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대에 다가서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증권 투자 여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증시는 특히 실업률 상승 등의 영향도 같이 받아 다우지수는 지난 금요일 하룻동안만 3.1% 폭락했으며, 나스닥 지수 역시 금요일에 3% 하락세를 보였다.
유가 상승과 미국 증시 하락 여파가 월요일 개장하는 우리 증시에도 악재로 작용하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가는 "미국 신용 부진과 미국의 불안 문제, 유가 문제가 겹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여기에 (12일) 쿼드러플 위칭 데이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가 지지선이 1700포인트 중반까지 후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정부 조치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국내 소비 역시 전반적으로 상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증시 후퇴 우려에 따라 투자 종목 선정시에는 실적 위주나 유가와의 연동성이 낮은 업종,고유가 수혜주 등에 방점을 찍어야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체력강한 업체는 실적 모멘텀이 높아
동양투자증권에서는 미국 신용 문제와 유가로 증시가 줄곧 불안한 상황에서 전반적인 수익성이 개선된 종목과 실적 성장이 지속되는 종목을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여기에 시장 독과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것. 예를 들어 인쇄용지 가격 상승 등 2분기 실적모멘텀 증가가 기대되는 한솔제지, 국내 금형소재 독과점적인 지위에 따른 안정적인 실적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기신정기, 1 분기 영업이익 17억의 양호한 실적을 시현한 데 이어 2분기 또한 Key 모듈과 터치스크린의 매출 호조세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이 전망되는 에스맥 등을 유력한 투자종목으로 꼽았다.
한화증권의 서도원 애널리스트가 하이닉스 반도체와 관련해 "2분기에 낸드 사업에서 영업적자가 전망되나 DRAM에서는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DRAM의 수익성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2009년에는 호황을 만끽할 전망"이라고 본 것도 실적에 주목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해외 자원이나 대체에너지주에겐 오히려 기회
지난 달 유가 등락에 따라 증시가 민감하게 움직인 것에서 볼 수 있듯, 고유가 위기에 전반적으로는 악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항공과 운송 관련주는 고유가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반대로 대체에너지주와 자원개발주 등은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는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다.
대신증권 이승재 연구원은 "유가 강세 기조가 실물경제의 회복을 늦춰 산업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만 언제나 위기와 기회는 상존한다"며 "하이브리드카와 자원개발, 원자력발전, 대체에너지 등은 고유가에 대처할 수 있는 산업이다"고 설명했다.
관련 종목으로는 하이브리드카 부품이라는 특색이 있는 LG화학 및 로템, 원자력 발전에 강점이 있는 두산중공업, 해외자원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가스공사,LG상사,대우인터내셔널, 대체에너지 산업 관련 업체인 동양제철화학.유니슨 등을 꼽았다.
이 연구원은 정부의 자원외교로 에너지 공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가스공사의 해외자원 개발 역량이 주목되며, 고유가로 인한 전력요금 인상과 원자력 발전 비중의 확대가 예상돼 국내 원자력 발전설비를 독점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실적 높거나 대체에너지주여도 다른 변수 있으면 주의 필요
그러나 이렇게 고유가 시대에 주목되는 요소를 갖춘 종목이라도 다른 부문에서 유의사항이 눈에 띈다면 신중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해외에서는 위와 같이 선전이 기대되나, 국내 가스 공급 문제에서 누적적자폭이 커지지 않겠느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한승수 총리가 고유가 대책의 일환으로 "(한전과 가스공사의) 적자폭 절반을 보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애널리스트는 "가스공사는 요금 인상이 지연될 경우 지연에 따른 손실금액이 익년 공급비용(마진) 산정 시에 반영되는 요금제도를 적용 받고 있어 위의 보도된 것과 실제 상황에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즉 정부의 고유가 관련 대책이 가스공사의 실적 악화를 당장에 완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기술산업 같은 경우도 '오일샌드'라는 고유가 관련으로 유망주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상승랠리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오일샌드에 대해서는 유가가 배럴당 얼마 이상 치솟아야 수익성이 나는가에 대해 논란이 있는 데다가, 캐나다은행인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의 제이슨 스톨슬레이 부사장이 지난 달 22일 서울에서 열린 한 증권사의 투자자 포럼에서 "캐나다의 경우도 오일샌드 매장량이 1조7000억배럴에 달하지만 10% 정도만 생산가능하고, 생산과정도 환경친화적이지 못하다"고 전하는 등 개발 과정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또 한국기술산업은 최근 주가 상승 기조를 이어와 숨고르기를 할 시점이 가깝지 않느냐는 투자자들의 견해도 나오고 있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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