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AI : 배리어프리②] "장애 없는 모습, 어떨지 너무 기대돼요"

AI딥러닝 접목, 목소리·발음 교정…"이제는 당당한 AI아나운서"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1.10.29 17:37:31
[프라임경제] "천천히 해도 되는구나."

작은 몸집, 큰 가방 원피스 입고 가는 김민진씨의 다른 이름은 '발달장애 기자'. 민진씨는 오전 8시에 집을 나서 2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기자의 이름을 선물한 소중한 일터로 향한다. 

발달장애 기자로 활동하는 민진씨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AI(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 아나운서로써의 첫발을 내딛는 것. AI아나운서로 활약이 기대되는 민진씨의 일상을 함께 동행해봤다. 

AI뉴스 제작을 위해 촬영에 임하고 있는 김민진씨. © 프라임경제


바쁜 하루 일정 중 가장 처음으로 인터뷰 현장으로 향하는 민진씨. 인터뷰의 주인공은 태양의 후예, 미드나이트 등 독보적 존재감 드러낸 박훈 배우다. 

당당히 기자로 박훈 배우 앞에 선 민진씨의 인터뷰 내내 밝은 분위기 속에서도 진지하게 진행됐다. 

민진씨는 남들보다 느리고 서툴지만 남들보다 더 노력하고 오랜 시간 준비해 스타를 만난다. 질문 답이 오고가는 시간은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이끌어간다. 그런 민진씨를 동료들은 옆에서 끝까지 응원해 준다.  

"기사를 쓰는데 밤을 새우는 점이 힘들어요. 마감에 쫓겨서 나가는 거니까 힘든 점이 많아요. 그래도 더 빨리 하려고 것보다는 내 페이스대로 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민진씨의 최종 꿈은 방송 아나운서다. 발달장애를 가진 민진씨에게 현실적으로 이루기 힘든 꿈이지만, AI(인공지능)를 통해 이룰 수 있게 됐다. 

자신의 꿈에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가장 먼저 민진씨가 찾아간 곳은 보이스트레이닝 센터. 목소리와 발음 교정을 통해 AI가 좀 더 정확한 데이터를 학습하게 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민진씨의 멘토는 나경철 앵커 보이스 트레이너가 맡았다. 현직 아나운서인 나 트레이너에게 발음 교정을 받는 민진씨는 쑥스럽지만 최선을 대해 대본을 읽어낸다.

발달장애 기자로 활동하는 김민진씨가 AI아나운서로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 프라임경제


대본을 읽은 후 부정확한 발음 교정을 위한 호흡연습을 시작으로 작은 부분부터 진지하게, 열심히 연습해 본다. 

민진씨는 "AI가 학습하기 전까지 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경철 앵커 보이스트레이너는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 물론 엄청 짧은 시간 안에 개선되기에는 불가능하지만 꾸준히 연습한 것들을 노력하면 충분히 개선 가능하다"며 민진씨에게 힘을 실어줬다.  

또한 "오늘 배운 발성 연습을 생활 속에서 습관처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인터뷰, 취재원들과 이야기를 할 때도 배운 부분을 평소에 몸이 기억하게 만들면 충분히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민진씨는 "말을 천천히 해도 되는 구나. 빨리 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조금 느꼈다. 호흡하는 부분하고 천천히 말을 하는 부분이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전에는 말을 빨리해서 엉망진창인 것 같았는데 이제 괜찮아진 것 같다. 천천히 하면서 그런 점이 괜찮아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인터뷰와 보이스 트레이닝을 마친 민진씨는 또 다른 일정을 위해 이동한다. 이동 중 짧은 시간 민진씨는 서울에 집을 마련하겠는 야무진 꿈도 들려줬다. 

"수원에서 서울까지 출근이 힘들다. 집을 사고 싶다. 이제부터 차근차근 모아 서울에 집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적금, 청약통장도 붓고 있다." 

기자로 활동하면서 사람들의 인식도 달라졌다고 한다. 

"(기자가 된 후) 장애에 대해 약간 다르게 보인다고 한다. 사람들이 다르게 대해준다. 예전에는 조금 무시하는 듯한, 특히 가족한테 그러면 더 슬프고 저한테 뭐라고 하는 게 슬펐다. 그 점이 제일 슬펐다. 지금은 기자가 되면서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유명한 사람도 많이 만나고 그래서 좋다.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

짦은 소감과 함께 다음 일정으로 치과를 방문한 민진씨의 모습에는 긴장감이 역력해 보였다. 치과는 모두가 무서워하는 곳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현재 민진씨는 대학교 때부터 교정을 하고 있다. 교정 상태와 함께 구강 구조를 살펴보기 위해 치과를 방문했다. 

다행히 부정교합이나 다른 문제점을 발견되지 않았지만 입 사이의 공간이 떠있는 상태라는 결과를 받았다. 

