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김범수 카카오(035720) 의장이 국감장에서 국회의원들의 질타에 연신 고개를 숙이고 잘못을 인정했으나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나 소비자에게 실효성 있는 대안은 내놓지 않았다. 이 같은 책임회피성 짙은 사과 퍼포먼스에 진정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여론이 나온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증언대에서 16번의 사과를 했다. "죄송합니다·사과드립니다·송구스럽습니다" 등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질 때마다 단어 선택을 바꿔가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5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 국회
이날 국감장에선 카카오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에 따른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비롯해 △카카오택시 수수료 문제 △김 의장 개인회사 케이큐브홀딩스 △웹소설 등 콘텐츠 작가 수익 배분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전적으로 인정하고 사과했다. 택시·대리운전 업계와의 마찰과 수수료 인상 논란이 많은 카카오모빌리티 관련 지적에는 "아직은 초기단계로 실험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의해 시정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관련 논란이 수면위로 떠오른 게 최근의 일이 아님에도 여전히 시정 방안을 찾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
특히 케이큐브홀딩스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을 통감하면서 앞으로는 개인회사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의장의 동생 김화영씨가 케이큐브홀딩스에서 퇴사하면서 14억원의 퇴직금을 받고 다시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에 입사한 정황에 대한 질책에도 "제가 생각해도 퇴직급여는 많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보고서를 보니까 2019년에 14억원, 2020년에 15억원을 급여로 지출하고 퇴직금으로는 14억원을 지급했다"며 "(동생 김화영씨가) 퇴직금을 받고 다시 같은 회사 소속이 됐는데 퇴직금을 받기 위한 퇴직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김 의장은 "퇴직 절차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진행됐다"며 "제가 생각해도 퇴직급여 부분은 조금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잘못된 부분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로 일관했으나 다시 바로잡겠다는 등의 해결책을 제시하진 않았다.
퇴직금이 과하게 책정돼 지급된 부분이 확인 됐다면 이를 환수하는 것이 마땅한 수순이지만 관련 언급은 없었다. 특히 퇴직금을 지급 받은 후 사실상 같은 회사로 다시 입사한 정황이 드러났지만 퇴직금 환수에 대한 의지는 전무한 상황이다.
"퇴직 절차는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진행됐다"는 말로 동생 김화영씨에 대한 14억원 퇴직금 지급은 문제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케이큐브홀딩스에는 김 의장의 두 자녀도 직원으로 소속된 채 거액의 월급을 받았던 사실이 드러났지만 이날 국감장에서 집중 거론되진 않았다.
이날 증언대에 선 김 의장은 의원들 앞에서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죄의 뜻을 밝혀 질의 끝에는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윤재옥 위원장은 김 의장에 "증인 출석을 당당하게 하신 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생각해도 되겠냐"며 "증인신문을 마치면서 상생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각오와 입장을 말씀해달라"고 발언 기회를 줬다.
이에 김 의장은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고 있던 부분들이 있었고 그런 부분들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카카오가 거듭나는 계기로 삼고자 내부적으로도 얘기를 많이 했고 상생방안에 대한 발표도 했지만 이후 추가적으로 훨씬 더 많은, 신속한 실천 계획들을 발표하도록 하겠다"며 "아무튼 모든 일련 논란속의 책임은 저한테 있으며 대단히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 같은 알맹이 빠진 사과에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모습이 카카오 갑질 면죄부가 되진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