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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빈 기장군의원 "한전, 특고압 15만4000V 선로공사 중단" 촉구

고출력 선로 인근에 학교통학로, 대단지 아파트 입주 예정...전자파 노출 우려 높아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1.07.22 11:37:28

공사 구간에 설치된 안내물 어디에도 15만4000V 특고압 송전선로를 매설한다는 내용이 없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한국전력 남부건설본부가 15만4000V 특고압 송전선로를 깊이 1m~1.5m에 불과한 지점에 주민설명회 한 번 없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산업단지와 일광신도시에 전력 공급하기 위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2021년 5월부터 기장군 장안읍 장안읍사무소 뒤 신도로에서 시작해 정관읍 예림리 산 208번지 일원에서 진행 중이다.

이곳에는 장안고등학교가 자리하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대단지 아파트가 건설 중이다. 완공 후에는 학생들 통학과 주민들의 보행은 더욱 빈번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 고리원전 터빈에서 생산한 15만4000V 전기가 보행자들의 바로 발아래에서 흐르는데 매설된 선로 깊이가 너무 얕아서 우려를 자아낸다.

현장에는 고압 선로 지중화사업임을 알리는 안내판조차 세우지 않은 채 '깜깜이 공사'를 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발을 피하려는 의도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한전에서 정한 안전이격거리마저 지키지 않고 있다. 고출력 전자파의 장기적인 노출로 인한 인체유해성은 물론 장마철 감전사고 위험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한전 측은 선로 매설 깊이가 전자파 허용 기준치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자칫 선로와 함께 땅속에 묻힐 뻔했던 이 같은 사실을 최초 공개한 우성빈 부산 기장군의회 의원은 "특고압 송전선로를 지중화할 경우 방출되는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수많은 논란이 대두되고 있다"며 "서울지역 전자파 노출 실태를 보면, 철탑 구간보다 지중화 구간에서 4~30배 많은 전자파가 측정됐다"라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지중화 송전선로는 지하 8m이상에 매설돼야 전자파의 위험에서 그나마 안전을 장담할 수 있다"면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설훈 의원의 질문에 당시 한전부사장은 평균 지하 7m 이상으로 송전선로를 매설한다고 답한 바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전이 제시한 국내 전자파 위험 기준은 883mG(미리가우스)이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단기(1초) 노출로, 장기적(상시적) 노출되는 지중 송전선로에 같은 기준 적용은 무리라는게 일부 전문가들의 시각이 있다. 선진국 경우를 보면 △스웨덴 2mG △네덜란드 4mG △스위스 10mG △미국 캘리포니아주 학교 주변 1mG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전자파 장기 노출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다. 국내 기준과는 차이가 크다.

지난 2018년에는 실제 8m 깊이에 15만4000V 송전선로가 매설된 인천 부천초등학교 앞 전자파 수치를 측정해 본 결과, 일부 구간에서 높은 전자파가 측정돼  논란이 된 적이 있다. 당시 한전 측은 맨홀이나 선로 접속부분이었고 정부가 정한 전자파 기준치를 초과한 양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우성빈 부산 기장군의회 의원이 군정질의를 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한전은 송전선로 20m 이격거리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직접 지중화 공사현장에 가서 실측해 본 우 의원은 "이곳 송전선로 매설 위치에서 인도와 도로 경계선까지 이격거리는 30~50cm로 턱없이 짧았다"며 "전자파로부터 전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한전 스스로 인정한 꼴이 됐다"라고 비난했다.

우의원은 도로굴착·점용 허가권을 쥔 기장군을 향해서도 "주민설명회의 개최 여부를 파악조차 안했다"며 "주민안전을 배제한 위험하고 안일한 졸속행정"이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공사 중단과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안전 이격거리 확보·전 구간 전자파 차폐막 설치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한편 한국전력 남부건설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민들을 모으기 힘들다고 해 무산됐다"며 "시공 전에 선로공사 인근 가게 등에 개별적으로 알렸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현재 진행되는 사업은 선로지중화 관로공사이며 정식 명칭은 '전기공급시설 전력구 사업'이라고 답했다. 관계자는 "선로 매설 깊이와 전자파 노출 정도의 차이는 크지 않다"면서 "기장군과 합동 조사반을 꾸리고, 이미 지중화공사를 마치고 전력이 공급되고 있는 현장을 방문해서 전자파 노출 측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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