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방문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차량이 생산되고 있다. =전대현기자
[프라임경제]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이 '글로벌 프로젝트'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가 최근 수출 5만대를 달성하는 등 성공적인 흐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르노삼성은 XM3를 연말까지 6만대, 2022년 10만대 수출을 목표로 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활기를 띄는 모습이다.
다만 부산공장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규모 경제를 이뤄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선 그룹 차기 프로젝트 유치가 필수적인 상황.
이런 연유 탓에 그동안 내홍을 겪었던 르노삼성 노사가 힘을 합쳐 생산 품질 향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칫 XM3 수출 상승세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경우 물량 확보에도 차질을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프로젝트 유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방문해 현장 분위기를 살펴봤다.
◆1개 라인으로 최대 8개 차종 생산 "품질 DNA 계승"
부산 강서구 신호산업단지 내 대지면적 1590만㎡ 규모로 지난 1997년부터 자리 잡고 있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설립부터 심상치 않았다.
1995년 기공식 당시 4~5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을 깨고 불과 3년 만에 완공되면서 업계 주목을 받은 것이다. 부산공장은 갯벌에 파이프를 설치해 그 위에 공장을 건설해야 했기에 공장 건설 당시 많은 고초가 따르기도 했지만 그 기술력은 지금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현재 부산공장 근로자는 2190명이며, 연간 최대 생산 능력은 30만대 규모다.
르노삼성이 국내에서 판매하는 모델 7종 가운데 국내 생산 모델은 △SM6 △QM6 △XM3 △트위지(TWIZY)다.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동신모텍에서 위탁 생산하는 트위지를 제외한 나머지 세 차종이 이곳 부산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실제 르노삼성이 꼽은 부산공장의 강점은 △다차종 혼류(混流)생산시스템 △얼라이언스 내 최고 생산품질 △높은 자동화율 △우수한 인적 자원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공정에서 근무자가 작업을 하고 있다. = 전대현기자
이중 가장 업계 눈길을 끌고 있는 건 단연 '혼류생산라인 시스템'이다.
혼류생산라인 시스템은 기존 한 개 생산 라인에 단일 차종만 생산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르노 및 닛산 플랫폼 최대 8개 차종을 생산할 수 있게 설계된 국내 유일 시스템이다. 르노삼성이 작은 규모에서 최대의 효과를 창출해 내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해진 르노삼성 제조본부장은 "1개 라인에서 8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다차종 생산라인은 최고 생산성을 지향하는 르노삼성만의 혼류생산라인"이라며 "실제 최대 생산 경험은 1개 라인에서 무려 7개 차종을 생산한 바 있다"라고 높은 생산성을 자신했다.
물론 부산공장 생산품질은 이미 르노 그룹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르노 그룹이 각 공장 생산성을 평가하는 주요 지수(DSTR; Design Standard Time Ratio)에서 부산공장이 5위를 기록할 만큼 매년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울러 조립공장 기준 대당 불량 수(2021년 9월 기준 0.15건)도 그룹 내 1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현무 르노삼성 제조본부 품질 담당은 "품질에 있어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는 품질 DNA를 계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창기 삼성자동차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삼성 DNA를 가지고 있고 품질 최선 마인드를 항상 갖추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르노삼성) 진정성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차체 공장 용접(Welding) 및 도장 100% 자동화 시스템도 또 다른 강점이다.
이외에도 부서 이동이나 다기능 습득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타사에 비해 여러 공정 작업 경험을 통한 다기능 작업 능력 지닌 인적 자원을 보유한 점도 눈에 띈다. 이로 인해 생산 라인 및 차종 변경 상황에서도 탄력적 인력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은 르노삼성의 자산이자 르노 그룹 내에서도 높이 평가하는 부분이다.
◆용접자동화율 99.7%…'국내 최초' 왁스 공정 시행
간단한 부산공장 소개 이후 본격적인 투어에서 처음 방문한 공정이 자동차 제조 첫 번째 단계를 수행하는 '스탬핑(프레스)공장'이다.
해당 공정에서는 4개 스탬핑 라인과 1개 블랭킹을 통해 냉연코일을 차체 형상에 맞게 제조한다. 우수한 설비 가동률과 외관 품질 불량률을 바탕으로 전체 르노 공장 5위권 내 꼽히는 우수한 품질과 설비 능력을 갖췄다.
이후 접한 공정은 스탬핑공장에서 제작된 부품을 용접으로 이어붙이는 '차체공장'이다. 말 그대로 만들어진 자동차 각 부분의 패널들을 조립 및 용접해 전반적인 차체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가장 정밀도가 요구되는 공정인 만큼 무려 679대에 달하는 로봇을 생산 공정에 투입해 용접자동화율도 99.7%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따른 차체공장 시간당 생산능력(UPH)도 50대 수준.
물론 품질 부분에 있어 세심함을 빼놓지 않았다. 고급차량에 적용되는 플라즈마 용법을 도입해 용접 부분 이음새 마감까지 꼼꼼히 신경을 쓰면서 차체 강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르노삼성이 품질을 자부하는 이유가 여실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차체공장 이후 접한 공정은 도장공장이다. 공정 특성상 외부 먼지나 오염물에 취약해 공장 내부로 입장하기 위해서는 방진복을 착용해야 했지만, 시간상 제약으로 담당자 설명으로 만족해야 했다.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가 유럽 누적 수출 5만대를 달성했다. ⓒ 르노삼성자동차
김성일 부산공장 도장팀장에 따르면 대다수 도장공장 역할은 △차체 도색 △방청 △실링 등의 작업을 수행한다. 특히 부산공장의 경우 '국내 최초' 왁스 공정을 시행, 품질을 높이는 다양한 시도를 추진하고 있다.
김 도장팀장은 "실질적으로 전착을 입히지만 세부 부분에 정착되지 않아 오븐을 통과시키는 방식 등을 통해 방청 성능을 더욱 강화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조립공장 내부는 왠지 모르게 복잡한 모습이다. 입구에 들어가자 바쁘게 돌아다니는 무인운반차(AGV)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르노삼성에 따르면 해당 공정은 AGV 224개가 투입해 물류공급 자동화율 95%를 이뤄냈다.
부산공장은 혼류생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품 제공을 방지하기 위해 8개 'Block & Kit 시스템'도 도입했다. 이는 차량 부위에 따라 차량 1대의 필요 부품을 대차 1대에 파킹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다차종을 생산하는 혼류 생산을 가능하게 만든다.
설명을 듣고 나니 공장 내부를 돌아나가는 컨베이어벨트 위로 여러 차종이 섞여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르노삼성이 자랑하는 혼류생산시스템 덕분이었다.
이호식 르노삼성 조립1‧2팀장은 "차량 1대에 필요한 부품을 대차 1대에 키트로 만들면 AGV가 싣고 작업자 옆으로 공급한다"며 "작업자가 잘못된 부품을 장착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시스템"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20세기 마지막 지어진 공장'인 만큼 공장 설계에 있어 천장에 자연채광을 실현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삼성자동차 설립 당시 이건희 회장이 근로자들이 태양광선을 볼 수 있도록 천장 곳곳을 유리로 설치하라는 지시에 다른 공장과는 달리 세심한 모습까지 신경 썼다.
최근 늘어난 작업량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부산공장 근로자들의 표정 속에서 희미한 '희망의 불꽃'이 보이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