장애 때문에 입술이나 혀 근육이 자의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다행히 근육에 대한 연습을 좀 더 훈련하면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 

발음 교정과 구강구조에 대한 점검이 끝났으니 이제는 본격적인 촬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민진씨의 방송 녹화를 위해 국내 최고 메이크업 전문가 헤어 전문가가 도움을 주기로 했다. 

변화의 시간은 낯설지만 신기한 듯하다. 자신의 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민진씨. 

"기분 좋다. 기대되는 기분이다." 

모든 메이크업이 마무리되고 드디어 민진씨가 AI 딥러닝 위해 카메라 앞에 섰다. 

조금은 긴장된 모습을 보이는 민진씨. 긴장한 민진씨를 위해 스태프 들이 긴장을 풀어준다. 누구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달려온 시간인 만큼, 카메라 앞에서 모든 역량을 쏟아내 본다. 

뉴스는 민진씨의 모습을 AI기술로 새롭게 재현한다. 민진씨의 AI아바타 버전인 셈이다. 특히 주인공을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바로잡는 진보된 기술이 접목된다. 

민진씨의 목소리와 입모양을 촬영하고 AI가 학습해 장애 없는 민진씨의 목소리로 재현되는 것이다. 

모든 촬영이 끝나고 카메라 속 자신의 모습을 보는 민진씨는 새로운 각오를 다진다. 

"오늘 저를 AI로 만들어서 촬영해 기분이 좋다. 장애가 없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분 좋다. 장애 없는 제 모습이 어떨지 너무 보고 싶다."

촬영 후 아쉬운 마음도 드러냈다. 

"키 좀 컸으면 좋겠다. 특히 오빠한테 보여주고 싶다. 내게 장애가 없었다면 좀 더 자랑스러운 동생이었을 텐데…. 미안하다고 그런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놀렸던 사람들에게도 이야기 해주고 싶다. 장애에 대한 편견을 조금 버렸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상처를 받았을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장애인의 모습을 희화화해 따라하는 모습이 가장 속상했다. 과장해서 흉내 내고 그러는지. 왜 그러 따라 하는지, 뭘 얻는 건지 속상했다." 

앵커역할을 수행하는 본인의 AI아바타를 바라보고 있는 김민진씨. © 프라임경제


2주간 기다림 끝에 드디어 민진씨의 AI 아바타가 모습을 드러냈다. 
 
현재 활동 중인 10여명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민진씨의 목소리와 결합하면서 민진씨의 입모양과 목소리 학습 장애를 교정할 수 있었다. 

완성된 영상을 보는 민진씨의 표정은 조금은 긴장한 모습이다. 다양한 사람 만났지만 자신의 모습을 닮은 AI는 처음이었기 때문일까. 

조금은 낯선 AI 김민진. 수월하게 앵커 역할을 수행하는 본인의 AI아바타를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듯하다.  

영상 촬영을 진행한 전성호 아나테이너 대표는 "시스템 점점 발전하면서 장애를 가진 이들에 대한 불편함이 조금이라도 해소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진씨는 "불가능한 꿈이 실제로 AI를 통해 이뤄졌다. 도움을 받은 만큼 더욱 노력하고 싶어진다"며 촬영 소감을 전했다.   

큰 바람이 불어온 듯 일렁였던 요 며칠, 민진씨는 한강공원을 찾았다. 

"어렸을 때 내가 조금만 더 노력했으면 좀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을 텐데. 그럼 부분이 조금 후회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묻는 질문에 민진씨는 "당당하게 살아보고 싶다!"라며 환하게 웃어 보였다. 

AI아나운서로써 기대되는 민진씨를 위한 응원의 메시지도 전달됐다. 

민진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던 박훈 배우는 "너무나 밝게 웃어주시면서 편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즐겁게 인터뷰했다. 현재 앵커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민진씨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민진씨의 목소리와 발음 교정을 맡았던 나경철 앵커 보이스트레이너는 "충분히 잘할 수 있다는 가능성 봤다. 조만간 화면 속에서 민진씨를 볼 수 있기를, 더 나아가 저와 함께 뉴스를 진행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그동안 위축됐는데, 이젠 당당히 살아보고 싶다. 또 다른 김민진의 모습을 응원한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포기했던 꿈들이 시스템의 발달로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남들과 조금 '다름'이 더 이상 한계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시대가 다가온 것이다. 

이제는 민진씨가 발달장애 기자 수식어 때에 내고 한 명의 멋진 기자로 성장하길 기대한다. 

또 AI기술로 자신의 스펙트럼을 확장해, 나아가는 일에 주저 없이 도전하는 모습도 기대해 본다. 

"한발 더 도전해보자. 늘 불가능해 보인다고 말하지만 주눅 들지 않고 끝가지 도전해보자. 고맙고 사랑해." = 김민진 AI아나운서 

※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