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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아웃소싱업계, 고용승계 시 퇴직충당금·성과금 떠넘기기 여전

1년 미만 근로자 퇴직충당금 '꿀꺽'..."악순환 끊고 신사협정 맺어야"

김이래 기자 | kir2@newsprime.co.kr | 2021.05.31 10:56:31

[프라임경제] #한 아웃소싱업체는 위탁운영 사업을 수주하고 인수인계하는 과정에서 기존 업체로부터 근로자의 퇴직충당금을 비롯한 성과금 4000만원 가량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A기업에서 B기업으로 고용이 승계되지만 1년 미만 근로자의 퇴직충당금의 경우 법적으로 지급해야 할 의무가 없다 보니 이 부담을 B사가 고스란히 떠안았다.

일부 아웃소싱사가 1년미만 근로자의 '퇴직충당금'을 떠넘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처럼 아웃소싱사가 근로자의 퇴직충당금을 '나 몰라라' 식으로 떠넘기면서 일부 아웃소싱사가 피해를 보고 있다. 

입찰 시기는 기관이나 기업마다 다르지만 보통 1년에서 2년 사이 한 번 꼴로 경쟁입찰을 통해 운영업체가 유지되거나 변경된다. 이에 따라 기존 A기업 소속의 근로자가 B기업 소속으로 근로계약을 맺지만, 이전 경력은 인정되도록 하는 고용승계 조건을 따른다. 

문제는 1년 미만 근로자에 대한 퇴직충당금이다. 1년 이상 근로자는 퇴직충당금을 기업이 운영하는 확정급여형(DB)이나, 근로자가 운영하는 확정기여형(DC)으로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어 운영업체가 변경되더라도 피해를 보지는 않는 구조다.

하지만 1년 미만 근로자의 퇴직충당금은 매달 운영업체에 쌓이는 형식이다 보니 일부 아웃소싱사는 이를 이윤으로 간주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A기업에 6개월 근무한 상담사의 경우 6개월치에 대한 퇴직충당금은 A기업에 쌓여있어, 인수인계 과정에서 B기업으로 넘겨줘야 하는데 이를 거부하더라도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결이 쉽지 않다 보니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법률관계자는 "포괄적 고용승계가 이루어진다면 B업체는 법적으로 전체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하지만 A기업과 B기업 사이 금전문제는 양자 간의 약정에 따른 민사적인 문제로 반드시 줘야 할 의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퇴직충당금 떠넘기기…근로자 경력단절 야기

이마저도 공공기관의 위탁운영 사업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공공기관의 경우 입찰제안서에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고용유지 노력과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공공부문 용역입찰에 적용되는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에 따라 고용을 승계하고, 용역 계약기간 중 고용을 유지하는 내용을 포함해 이를 지키지 않으면 입찰 자격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고용승계라는 큰 틀 안에는 고용유지와 근로자의 경력, 연차, 퇴직충당금을 비롯해 명절에 지급하는 성과금 등이 포함된다.

한 공공기관 콜센터 관계자는 "고용승계 과정에서 인수인계 내용을 확인할 때 퇴직금의 경우 1년 이상이 돼야 퇴직연금에 가입하기 때문에 1년 미만의 경우 근무한 기간만큼을 A사가 B사로 인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간기업의 경우 고용을 승계하도록 하는 안전핀을 필수사항으로 두지 않는 경우도 있어 기존 소속 근로자들은 하루 아침에 실업자로 내몰릴 수도 있다.

A기업에서 B기업으로 위탁운영사가 변경될 때 B기업은 퇴직충당금과 연차가 많이 쌓인 근로자에 대해서는 고용승계를 하지 않고, 신입 상담사를 채용하는 편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결국 피해는 근로자에게 돌아가 경력단절을 자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러한 문제로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정책에서 급여나 복지보다 고용의 안정화를 위해 기존에 아웃소싱으로 운영되던 인력을 공무직으로 전환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 흐르듯 인수인계가 잘 되면 근로자가 어느 소속이든 문제가 없을텐데, 떠넘기기 관행으로 업체마다 경력이 단절되다 보니 파견·도급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것이 아니냐"며 "아웃소싱 산업이 발전하려면 소속이 열번 바뀌더라도 고용이 승계되는 신사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울며 겨자먹기식 악순환 끊어내야"

아웃소싱 업계는 도미노 현상처럼 일부 공공기관을 비롯해 민간기업에서도 퇴직충당금 떠넘기기 관행이 종종 일어난다고 입을 모은다. A기업이 B기업에 퇴직충당금을 승계하지 않자 B기업도 C기업에게 퇴직충당금을 떠넘기는 고질적인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다.

B기업은 계약을 넘겨준 A기업으로부터 퇴직충당금과 성과급을 받지 않은 가운데 2년 간 어렵게 운영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C기업에는 1년 미만의 퇴직충당금과 성과금을 넘겨줘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 업체에서 배 째라 식으로 퇴직충당금을 안 준다고 하더라도 사업을 수주한 이상 울며 겨자 먹기로 손해를 껴안고 가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퇴직충당금은 산출내역서에 명확히 명시돼있는 근로자 퇴직금인데 이를 회사 이익으로 가져가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직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은 1년 미만자의 퇴직충당금을 운영자금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법적으로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20여 년 간 콜센터 업계를 지켜왔던 한 관계자는 민간기업의 역할과 책임도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원청사(고객사) 입장에서는 퇴직충당금 문제에 대해 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고객사에서 면밀하게 들여다 보지 않으면 결국 고객사 업무를 수행하는 상담사에게까지 피해가 가기 때문에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 아웃소싱업계에서 퇴직충당금 승계는 암묵적으로 당연히 해줘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는데, 일부 아웃소싱업체가 퇴직충당금을 이윤으로 가져가려다 보니 도미노처럼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오히려 고용승계 과정에서 상담사 채용이 어렵다 보니 기존업체에서 채용비를 요구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비즈니스 문제다 보니 잘 협상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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