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부가 '5·6 부동산 대책' 중 하나로 제시한 주택 공급 사업인 공공재개발이 만만치 않은 반발에 직면한 모양새다. 더욱이 최근 여러 사업 후보지 주민들이 연대해 '공공재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출범시켜 조직적으로 반대 운동을 펼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가 사업시행자로 참여해 지지부진했던 재개발 사업지에 △용적률 상향 △분양가상한제 제외 △기부채납 완화 등을 제공해 조속한 사업 추진을 돕는 정책이다. 다만 증가한 용적률 20~50% 수준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
이처럼 해당 정책은 파격적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곳곳에서 공공재개발 열풍이 기대되기도 했지만, 의외로 사업 추진에 있어 만만치 않은 난관에 직면했다. 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일부 구역들에서 공공재개발에 반대하는 비대위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사업 철회 요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이라는 부정적 인식과 함께 △높은 임대비율 △현실성 없는 인센티브 △구체적 보상계획 미비 △사유재산 침해 행위 등을 이유로 공공재개발에 반대한다는 게 이들 입장이다.
지난 20일에는 △흑석 2구역 △금호 23구역 △신설 1구역 등 총 6개 구역 비대위가 연대해 서울시청 앞에서 공공재개발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점차 활동 범위를 넓혀가면서 향후 공공재개발 전망에 대해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최조홍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 ⓒ 프라임경제
이에 본지는 공공재개발 반대에 앞장서 활동하고 있는 최조홍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공공재개발 반대에 앞장서게 된 계기와 이유는.
"사실 흑석2구역은 지난 2009년 민간재개발을 추진했지만, 상가 소유자 등 일부 반발로 도정법상 조합설립 동의율(토지등소유자 75%·토지면적 50% 이상)을 충족하지 못해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 때 마침 정부가 '5·6 부동산 대책' 일환인 공공재개발을 발표하면서 지지부진했던 민간재개발을 포기, 공공재개발로 선회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SH가 주민 대상으로 개최한 '흑석2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설명회'를 접하면서 점차 공공재개발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문제는 전체 주민 중 불과 10%(주민)만이 사업을 관할기관에 제안할 경우 이외 주민 90% 의견은 배제한 채 후보지로 선정, 사업 설명회 등이 실시된다는 점이다. 심지어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15조'에 의해 토지면적을 제외한 토지등소유자 50% 동의만으로도 추진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상가 소유자나 자영업자(상가 세입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토지등소유자 50% 동의만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라는 것만으도로 불만을 제기하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모두 잃을 수 있는 즉,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나(최조홍 부위원장) 역시도 처음에는 공공재개발에 대한 인식과 정보가 부족해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했지만, 점차 '스스로 바꿔야 한다'는 사명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양한 준비를 통해 현 비대위 부위원장을 맡으면서 공공재개발 철회를 위해 앞장서 조직을 이끌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활동 현황을 설명한다면.
"공공재개발은 주민 사유재산을 침해하는 정책이다. 이에 비대위는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15조(토지등소유자 50% 동의만으로 사업 진행)'를 규탄하는 등 철회를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물론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지만, 지난 6월 '공공재개발 반대 동의서' 징구를 시작으로 △공공재개발 반대 진정서 제출 △서울시 주거사업부 담당자와 면담 △공공재개발 철회 1인 시위 △공공재개발 사업지 6개 구역 비대위 연대 △기자회견 개최 등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우리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본인이 생각하는 공공재개발 문제점은.
"재개발 취지는 열악한 주거환경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보다 좋은 환경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공재개발은 제도적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모순을 가지고 있다.
현재 흑석2구역은 자영업자 400여명이 다양한 노력으로 번성시킨 시장 및 상가에 생업의 기반을 두면서 생활하고 있다. 또 토지등소유자 약 300명 중 토지 80% 이상을 소유한 상가 소유자(140여명) 대다수는 월세로 생계를 이어가는 고령층이다.
이런 흑석2구역에 SH가 불쑥 다수 상가소유자와 자영업자 의견은 무시한 채 일부 토지등소유자들의 동의만으로 공공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토지등소유자 과반수 동의를 얻었다곤 하지만, 이들의 토지면적은 전체 20%에 불과하다.
즉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15조'를 이유로 통상 정비사업 요건(토지면적 50% 이상)을 배제한 채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재 흑석2구역은 400여명 자영업자들 생존권 박탈 위기에 놓인 것은 물론, 개발 소식을 접한 투기꾼들로 인하 투기의 장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더군다나 대다수 현 주민들은 부유한 계층이 아닌 만큼 개발 이후 원주민 정착률은 미비할 게 분명하다. 결국 투기꾼들의 배만 불려주는 셈이다.

흑석 2구역을 포함해 △금호 23구역 △신설 1구역 등 총 6개 구역 비대위가 20일 서울시청 앞에서 공공재개발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 프라임경제
또 국토부 측 공공재개발 인센티브 및 주민 보상에 대한 의구심도 만만치 않다. 용적률을 600%로 상향(최고 49층)하는 인센티브를 내놓고 있지만, 정작 이중 40% 이상이 임대 공급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600% 용적률로 인한 인근 주민들의 조망권 침해 논란도 어찌 해결할지, 나아가 토지 보상 및 분양 문제 등 이해관계를 어떻게 불식시킬지 의문이다."
-공공재개발 반대와 관련해 정부나 지자체 입장은.
"지자체와 서울시 나아가 일부 선출직 등 관계자들 역시 토지면적은 배제하고 토지등소유자(50% 이상) 동의로만 진행되는 공공재개발은 잘못된 정책이며, 위헌 소지가 있다는 데 동의를 한 바 있다.
하지만 아무리 악법이라도 법이 존재하는 한 근거 규정에 의해 공공재개발이 진행되기에 번복하긴 쉽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 제외 가능성은.
"결국 정부가 공공재개발 자체에 대한 정책을 전환하지 않는 한 사업지 제외는 쉽지 않다. 다만 반대 목소리가 계속 이어진다면 정부에서 공공재개발에 대해 재차 검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우선 흑석2구역 비대위는 공공재개발 사업계획 모순과 문제점을 제시하면서 당위성을 알리고 주민들을 설득할 것이다.
현재 관할 구청(동작구청)의 주민대표회의(흑석2구역) 승인과 관련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 15조'에 대한 위헌 법률 심판도 준비하고 있다. 향후에는 도정법 규정에 따라 50% 반대 동의서를 징구해 공공이 아닌 주민 협의에 의한 추진계획을 세워 개발 지도를 새롭게 짜고자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구역 비대위와 연대해 현 정부 공공재개발 정책을 규탄할 계획이다. 현재 6개 구역이 힘을 합치고 있으며, 보다 많은 구역이 연대 관련 제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현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를 국민 탓으로 돌리고, 현실성 없고 졸속으로 진행되는 공공재개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결코 적지 않은 주민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은 아무런 철학도 없이 표류하는 정책의 실험대상이 돼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