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주요제약사들이 코로나19 여파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무난히 '1조 클럽'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글로벌 임상 진행에 따른 R&D 비용 증가로 수익성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유한양행(00010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녹십자(006280), 종근당(185750), 한미약품(128940), 대웅제약(069620), JW중외제약(00106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보령제약(003850), 한독(002390) 등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10곳 중 5곳이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10개 업체 모두 2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보다 성장세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주력 사업영역인 처방 의약품 시장이 주춤한 상황에서 대체적으로 선전한 모습이다.
먼저 유한양행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4239억원을 기록해 1위 자리를 지켰다. 일반의약품, 전문의약품, 생활건강 등 주요 사업이 좋은 성적을 거두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유한양행은 올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4239억원을 기록해 1위 자리를 지켰다. © 유한양행
다만, 기술료 수익의 기저효과로 인해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유한양행의 별도기준 2분기 영업이익은 2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7% 감소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2분기 얀센바이오테크로부터 비(非)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에 대한 마일스톤(단계별 성공에 따른 기술료) 3500만달러(약 430억원)를 수령하면서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하반기에는 추가 기술료 유입이 예상된다. 2019년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가 임상 1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임상 1상에 진입하면 유한양행은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기술료 1000만달러를 수령하게 된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 글로벌 단독 3상으로 올 3분기 내 환자모집이 완료될 것"이라며 "유럽암학회(ESMO) 학회에서 발표 예정인 환자 수 추가 병용 임상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종근당은 2분기 영업이익이 3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고 매출은 3268억원으로 4.3% 증가했다.
종근당은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케이캡', 골다골증 치료제 '프롤리아' 등 도입 및 주력 품목의 고성장이 이어졌다. 특히 케이캡의 경우 상반기까지 원외처방액이 454억원에 이르면서 연매출 1000억원까지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인건비와 광고 선전비 증가, 코로나19 치료제 '나타벨탄' 임상 3상 진입 등으로 연구개발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98억원) 증가해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들도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종근당은 지난달 습성 황변변성치료제 루센티스(성분명 라니비주맙)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국내 판매허가를 신청했다. 내년 하반기 허가가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나파모스타트(CKD-314)는 지난달 인도와 러시아 등 8개국에서 임상 3상이 개시됐다.
허 연구원은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계약이 체결돼 600명의 다국가 임상 환자 모집이 시작됐다"며 "내년 상반기께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녹십자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1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8.8% 감소했지만 매출액은 3876억원으로 전년보다 7.7% 증가했다.
외부 도입 백신의 계약 종료로 인한 공백을 백신 해외사업과 국내 처방의약품 매출 확장을 통해 상쇄했다. 녹십자는 MSD와의 영업제휴를 통해 판매 중이던 폐렴구균백신 '조스타박스'와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의 제휴 관계를 종료하면서 매출 공백이 발생한 바 있다.
주력인 백신 사업의 해외 매출이 2분기에만 614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61.3% 성장했고, 국내 처방 의약품에서 자체 개발한 '다비듀오' '뉴라펙' 등이 강세를 보여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
이와 같은 영업실적에 따라 연결 기준 매출총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보다 1.2%p 개선됐다. 하지만 광고선전비, 운임비 등 비용 쏠림 현상이 분기 수익 지표에 영향을 끼쳤다.
녹십자 관계자는 "연초 예상대로 분기별 매출과 비용에 편차가 있으나 연간 기준으로 보면 확연한 실적 개선세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2793억원의 매출과 15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7%와 49.6% 성장했다. R&D는 매출 대비 13.8%인 386억원을 투자했다. 회사 측은 코로나19 영향을 많이 받은 북경한미약품이 전년 동기대비 119.9% 성장하며 부진을 털어냈다고 평가했다. 자체 개발 제품의 안정적 매출도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의 주요 제품인 로수젯(고지혈증치료 복합신약)은 2분기 매출 269억원, 아모잘탄패밀리(고혈압 등 치료 복합신약)는 283억원, 에소메졸(역류성식도염치료제)은 122억원을 달성하며 탄탄한 성장을 지속했다.
특히 로수젯은 상반기 534억원을 달성하며 현재 국산약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아모잘탄패밀리도 출시 이후부터 올해말까지 누적 처방매출 1조원 달성을 예고하고 있다.
R&D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은 순항 중이다. 'Pan-HER' 억제제 '포지오티닙'은 지난해 7월 발표한 'HER2 Exon 20' 변이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환자에 대한 결과를 기반으로,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임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개량복합신약의 내수 고성장이 지속된 데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매출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며 "포지오티닙은 지난 3월 FDA로부터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신속심사가 기대된다. 올해 하반기 코호트4(HER2 Exon 20 1차 치료요법) 연구 결과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한 2897억원,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매출이 전년 동기 56억원에서 올해 232억원으로 4배 이상 늘어났다. 전문의약품 부문도 1951억원으로 8.7% 성장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소송이 마무리된 이후 수출이 정상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미국 수출은 분기별로 최소 90억원 이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R&D 과제를 통한 기술료 수익도 일익을 담당했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신약 펙수프라잔의 미국 라이선스아웃 계약을 포함해 111억원의 기술료 수익이 반영됐다. 펙수프라잔의 글로벌 기술수출 규모는 지금까지 누적 1조원을 돌파한 바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나보타는 미국·유럽 허가에 이어 중국 진출도 가시권에 접어들었으며, 여기에 펙수프라잔과 Best-in-Class 당뇨병 신약 이나보글리플로진, 폐섬유증 신약 DWN12088, 자가면역질환 약 등 다수의 글로벌 약사가 협력을 제안한 다양한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R&D 성과 창출을 통한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