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식품과 비식품을 넘나드는 '이종 컬래버레이션(협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독특한 디자인에 '보여주는 소비'를 즐기는 MZ세대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고 있지만, 일부 제품의 경우 어린이·노인 등 인지능력이 부족한 이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오는 26일까지 '서울우유 콜라보 바디워시'를 특가에 한정 판매한다.
이 제품은 우유 모양을 본 딴 바디워시다. 지난 12일 홈플러스가 업계 단독으로 LG생활건강, 서울우유와 함께 만든 컬래버레이션(협업)해 야심차게 출시했다.
현재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도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구매자 다수는 '용기가 마음에 들어서 샀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이 제품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실수로 먹을 수 있는 위험한 상품'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홈플러스가 실제 우유 패키지의 로고와 서체, 독특한 색감까지 그대로 본 따 제품 바디워시 패키지를 제작한 게 식품과 비식품을 혼동할 수 있게 한다는 지적의 화근이 됐다.
특히 한 홈플러스 영업점에서 유제품 진열대에 이 바디워시를 놓으면서 '바디워시를 우유인줄 알 고 먹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더 커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논란이 됐던 진열은 모든 매장의 경우가 한 개 점포에서 발생된 일"이라며 "현재는 화장품 코너에 진열돼 있으며, 제품 단면에도 먹지 말라는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고 강조했다.
◆"위험해 보인다" vs "오인지 가능성 없다"
소비자들은 식품업계 이색 협업에 불편한 시각을 내비치기도 하지만, 업계는 법에 따라 안내를 잘 하고 있어 오인지 가능성이 적다는 관점으로 두 집단 간 입장에 괴리가 있다.
하이트진로가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해 선보인 디퓨져의 경우, 한 상자 안에 액체 방향제를 담은 진로이즈백 모형 병과 소주잔이 들어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진짜 위험해 보인다" "사고를 부를 것 같은 컬래버레이션 상품이다"라고 날선 반응을 보이기도 하지만, 회사는 오인지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진로 방향제에는 '절대 마시지 마십시오'라는 안내문구가 적혀 있다. ⓒ 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하이트진로는 어린이 기호 식품 관련법, 주류 관련 표기법을 준시하고 있다"며 "또, 제품 형태를 그대로 사용하기 보다는 디자인적 요소 및 캐릭터를 활용하여 제품을 개발하고 소비자 표기 사항에 있어 경고 문구 및 용도 표시를 명확하게 표시해 소비자 오인지 가능성이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이색 컬래버 앞장선 편의점…정부 정책 예의주시
이종 간 협업에 불을 지핀 건 편의점 CU와 대한제분의 곰표가 만든 '곰표 밀맥주'였다. 독특함에 레트로풍 '향수'까지 자극하면서 곰표 밀맥주는 출시 3일만에 생산 물량 10만개를 소진했다.
곰표 흥행에 편의점 업계는 줄줄이 레트로 브랜드와의 이색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쏟아냈고 이같은 트렌드는 다른 유통업계로 확산됐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이같은 협업을 창립 50주년 기념 'K-브랜드 육성 사업'으로 꼽기도 했는데, 첫번째 파트너인 모나미와 '유어스모나미매직블랙스파클링' 등 매직 형태 디자인을 입힌 스파클링 음료를 선보였다.
해당 음료 역시 오인지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협업' 사례로 언급되지만, 회사 측은 '다른 사례'라고 강조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매직의 콘셉트를 차용했지만 크기가 20배나 차이가 난다"며 "모나미가 올드 브랜드라는 데 제미를 느껴야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며, 진열 장소도 혼돈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이색 협업을 둘러싸고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법(식품표시광고법)'과 '화장품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문제제기가 계속되지만 컬래보 상품 제작은 위축되기보다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소비자 반응과 정부 방침 변화에 더 살피며 제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