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향후 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 SK이노베이션
[프라임경제] 최근 친환경 기업 전환을 선언한 SK이노베이션(096770)이 탄소배출량과 감축을 구체적인 목표치를 공개하며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20일 SK이노베이션이 공개한 '탄소 넷제로 특별 보고서'를 보면 제품 생산 과정(Scope 1)과 공정 가동에 필요한 전기 등을 만드는 과정(Scope 2), 밸류 체인 전반에서 발생(Scope 3)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투명하게 담고 있다.
국내 기업이 탄소배출량 감축 계획을 세세히 공개한 것은 SK이노베이션이 처음으로, Scope 3 수치까지 밝힌 점에 시선을 모은다. 대다수 국·내외 기업들은 Scope 1·2까지 온실가스 배출 내역만을 공개하고 감축 방식 또한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은 "2050년 이전 넷제로 달성 약속을 구체화해 공표한 것으로 강력한 실천을 통해 친환경 시대를 선도함으로서 ESG경영을 완성해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2050년 이전 넷제로 달성"
보고서에서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기준 Scope 1·2의 탄소배출량 1243만톤을 오는 2025년 25%, 2030년까지 50% 수준으로 감축 시킨 뒤, 2050년 이전에 100%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단계적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1조5000억원을 투자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고 친환경 연료 전환, 저탄소 배출 원료 도입 등으로 250만톤을 줄일 계획이다.
또한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력 사용 비율을 2025년 25%, 2030년 100%로 높여 180만톤을 감축하고, 이산화탄소를 공기중에 배출되지 않도록 포집해 심해 등에 저장하는 CCS 기술로 150만톤을 줄이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여기에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탄소 상쇄 프로그램도 개발하는 등 노력으로 50만톤을 추가 감축한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의 인터배터리2021 부스 전경. =이수영 기자
특히 대표 미래 먹거리인 배터리·소재 사업의 경우 사업 확장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도 급증할 수 밖에 없는 구조지만, 지속적인 감축 절차를 밟기로 했다.
우선 어떠한 감축 조치를 하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배출량보다 적게 배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오는 2030년 예상 배출량보다 87%를 줄이고, 2035년에는 100%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배터리·소재 사업에서 온실가스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전력'의 경우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로 했다. 2030년까지 모두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으로 전환해 약 820만톤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한 공장 운영 효율을 높여 약 320만톤을 감축하고, 공장 가동에 필요한 동력은 친환경 연료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다.
◆생산 외 직·간접 배출 'Scope 3'도 구체화
이번 SK이노베이션 보고서에서 주목 받는 또 다른 수치는 'Scope 3'다.
Scope 3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온 직·간접적인 탄소배출량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배출량을 의미하는데, Scope 3 배출량까지 세부적으로 공개하는 기업이 드물다보니 눈길을 끌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구성원들이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넷제로 특별 보고서를 살펴보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Scope 3에 해당하는 온실가스는 지난해 기준 약 1억3400만톤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고정자산 기준 탄소 집약도로 관리지표를 수립해 해당 배출량을 2030년까지 약 45%를, 2050년에는 75%를 줄이기로 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2027년 기준 생산한 폐플라스틱을 100% 재활용하고, 전국 3000개 이상 주유소·충전소에 태양광·연료전지 분산발전으로 전기 4.9GW 가량을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더불어 저탄소 제품 중심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 등 기존 사업도 친환경 방향으로 혁신한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러한 탄소감축 계획이 단순 보여주기식에 그치지 않도록 이행 과정을 지속 점검해 실행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김정관 SK이노베이션 ESG위원회 위원장(사외이사)은 "넷제로 특별 보고서는 명확한 목표와 달성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탄소 감축 성과를 CEO 평가 및 보상에 연계한 만큼 이사회 중심으로 이행 과정을 지속 점검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