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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년 양궁 사랑' 현대차그룹, 세계 최강 자리 버팀목

'기술지원 프로젝트' 미래차 R&D 기술 접목…선수들 기량 향상 총력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1.07.27 16:13:24
[프라임경제] 대한민국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번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지난 26일까지 진행된 경기에 걸린 금메달 3개를 모두 차지하며 ,국민들에게 기쁨을 주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금메달 3개가 모두 양궁에서 나오며, 대한민국 메달 획득 순위도 견인하고 있다. 또 남녀 개인전이 아직 남아 있어 더 많은 메달이 기대되고 있는 상황.

이번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의 눈부신 성과는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지만, 그 뒤에는 비인기종목 양궁을 1985년부터 37년간 체계적으로 후원해 온 현대자동차그룹의 남다른 '양궁 사랑'이 한몫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앞서 '도쿄대회 석권'을 목표로 기술지원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이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 회장)의 주도로 시작됐다. 기술지원 프로젝트는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이지만,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R&D 기술을 접목하면 선수들의 기량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의 양궁 첨단 기술 지원 인포그래픽. ⓒ 현대자동차그룹


장비의 품질과 성능을 더욱 완벽히 하고, 선수들의 멘탈 강화 등 경기 외적 변수를 최소화하는데 실질적인 기여를 하겠다는 취지였으며, 동시에 기업이 가진 자원과 전문성으로 스포츠 발전 등 사회적 공유 가치를 창출하는 대표적인 CSV(Creating Shared Value) 활동으로 평가된다.

구체적으로 현대차그룹은 2016년 브라질 리우대회 직후부터 양궁협회와 함께 다양한 기술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그룹이 가진 R&D 기술로 지원할 수 있는 분야를 집중 검토했다.

그 결과 △최상 품질의 화살을 선별하는 '고정밀 슈팅머신'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점수 자동기록 장치' △비접촉 방식으로 선수들의 생체정보를 측정해 선수들의 긴장도를 측정하는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선수 훈련 영상 분석을 위한 자동편집 장비인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 △3D 프린터로 선수의 손에 최적화해 제작한 '맞춤형 그립'을 개발해 선수단에 제공했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선수들이 품질이 우수하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화살을 선별하도록, 2016년 리우대회를 위해 제작한 장비 대비 정밀도와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슈팅머신'을 제작했다. 

고정밀 슈팅머신은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을 위해 제작한 장비 대비 정밀도와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 현대자동차그룹


선수들은 70m 거리에서 슈팅머신으로 화살을 쏘아 신규 화살의 불량여부를 테스트하고, 과녁에 쏘아진 화살이 일정 범위 이내에 탄착군을 형성하면 합격된다. 특히 힘, 방향, 속도 등 동일한 조건에서 테스트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와 함께 '점수 자동 기록 장치'는 정밀 센서 기반의 전자 과녁을 적용,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저장하는 기술이다. 

전자 과녁은 무선통신을 통해 점수를 모니터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해줘 효과적으로 점수를 확인할 수 있고, 단순히 점수만 표시되는 것이 아닌 화살 탄착 위치까지 모니터에 표시된다. 여기에서 점수와 탄착 위치데이터는 훈련 데이터 센터에 자동으로 저장되는 시스템을 갖춰 빅데이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또 현대차그룹이 양궁 국가대표 선수단에 지원한 '비전 기반의 심박수 측정 장비'는 선수 얼굴의 미세한 색상 변화를 감지해 맥파를 검출, 심박수를 측정하는 장비다.

선수들이 이미 손에 맞도록 손질한 그립을 미세한 흠집까지 3D 스캐너로 스캔해 그 모습 그대로 3D 프린터로 재현했다. ⓒ 현대자동차그룹


경기나 훈련 중 접촉식 생체신호 측정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첨단 비전 컴퓨팅 기술을 활용했으며, 주변 노이즈를 걸러내는 별도의 안면인식 알고리즘도 개발했다. 더불어 훈련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방송용 원거리 고배율 카메라도 적용됐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코칭스태프는 훈련 과정에서 축적된 심박수 정보와 점수 데이터를 연계해 선수의 심리적 불안 요인을 제거하는데 활용한다"며 "현대차그룹은 더불어 국내 명상 애플리케이션 개발 전문 업체와 협력해 '명상 앱'을 별도로 제작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딥러닝 비전 인공지능 코치'는 현대차그룹 인공지능 전문 조직 에어스(AIRS) 컴퍼니가 보유한 AI 딥러닝 비전 기술을 활용해 선수들의 훈련영상을 실전을 위한 분석에 용이하도록 자동 편집해 주는 기술이다. 기술 개발을 위해 에어스 컴퍼니는 수천 개의 양궁 동작 이미지를 통해 영상에 등장하는 선수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딥러닝 비전 컴퓨팅을 활용했다.

