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 삼성중공업
[프라임경제] 국내 조선업계가 올해 들어 수주 잭팟을 터트리며 2~3년치 일감 확보에 성공했지만 수익성 부문에선 영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일감 부족으로 선박을 건조하는 도크(Dock, 작업장)가 비면서 손해를 입자, 놀고 있는 도크만은 막기 위해 저가 수주라도 마다하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글로벌 경기 회복 추세에 따라 발주량은 점점 쌓이고 있는데 도크는 이미 꽉찬 상황이다. 협상권을 손에 쥐게 된 조선업계는 친환경 LNG·LPG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을 골라 수주하는 등 수익성 개선을 위한 행복한 고민을 시작했다.
2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조선사들은 전 세계 발주량(1025만CGT) 가운데 532만CGT를 수주하며 전년 동기 대비 10배 넘는 수주 계약을 따냈다. 전체 발주량의 약 52%를 가져간 것으로, 선박 2척 중 1척이 한국산인 셈이다.
이는 발주가 재개하자 조선사들이 수주 경쟁을 벌이며 잇따라 저가 수주를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선사들은 지난해 전 세계에 들이닥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신규 발주를 줄이는 등 지출을 최소화했는데, 올해 백신 보급 확대 등으로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자 미뤘던 선박 건조를 하나 둘 의뢰하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조선사들은 도크를 비워둘 바에 조금이라도 남는 장사를 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선사들도 하반기부터는 선사들과의 건조 계약을 놓고 계산기를 두드릴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 도달했고, 지난해 도크 공실로 발생한 손실을 메꾸기 위해선 올해 수익성 개선에 사활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클락슨리서치는 2021~2022년 연평균 신조 발주량이 지난해 795척보다 50% 이상 증가한 1200척가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 LPG선의 시운전 모습. ⓒ 한국조선해양
현재 상황은 조선사들에게 유리하다. 밀려드는 일감에 조선사들은 각각 2년치 이상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도크가 채워진 만큼 본격적으로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가 가능해진 것이다. 선가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된 조선사들은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제조 원가 부담을 선가에 반영하는 등 선박 가격을 올려 받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국내 조선사들과 저가 경쟁을 벌이던 중국 조선사들도 마찬가지로 2년치 물량을 확보하면서 선가 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선박 가격이 오르면 조선사들의 실적 개선 역시 당연한 수순이다.
지난주 여의도 인근에서 만난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 가뭄으로 일감이 없었지만 기존 도크 인력 등은 그대로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피해가 더욱 막심했다"며 "도크가 채워지면 조선사들은 향후 수주를 골라서 받는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내 조선사들이 잘 만드는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선가 인상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환경규제 기준을 강화하면서 조건을 맞추기 위한 친환경 선박 발주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추세다.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3월 기준 세계 수주잔고의 3분의 1이 이중연료 추진 선박"이라면서 "환경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 발주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 역시 "1분기 국내 조선업계가 LNG와 LPG 등 친환경 연료 추진선에서 전 세계 발주량 269CGT 중 78%(221만CGT)를 수주하면서, 미래 친환경선박 시장에 대한 경쟁력을 꾸준히 키워가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