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차대조표는 특정시점 현재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경제적 자원)과 부채(경제적 의무), 자본의 잔액에 대한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말하는데요. 쉽게 말해 기업의 자금 상황을 알고자 할 때 사용되는 것이 대차대조표입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상황을 알고자 한다는 큰 골자는 유지한 채 한자를 조금 다르게 해서 대차대조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수레 차(車)와 고를 조(調). 바로 '대車대調'로 말이죠.
세상에는 수많은 자동차가 있고, 그 자동차를 만드는 다양한 브랜드들이 존재하는데요. 그 속은 온통 라이벌 천지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언제, 어떤 브랜드가 우위에 서게 될지 가늠할 수 없죠. 이에 대차대조를 통해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빼곡히 채워지고 있는 경쟁 속에서 재밌는 이슈와 트렌드를 선별해 풀어보려고 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기아 K8 하이브리드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하이브리드 한일전 '팔방미인' K8·'기본 충실'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HEV)은 내연기관의 감성과 높은 연비까지 두루 갖춘 덕분에,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데요. 나아가 친환경차 시대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이들에게 매혹적인 선택지로 꼽힙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핫한 모델 중 하나인 기아 K8이 하이브리드를 라인업에 추가했는데요. 그리고 K8 하이브리드의 경쟁모델로는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가 꼽힙니다. 이유는 두 모델이 차급은 다르지만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죠.
캠리의 차체는 국산 중형 차급과 비교되지만, 가격은 국산 준대형 차급과 비교해도 무방한데요. 실제로 캠리는 현재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K8보다 조금 더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각자 자신만의 매력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K8 하이브리드와 캠리 하이브리드를 살펴볼까요.

왼쪽부터 △기아 K8 HEV △토요타 캠리 HEV 외관. ⓒ 기아/토요타
기본적으로 '하이브리드 끝판왕'이라고 불리는 토요타는 그동안 쉼 없이 자신들만의 기술력을 구축해왔는데요. 그중에서도 캠리 하이브리드는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기술로 뛰어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이와 달리 K8 하이브리드는 병렬형 하이브리드 기술을 채택, 캠리보다 큰 차체임에도 같은 공차중량(1650㎏)을 자랑합니다.
캠리의 외관은 과감하면서도 역동적입니다. 스포티한 디자인의 XSE, 안정적인 디자인의 XLE ·LE 모델로 나눠 선택의 폭도 넓은데요. XSE 기준으로 허니콤 그릴과 범퍼 하단 에어인테이크는 공격적인 인상을 뿜어냅니다. 특히 후면 듀얼 머플러를 보면 캠리가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죠. 자칫 심심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의 인상을 제대로 탈피한, 그야말로 '와일드 하이브리드'입니다.
실내는 온전히 주행에 집중한 듯한 모습인데요. 기본에 충실한 실내 구성은 안정된 주행을 하기에 큰 모자람이 없어 보입니다. 다만 일본 차 특유의 고루한 느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또 최신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와 통풍시트 등 운전 편의사양을 여전히 적용하지 않은 것도 크게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고요.
K8 외관의 경우 기존에 없던 모델이었던 만큼, 출시와 동시에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았죠. 사실상 검증된 외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전체적으로 다이아몬드에서 영감을 받은 외관은 △새로워진 기아 엠블럼 △테두리 없는 범퍼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 △리어램프 클러스터 등 새롭게 적용된 요소들과 어우러져 화려한 감성을 제시합니다. 존재 자체만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친구죠.
또 1등석 공항 라운지에서 영감을 받은 K8의 실내공간은 '디자인 기아'의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미래지향적 이미지와 함께 이에 걸맞은 럭셔리한 사양을 대폭 탑재했는데요. 대표적으로 14개의 메리디안 스피커와 에르고 모션 시트 등을 갖춰, 가히 국내 세단 중 최상급의 실내를 자랑하죠.

왼쪽부터 △기아 K8 HEV △토요타 캠리 HEV 실내. ⓒ 기아/토요타
이와 함께 2.5ℓ 가솔린엔진을 탑재한 캠리 하이브리드는 마치 다운사이징 열풍에 크게 연연하지 않은 듯한 모습인데요. 자연흡기 방식의 엔진으로 즉각적인 반응과 동력을 전달하는 동시에, 복합연비(17인치 타이어, LE 모델 기준)는 18.5㎞/ℓ를 기록하고 있죠.
변속에 있어 다소 심심한 감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전용 무단변속기(e-CVT)도 엔진으로 극복, 역동적인 주행질감을 선사합니다. 성능은 178마력의 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을 통해 △최고출력 211마력 △최대토크 22.5㎏·m를 보이고요.
K8 하이브리드는 최고출력 180마력의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구동모터의 조합을 통해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5.7㎏·m의 성능을 갖췄습니다. 복합연비(17인치 휠 기준)는 18.0㎞/ℓ이고요.
준대형급 차체를 지닌 모델이 이만큼의 연비를 낸다는 것만 봐도 기아의 기술력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제대로 보여주는데요. 낮은 배기량의 엔진을 장착해 실속까지 잡은 K8 하이브리드입니다.

왼쪽부터 △기아 1.6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 △토요타 2.5 다이내믹 포스 엔진. ⓒ 기아/토요타
이외에도 캠리는 전체가 스틸로 이뤄진 TNGA 플랫폼에 파워트레인과 조향장치를 얹어 더욱 안정된 주행을 선보입니다. 기본에 충실한 모범생과도 같은 성능을 발휘하죠. K8 역시 3세대 플랫폼 적용으로 더욱 향상된 주행성능과 안정성을 자랑하는데요. 기존 그랜저보다도 더욱 향상된 플랫폼으로 넓은 차체와 주행안정성까지 고루 갖춘 모습입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K8이 확실히 우위를 점한 듯싶습니다. 특히 △자동차세 △AS 인프라 △보험료 △중고차가격까지 고려한다면 K8을 선택할 이유가 너무나도 많은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토요타의 우수한 기술력과 엔진성능, 잔 고장 없는 탄탄한 내구성을 원하는 운전자에게는 캠리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