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트리비앤티(이하 비앤티) 경영권을 둘러싼 법적분쟁이 심화될 조짐이 보인다. 지난 9월13일 공시했던 제 3자배정 유상증자와 전환사채발행 결정을 두고 현 대주주인 지트리홀딩스(이하 홀딩스)와 골이 깊어지고 있다. 홀딩스는 절차 상 하자가 있는 경영권 양도는 "무효"라며 지난 19일엔 양원석 비앤티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트리홀딩스가 지난 18일 지트리비앤티 양원석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 비트리홀딩스
홀딩스는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 172억원을 모집·출자하고, 릭스솔루션 등 3곳의 투자자가 268억원을 투자한 회사로 비앤티 지분 3.89%를 가진 현 최대주주다. 유상증자가 완료될 경우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이 때문에 법원에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과 △신주발행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비앤티 손을 들어줬다. 신주발행금지가처분은 아직 판결 전이다. 불리한 상황에 직면한 홀딩스는 지난 19일 양 대표를 검찰에 고발하면서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비앤티는 지난 9월13일 이사회를 열고, 넥스트사이언스를 포함한 에이치엘비 컨소시엄에 인수대금 400억원 어치 주식을 발행하는 내용을 승인했다. 유상증자에는 △에이치엘비 △넥스트사이언스 △에이치엘비제약 △에이치엘비셀 △에이치엘비인베스트먼트 등 에이치엘비 6개 계열사가 참여했다.
유상증자가 문제없이 마무리되면 대주주는 지트리홀딩스에서 에이치엘비 컨소시엄으로 바뀌는 상황. 그러나 비앤티가 에이치엘비 컨소시엄과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에스에이치파트너스와 같은 내용으로 먼저 계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중계약 논란이 일고 있다.
에스에이치파트너스는 홀딩스 소개로 투자유치를 협의했던 곳이다. 비앤티 관계자는 "에스에이치파트너스와 투자에 대한 업무를 협의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했다.
이중계약 논란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큰 틀에선 엇비슷한 두 계약 중에 비앤티가 에이치엘비 컨소시엄을 선택한 배경을 두고 대표 개인의 안위 때문이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홀딩스 관계자는 “양원석 대표의 경우 에이치엘비 컨소시엄과 계약하면서 사내이사 유임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그는 "에스에이치파트너스는 양 대표가 이사회에서 사임하고, 대표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다"며 "개인적 안위에 불안을 느낀 양 대표가 이중계약을 체결하고, 긴급 자금조달이라는 명분을 쌓아 일반 주주에게 불안감을 조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스에이치파트너스와 비앤티의 합의서엔 "비앤티 현 대표이사는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명시돼 있다. ⓒ 에스에이치파트너스
실제로 에스에이치파트너스와 비앤티가 맺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관련 합의서'엔 "비앤티의 대표이사는 신규 대표이사로 하며, 현 대표이사인 양원석은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 이사회 의장은 신규 대표이사가 한다. 다만, 현 대표이사인 양원석을 신약개발 담당 부회장(비등기임원)으로 선임하고 3년간 그 직위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홀딩스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사임'이라는 조건에 불만을 가진 양 대표가 지위가 보장된 에이치엘비와의 계약에 서명했다는 주장이다.
◆홀딩스, 양원석 대표 "업무 상 배임" 혐의 고발
홀딩스는 이중계약 시 양 대표가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며, 지난 18일 검찰 고발하기도 했다. 양 대표가 에이치엘비 컨소시엄과 계약하면서 '합의서'를 작성했는데, 내용 중 "경영권 양도 불이행 시 비앤티가 33억원의 위약금을 지급할 것"이라 명시됐음에도 승인한 게 배임에 해당된다는 주장이다.
관계자는 "합의서 상 양도의무 불이행 시 회사가 대표와 연대해 위약책임을 부담한다는 규정이 명시돼 있다"며 "이중 계약임을 인지하면서도 33억원이라는 거액의 위약금 지급 내용이 명시된 서류에 서명한 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에스에이치파트너스도 양 대표와 비앤티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는 "사기와 이중계약 혐의에 대해 법적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앤티가 에이치엘비와 계약하기 전인 9월9일 이미 우리와 경영권 양수도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며 "합의서 내용에 9월28일 비앤티와 합의한 은행 에스크로 계좌에 투자금 전액을 입금하려 했으나 계좌가 폐쇄돼 있었다"며 황당해 했다.
한편, 홀딩스 관계자는 "졸속 이중계약 시 회사 내부통제와 규정을 위배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잘못을 바로 잡고, 내부 규정상 불법을 저지른 이사진에 대한 법률적 처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