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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도수치료 처방" vs 보험사 "과잉진료"…피해는 환자 몫

금감원 애매모호한 기준에 민원 빈발

김기영 기자 | kky@newsprime.co.kr | 2021.07.27 16:08:32

금융감독원이 지난 2016년 '과잉 도수치료'가 실손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했지만 '과잉' 기준이 애매모호해 관련 민원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 픽사베이

[프라임경제] 정부당국이 실손보험 기준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이어서, 보험사와 병원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꿎은 환자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금감원)은 2016년 '과잉 도수치료'에 대해 실손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하면서 선을 그었다. 하지만 과잉진료‧진료목적 기준이 확실치 않아 도수치료 관련 피해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보험사들은 금감원이 결정한 '과잉 도수치료' 사례와 자문병원 소견을 근거로 환자들에게 병원비 지급을 거부하고 있지만, 병원은 이에 개의치 않고 환자에게 도수치료를 처방하고 있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져"  

M화재 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 A씨는 최근 M화재로부터 일방적인 보험금 부지급 통보를 받았다. A씨는 지난해 12월부터 41회 도수치료를 받았는데, 보험사로부터 31회 이후 보험금을 지급 받지 못하고 있다. 

A씨는 기자와 만나 "의사 진료를 통해 진단대로 도수치료를 받았다"며 "보험 보장 범위 내에 속하는 도수치료를 병원에서 진단하고 치료를 받는 중인데, 지급이 되지 않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일방적인 보험금 부지급 통보에 억울함을 느낀 A씨는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 금융감독원

또 "보험사의 일방적인 부지급 통보에 도수치료가 필요하다는 주치의 소견서까지 제출하고, 금융감독원에 민원도 제기했다"고 했다.

하지만 A씨와 같은 일반인이 금감원 민원을 제기하는 과정도 순탄치는 않다.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해당 보험사와 최선을 다해서 협의했는지,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A씨가 M화재 소비자 보호센터에 연락해 민원제기를 위한 관련 사항 증빙을 요구하자, M화재 소비자 보호센터 직원은 지급 및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민원제기를 늦추려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음날 M화재 보상과 직원은 "소비자보호센터가 잘 못 안내했다"며 "보상을 받을 수 없다"고 다시 통보했다.

A씨의 통화 녹취에 따르면, 민원을 제기한다는 말에 M화재는 관계자들을 바꿔 통화하며 여러 번 입장을 번복했다. 결국 A씨는 보험사 측의 입장을 정리한 정식 공문을 요청했고, M화재 측은 이마저도 요구대로 처리해주지 않았다.

A씨의 경우는 실손보험 도수치료에 대한 일부 피해 사례일 뿐이다. 포털 사이트에 '도수치료 보험금'을 검색하면 보험사 보험금 부지급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환자들의 글들이 많다.

지난 2016년 금감원은 과잉 도수치료와 관련해, 질병 진단에 대한 객관적 검사 결과가 없고 질병상태의 호전도 없이 반복 시행된 도수치료는 실손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결정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환자 건강상태 및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의 결정을 객관화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앞서 A씨가 민원을 제기한 보험사 관계자는 "개인 병원 진료 소견서는 객관성이 떨어져 그것만으로 보험금 지급 결정을 판단할 순 없다"며 "따라서 제 3의료기관에 자문을 구해, 그것을 토대로 보험금 지급 유무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진료도 안 했는데 과잉진료라니" 부지급 판정에 뿔난 환자들 

또한 과거 도수치료 관련 금감원의 발표를 언급하며 "2017년 기준 도수치료는 연 50회까지 실손보험 보장이 적용되는데, 10회 단위로 환자의 건강상태를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며 "치료효과 없이 반복적으로 시행된 과잉 도수치료 혹은 체형교정 등 질병치료 목적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는 실손보험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개인 인사 진단 소견서는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것. 전문의사의 소견을 보험사가 객관성 여부와 관계 짓는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이를 보험료 부지급이라는 환자 책임으로 돌린다는 것도 혼란을 부추길 소지가 크다.  

이에 더해 M화재의 경우 50회 보장보험에서 10회 단위로 진행하는 효과 검증 또한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해야 하는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형외과 병원장 B씨는 도수치료는 의료행위 중 하나로써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 김기영 기자

기자는 의사의 진단 소견과 관련해 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갔다. 정형외과 병원장 B씨는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도수치료가 환자 치료에 적합하냐는 질문에 "의사들이 특정 환자에 대해 다른 진단을 내린 것을 가지고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옳지 않다"며 "도수치료도 치료의 한 방법으로 특정 치료에 대해 거부가 있는 환자이거나 특정 치료로 차도가 없는 경우 도수치료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 도수치료 효과에 대한 논문들이 많다는 점을 예로 들며 "문제는 도수치료 자체가 아니라 돈을 둘러싼 개인 혹은 집단의 이기심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일침했다.

또 다른 정형외과 전문의는 "환자들의 병세는 가지각색인데 보험사들이 금감원의 과잉진료 도수치료라는 한 예시만으로 환자들을 과잉진료라고 일반화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며 "보험사가 자문을 구하는 병원은 환자를 진료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의례적인 부적합 판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올해 7월부터 4세대 실손보험 판매가 시작돼 도수치료와 같은 비급여 항목은 보험료가 할증된다. 보험금을 많이 받는 만큼 개인의 보험료가 오르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로부터 도수치료 관련 민원이 크게 발생하지 않겠지만, 이미 국민 약 75%가 실손보험에 가입한 상태에서 명확한 기준과 정보 고지는 확실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도수치료에 관해 과거 금감원이 발표한 기준이 애매모호해 분쟁 소지를 줄일 수 있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며 "잦은 도수치료로 인한 민원을 어느 한 집단의 탓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애매모호한 기준을 역이용하는 집단‧개인은 분명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부 심각한 도덕적 해이로 선량한 소비자들이 피해 받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라고 대책 마련에 대한 심각성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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