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5월21일 연극 '두 인연' 공연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는 배우 조정윤(소속사 jb엔터테인먼트)을 6월2일 종로구 혜화동에서 만나 프라임경제 기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연극은 서울연극제에서 코로나로 어려운 연극계의 부활을 위해 다양한 장소에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돼 합류한 작품으로 특히, 이번 공연을 통해서 캐릭터에 더 몰입해서 느껴지는 감정대로 자유롭게 연기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배우 조정윤. ⓒ 프라임경제
배우 조정윤은 "배우는 무대 위에서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고 편안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고 한다.
이번 연극은 지난 달 21일 극단JSA(공연구역)에서 준비하고 좋은공연안내센터 다목적홀에서 공연된 제42회 서울연극제 프린지 페스티벌과 17회 창작 공간 연극축제 참가작으로 '두 인연'은 현 시대 아티스트들의 삶과 인연, 기다림, 사랑으로 표현된 작품이다.
공연 준비를 하고 관객을 기다리는 배우들의 마음은 그 거리두기만큼 마음이 아팠으리라 본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굴하지 않고 열정을 가지고 연극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이번 연극을 준비한 과정과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활기 넘치는 배우 조정윤과 유쾌한 대화를 나눠봤다.
다음은 배우 조정윤과의 일문일답이다.
-작품 소개를 한다면?
"연극 '두 인연'은 예술인들의 삶을 다룬 작품이에요. 10년 차 무명 배우에 한 번 이혼의 아픔을 겪은 선이는 자신을 인생의 실패자라고 생각해요.
애매한 파트너로 7년째 관계를 이어가는 무명 영화감독 영석은 7년 전부터 선이에게 딱 맞는 작품이 있다고 같이 영화를 만들기로 약속했지만, 현실은 담배 살 돈도 없어서 선이에게 돈을 요구해요. 오랜 기다림과 싸움에 지쳐서 결국 영석과 헤어지고 언젠가 누군가는 선이의 실력을 알아봐 주고 상업 영화에서 주인공을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는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요.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치열하게 살고 성장하며 다시 만나는 이야기예요. 힘든 현실에서도 열정과 성실로 자신의 자리에서 꾸준히 최선을 다하는 삶과 지금 내 옆에 같은 곳을 바라보고 길을 걷고 있는 인연에 대한 소중함을 말하는 작품이에요."
-이 작품을 하게 된 계기는?
"이번 연극은 서울연극제에서 코로나로 어려운 연극계의 부활을 위해서 다양한 장소에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주셨어요. 저도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며 배우고 싶어서 다른 팀 공연을 많이 봤어요.
오래된 여관이나 카페 등 독특한 형식으로 관객과 소통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렇게 예술을 하시는 분들이 너무 존경스럽고 예술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 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저희 공연도 강연장에서 스탠드 조명 두 개만 설치하고 진행했는데 그런 새로운 시도가 매력적이었어요.
그런데 지원금이 거의 없어서 충분히 연습하기 어려울 만큼 상황이 많이 어려웠어요. 그래도 끝까지 공연을 올리고 싶어서 가장 저렴한 연습실을 찾아서 예약하고 중고 사이트에서 무대 소품들을 찾아봤어요. 또 배우들과 의견을 조율해서 끊임없이 대사를 다듬고 어떻게 이 공연으로 위로와 소망을 전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어요.
제가 자유롭게 극을 이끌어가는 기회여서 감사했고 연기할 때 머리로 계산하지 않고 몸으로 반응하는 훈련에 집중하고 싶었어요. 이번 공연을 통해서 캐릭터에 더 몰입해서 느껴지는 감정대로 자유롭게 연기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어서 정말 감사해요."
-최근 공연이 끝난 후 소감은?
"선이를 떠나보내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아파요. 저와 성격이 많이 다르지만, 무명 배우인 제 삶과 비슷해서 그런 거 같아요. 선이를 만들어가는 시간 동안 괴로워서 빨리 이 역할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막상 끝나니 선이를 충분히 사랑하지 못한 거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도 어려움 가운데 공연을 올렸고 관객분들과 소통할 수 있어서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시간이었어요. 무사히 잘 끝나서 기뻐요."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이 극이 지나치게 현실적인 내용이라는 점에서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보는 입장에서도 불편할 수 있지만, 현실적인 삶을 대변하는 그 자체로 위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무명 배우인 제 삶과 비슷해서 대본을 읽는 것만으로도 지쳤지만 그런 선이의 기다림과 지친 마음은 누구보다 깊이 공감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있었어요.
극에서 감정싸움이 심하고 남자배우에게 목을 졸리는 장면이 있어서 연습이 끝나면 누군가가 저를 해하는 악몽을 자주 꿨고 티 낸 적은 없지만, 머리가 항상 지끈지끈 아팠어요. 계속 일상에서도 불안과 고통의 감각들이 따라다녔어요. 선이가 느끼는 그런 감각에 대해 피하기보다는 맞서려고 노력했어요.
