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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유수면, 마케팅 부주의에 연구진만 냉가슴

자사 홈피 판매, 택배로 배송 "새벽배송 보장만 되면 찬물로만 헹궈도 돼"

임혜현·황이화 기자 | tea@·hih@newsprime.co.kr | 2021.06.11 17:10:08

[프라임경제] CJ제일제당(097950, 이하 제일제당)이 신세대 국수 개념에 도전한 '비비고 비빔유수면(이하 유수면)'이 소비자들의 뜨거운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지난달 20일 대대적인 신제품 출시 소식을 전한지 한달만에 홍역을 치르는 셈이다.

제일제당은 국내 최초로 끓는 물에 익힐 필요가 없는 비빔국수 개념으로 유수면을 내놨다. '유수(流水)'면이라고 이름에서부터 강조했듯, 냉동된 상태의 유수면을 개봉하고, 별도 해동 없이 그대로 면과 고명을 함께 체에 받쳐 흐르는 따뜻한 물(온수)에 풀어주고, 다시 (먹을 때의 온도를 위해) 냉수에 헹구는 식이다. 

"끓는 물도 아니고 그저 온수에 해동이 될까 싶었는데 진짜 금세 풀어진다"는 점에 신기하다는 네티즌 반응이 나온다. 

'소고기고추장'과 '들기름간장' 두 가지 맛을 선보인 것도 매운 고추장 양념 일색의 비빔면 시장에 충격파가 될 것이라는 호의적인 반응도 눈여겨 볼만하다. 

귀찮거나 바쁠 때 이 정도 수고로 이런 맛의 비빔면을 즐길 수 있다면 괜찮다는 반응. 즉 1인당 3000원대 후반(현재 2인분 포장이며, CJ마켓 '할인적용'된 가격이 6480원, 정가는 7480원 책정)의 가격이 나쁘지 않다며 "제 값을 한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네티즌들로부터 '식감이 별로'라는 치명적 불만이 대대적으로 쏟아지면서 새 개념에 도전한 제일제당 연구팀의 노력을 사장시키고 있다.

마케팅 관계자들의 대대적인 직무유기가 총체적 난국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왜 그럴까?

◆1라운드, 찬물로 씻으면 절대 안 되는 1만번 치대 반죽한 국수라고?

첫째, 흐르는 온수에 40초를 우선 헹구고 그 다음 찬물로 씻으라는 조리법에 대해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일제당이 제시하는 '개발자들이 직접 설명한' 맛있게 조리한 법 설명을 종합해 보면, '푹 담가놓지 말고' '흐르는 온수를 사용하도록 하고' '골고루 물 안 닿는 부분 없이' '세게 휘젓지 말고 살살 다뤄줘야' 한다는 쉽지 않은 결론이 나온다. 

마케터 근무 경험이 있는 한 대기업 팀장은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소비자는 몰라도 바쁜 사람이 1분 가량을 체반과 젓가락을 사용해 가며 싱크대 앞에 붙어 있어야 된다면 매력이 떨어진다. 컵라면은 3분이면 되는데 그나마 딴짓하다 먹지 않나?"라면서 제품 개발 개념(콘셉트)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CJ제일제당의 유수면이 발매 한달을 맞고 있으나 떡지고 끊긴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맛있게 끊이는 방법 설명이 길고 복잡하지만, 판매유통만 바꿔도 해결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 CJ제일제당

캠핑을 좋아하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사실상 야외에서는 불가능하지 않나?"라고 의아함을 표시했다. 

"1만번이나 치대어 맛이 나쁘지 않게 제작하고, 급속히 냉동한 면 개념으로 새로운 시장에 도전한 점은 높이 사줘야 된다"는 평가를 하는 식품영양학 전공 회사원도 있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마케팅 영역이 아닌 탄생과 시판 결정을 낸 개발팀과 경영진 잘못 같다. 

그런데 사정은 그렇지 않다. 