선수와 코치는 최적화된 편집영상을 통해 평소 습관이나 취약점을 집중분석할 수 있었고, 이는 곧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에는 훈련 및 경기 중 선수가 활시위를 당기고 쏘는 자세를 촬영한 영상과 표적에 화살이 적중하는 영상을 사람이 일일이 대조하며 분석 데이터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점수 자동 기록 장치는 정밀 센서 기반의 전자 과녁을 적용, 점수를 자동으로 판독하고 저장하는 기술이다. ⓒ 현대자동차그룹


마지막으로 통상적으로 선수들은 활의 중심에 덧대는 그립을 자신의 손에 꼭 맞도록 직접 손질하는데, 이는 올림픽처럼 장기간 경기가 벌어지는 도중에 그립에 손상이 가면 새 그립을 다시 손에 맞도록 다듬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에 현대차그룹과 양궁협회는 3D 스캐너 및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선수의 손에 꼭 맞는 맞춤형 그립을 제작해 선수들에게 제공했다. 이번 도쿄올림픽을 대비해 알루마이드(알루미늄과 폴리아미드 혼합 소재), PA12(고밀도·박수성 등 자동차부품 소재로도 활용) 등 신소재를 활용해 그립 재질을 보다 다양화했다. 여기에 우레탄이나 원목 등 기성품으로는 제작할 수 없는 재질도 선수들의 선호에 따라 다양하게 공급했다.

◆도쿄올림픽 준비부터 선수단 컨디션까지 지원

한편, 정몽구 명예회장 때부터 시작된 현대차그룹과 양궁의 인연은 정의선 회장이 이어 받아 어느덧 3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985년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올해 1월 양궁협회장에 재선임된 정의선 회장까지 37년간 비인기 종목이었던 양궁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정의선 회장은 지난주 미국 출장을 마치자마자 양궁 응원을 위해 일본을 찾아 여자 단체전은 물론, 남자 단체전까지 금메달 획득의 순간을 함께 하며 주요 경기마다 열띤 응원을 펼치기도 했다.

정의선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도 이번 도쿄올림픽을 위해 양궁 훈련장 등 인프라부터 선수들 심리적 안정까지 세심하게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양궁장 찾은 정의선 회장. ⓒ 연합뉴스


일례로 2019년 도쿄올림픽 양궁 테스트 이벤트 대회 현장을 찾아 양궁 경기장인 도쿄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과 선수촌 시설을 둘러봤다. 이후 정의선 회장은 한국으로 돌아와 진천선수촌에 도쿄올림픽 양궁 경기장과 똑같은 시설을 만들고 모의 대회를 진행하도록 했다. 

또 2020년 1월에는 대표 선수들이 도쿄와 동일한 기후조건에서 연습할 수 있도록 7월 말의 도쿄와 유사한 기후인 미얀마 양곤에서 기후적응을 위한 전지훈련도 지원했고, 이를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4월 부산에서 열린 국가대표 1차 평가전도 직접 관전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제 대회 경험을 할 수 없고 이전처럼 야구장에서의 소음 및 관중 적응 훈련마저 불가능해지자, 정의선 회장은 올해 5~6월 네 차례에 걸쳐 스포츠 전문 방송사 중계를 활용해 실제 경기처럼 미디어 실전 훈련을 하도록 했다.

이외에도 인터뷰에 대한 부담을 극복하도록 전문 강사를 초빙해 미디어 트레이닝을 실시했으며, 경기 대기시간에 편히 쉴 수 있도록 휴게장소에 별도로 선수별 릴렉스 체어를 마련했다. 더불어 지난달 말에는 선수들에게 전동마사지건과 책 '두려움 속으로'를 선물하며, 긴장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최선의 경기를 펼쳐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양궁 대중화 추진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회장은 2008년 양궁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한국 양궁 활성화 방안'을 연구하도록 지시하고, 양궁협회가 원칙을 지키는 투명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협회로 자리매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양궁협회에는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갑작스런 선수발탁이 없을 뿐더러, 철저하게 경쟁을 통해서만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일본 유메노시마 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양궁 여자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하자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현대차그룹은 "명성이나 이전 성적보다는 현재의 실적으로만 국가대표가 될 수 있고, 코칭스태프마저 공채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선발되고 있다"며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체계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 상비군, 지도자, 심판 대상으로 무료 영어교육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대차그룹은 국내 최대 규모의 양궁대회인 '현대자동차 정몽구배 한국양궁대회'를 개최해 양궁 저변 확대와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양궁대회 개최가 불가능해져, 온라인·비대면으로 새로운 방식의 양궁대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선수와 코치진의 노력, 국민적 성원, 그리고 현대차그룹의 후원 등에 힘입어 한국양궁은 지난 1984년 LA올림픽부터 2021년 도쿄올림픽 남자단체전까지 △금메달 26개 △은메달 9개 △동메달 7개를 획득하며, 같은 기간 양궁 종목에 걸린 전체 금메달의 70%를 대한민국이 차지했다.

아시안게임에서도 1978년 방콕 대회를 시작으로 2018년 자카르타 대회까지 △금메달 42개 △은메달 25개 △동메달 16개를 차지하는 등 전체 금메달의 69%를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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