또한, 이혼을 경험한 분들의 인터뷰를 많이 찾아보며 그분들이 겪은 상처를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래도 제가 어떻게 그 마음을 다 알 수 있겠어요.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노력할 뿐이죠.
배우로서 어떤 역할을 저에게 맡겨주시고 누군가를 대변할 기회가 있다는 거 자체로 감사해요. 한 사람을 대변할 수 있다는 것은 제 그릇이 넓어지고 단단해지는 기회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수 있는 이 직업이 좋아요.
공연이 끝나고 어떤 관객분이 저에게 오셔서 자신의 얘기와 너무 비슷해서 울컥했다고 지금은 남편과 너무 잘 지내고 있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제 연기를 보시고 공감해주실 때 가장 기쁘고 큰 보람을 느껴요."
-앞으로 어떤 장르의 작품을 하고 싶은지
"장르에 상관없이 오랜 시간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 작품을 만나는 것이 제 꿈이에요.
제가 자주 가는 카페 사장님께서 항상 저에게 '여명의 눈동자'의 채시라 선배님이 생각난다고 말씀해주시는데 제가 감히 그분에 비할 수 없지만 언젠가 저도 그렇게 오랜 시간 기억되는 깊이 있는 작품을 꼭 만나보고 싶어요.
그리고 요즘 웃음이 많이 필요한 시기잖아요. 사람에게 웃음을 주는 코미디 장르도 좋아해요.
이번에 너무 현실적인 작품을 해서 그런지 판타지 장르도 하고 싶고요. 연기할 수만 있다면 뭐든 좋아요. (웃음)
제가 맡은 그 캐릭터는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저만 창조할 수 있잖아요. 어떤 장르와 역할을 만나도 어딘가에 진짜 있을 법한 그런 캐릭터를 만들고 싶어요."
-좋아하는 배우가 있는지?
"정말 많지만, 요즘은 특히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배우에 빠졌는데 이 배우의 건강한 분위기가 참 좋더라고요. 특히 영화 '메이크 해픈'에서 댄서의 꿈을 좇아서 오디션에 도전했던 역할을 보면서 선이를 만들 때 참고하기도 했고 제 모습 같아서 위로를 받기도 했어요. (웃음)"
-가장 많이 도움을 준 사람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면?
"제 주변에는 언제나 제가 잘 되기를 간절히 바라시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 그분들이 저에게 가장 큰 힘이에요. 그분들께 늘 감사해요.
20대 초반부터 무용을 가르쳐주셨던 선생님이 계세요. 최근에 다시 그분을 찾아가서 수업을 시작했는데 따로 남아서 제 동작을 봐주시고 공연을 위해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어요.
공연 한 달 전쯤 무리해서 다리를 찢다가 인대가 다쳐서 마음껏 춤을 못 추는 상황이 왔어요. 열심히 연습했는데 이러다 무용을 못 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너무 속상했어요.
공연을 일주일 앞두고 선생님께서 최대한 무리가 안 가도록 안무를 수정해주셔서 무대에서 춤을 출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시끄러운 장소를 안 좋아하는데 선이는 클럽을 좋아하는 역할이라 선생님께서 클럽 춤을 시범으로 보여주셨어요. 선생님 영상을 보면서 골반을 돌리며 연습실에서 계속 클럽 춤을 익혔어요. (웃음) 선생님이 안 도와주셨으면 제 춤은 진짜 봐주기 어려웠을 거예요. 저희 공연의 숨은 안무 감독님 역할을 해주신 김슬기 선생님께 감사해요.
그리고 공연 2주 전부터 거의 매일 한의원에서 물리치료와 침을 맞으며 손상된 인대를 회복하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춤추다가 다치거나 몸이 안 좋을 때마다 한의원 가서 침 맞고 뜸뜨는 게 취미거든요. 매번 제 몸을 걱정해주시고 탁월하게 침을 놔주시는 한의원 원장님께 항상 감사해요.
어려운 상황에서 목숨 걸고 극장을 찾아주신 관객분들,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신 임종서 연출님, 너무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배우님들, 마지막으로 스텝일 뿐만 아니라 제 헤어와 액세서리까지 섬세하게 신경 써주신 지나 님, 저와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어쩌다 사람들은 한순간에 좌절하고 넘어져서 한 걸음도 내딛기 어려운 순간이 있어. 난 당신의 한결같은 그 열정과 성실함을 믿었지.'
이 대사는 영화감독이 되고 몇 년 후에 성공해서 다시 나타난 영석에게 하는 말이지만 선이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기도 해요. 당장 성과가 안 보여도 각자의 자리를 지키며 묵묵히 열정과 성실함으로 살아가시는 분들께 그 노력이 절대 헛되지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 시간을 통해서 우리는 더욱더 단단해지고 있으니까요.
이렇게 인터뷰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제 생각을 전할 기회를 주신 기자님께 감사드리고, 시간을 내어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모든 분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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