식품영약학과 출신 한 회사원은 "찬물로만 헹구면 안 된다는 식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건 잘못된 접근법이다"라고 지적했다. 자신이 해 본 결과, 찬물로만 씻어도 식감이 괜찮다는 것. 반대로 "찬물로만 씻으면 쿠크다스처럼 부서진다"는 반론을 이야기하는 사람이나 "아무래도 메밀면처럼 뚝뚝 끊어져서 제시된 조리법대로 온수를 쓰는 게 낫겠더라"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영업직 종사자는 "1만번을 치대 반죽한 것인지는 관심이 없고, 찬물로만 씻어 풀었더니 좀 뚝뚝 끊어진다 소리가 나오는 정도라면, 그냥 그대로 팔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니, 원래부터 들기름막국수 콘셉트로 만든 제품 같은데, 막국수가 원래 좀 그렇지 않나? 비벼먹는 국수를 사누키 우동처럼 탄탄하다고 자랑할 것도 아니잖은가? 대기업이 그런 식으로 물건 판다니, 그건 에러 같다"라고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마케팅팀에서 지레 어렵고 불편한 제품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는 의혹이 부각되는 대목이다. 그 중요한 이유는 아래에 있다. 

◆2라운드, 자사 홈페이지에서만 파는 희한함? 택배 일감몰아주기?

둘째, 판매 유통상의 문제점이다. 

제일제당은 최초를 강조하지만, 일반소비자용이라는 관점에서 최초인 것이지, 원래 냉동면이라는 개념 자체가 이번에 처음 등장한 건 아니다. 

업소용으로는 중화요리 등에서 냉동면을 사용한 전례가 있어 왔다. 값이 비싸긴 하나 대량조리를 빨리 해낼 수 있는 점에서 수요가 상당히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일반 소비자들이 이 같은 제일제당의 '유수해동법' 고심의 결과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유통 구조가 아니라는 데 있다. 현재 CJ마켓에서만 판매되는 구조라는 것.

문제는 이렇게 판매를 하는데 '일반택배'로 부쳐준다는 데 있다. "냉동면 특징상 일단 (냉동상태가) 풀리면 말짱 꽝이다"라고 한 냉동식품 업계 관계자는 짚었다. 재냉동 등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찬물로만 풀어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과 해동을 지시법대로 따랐는데도 맛이 일정치 않고 끊긴다, 떡진다 혹은 부서진다 소리가 나온다면 냉동 상태를 고르게 유지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확신한다"는 유통 관계자 의견도 있었다. 

찬물로만 헹궈도 충분했다는 식영과 전공자 역시 이 같은 여러 맛을 망칠 가능성 의견을 들려주자, "동의한다"고 평가했다. 

한 마케팅 관계자는 "새벽배송이나 대형마켓 판매를 했다면, 냉동이 제대로 유지된 상황이라 맛에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냉동 상태가 애매모호하게 왔고, 심한 경우 제품 위와 아래 면발 맛이나 상태가 다르기도 하다는 지적을 하는 이가 있는 것을 보면, 이는 대단히 정확히 정곡을 찌른 의견이다. 

결국 소비자들이 이런저런 여러 방법으로(편하게) 조리해 볼 가능성을 고려하고, 배송 사정 등을 면밀히 시나리오 검토를 했어야 되는데, 이 과정이 간과됐다는 의혹이 나온다.

"CJ택배에 일감 몰아주려고 자기네 홈페이지에서만 파는 것 아니겠나?"라는 농담 같은 풀이 의견은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더라도, 결국 "로벳배송 같은 데하고 협업만 했으면 찬물에 적당히 풀어 먹어도 될 정도의 상품이라는 얘기다"라는 지적은 뼈저릴 만하다. 

"더 편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길을 두고, 엉뚱한 판매망을 고집하는 통에 '복불복'으로 이상한 국수를 배송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는 소리를 '국수 명가'인 제일제당에서 듣고 있다니 난센스라는 것이다. 

"마케팅 기법 적용과 시장 수요 등 고려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다"는 타기업 종사자들의 조롱이 오래 가지 않도록, 개선 방향을 비상하게 강구해야 한다는 당부가 그래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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