바라보는 부정적 이미지도 인력 수급 차질에 이유를 보탠다.
힘들고 고된 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는 콜센터는 충분한 급여 및 보상, 비전 제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에 대한 불만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다수다.
지난달 국내 한 유통 업체 상담사 채용 면접을 봤다는 장 모 씨는 "최소 맞춰야하는 기준이 있기 때문에 업무 스케줄에 대한 자유도도 낮고, 결근을 단 하루만 하더라도 인센티브나 정착 지원금 등 각종 수당 일체를 못 받는다고 하더라”며 “근무하게 되면 보통 3분에 1콜타임으로 하루 평균 100콜을 소화해 내야 한다고 하는데 업무적인 부담감 때문에 면접에 합격했지만 가지 않았다"고 전했다.
상담사를 향한 고객 폭언 문제도 여전하다. 질병관리청이 백신 접종 예약이나 백신 부작용에 대한 상담을 하기 위해 24시간 운영하는 1339콜센터는 한 달에 400만 건이 넘는 전화량을 소화하고 있다. 이에 상담원 규모를 1천 명 가까이 늘렸지만 실제 일하는 콜센터 직원은 740여 명에 불과하다.
이는 업무 특성상 응급구조사 혹은 간호사 면허를 가진 이들을 대상으로 채용하는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고객의 폭언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이유로 퇴사하는 비율이 높다.
한 1339콜센터 상담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족들을 해코지하겠다는 유형도 있었고 무작정 욕을 하는 경우는 다반사였다”라며 “함께 일하는 동료 모두가 마음에 짐이 서서히 쌓이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감정노동자들의 고충 해결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가운데, 고객을 응대하는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된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며 "내부 차원에서는 상담사들이 직업적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교육 및 복지를 실시하고, 더 큰 차원에서 우수한 상담사나 관리자들에 대해 많은 인센티브 및 상황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동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