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의 한 주유소에서 셀프 주유하는 시민.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지난해 코로나19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정유업계가 올해 들어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회복세에 도달했다.
국제유가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볕들 날이 찾아왔다는 분석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휘발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백신 보급으로 항공유 소비도 증가하면서 업황 회복에 더욱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13일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조2398억원, 영업이익 5025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6.3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하며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예상 매출은 9조9025억원, 영업이익 3782억원으로, 영업이익 예상치를 32.87% 크게 웃돌았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공급 차질로 인한 정제마진 개선과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관련 이익이 확대하면서 흑자전환했다"며 "코로나19 영향 완화로 수요 회복되며 2분기에도 정제마진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국내 정유사들도 1분기 호실적을 달성했다. GS칼텍스는 매출 6조4272억원, 영업이익 632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에쓰오일(010950)도 1분기 영업이익 6292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전 분기(817억원)와 비교하면 670.4% 급증한 것으로 최근 5년간 분기 최고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한 5조3448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1분기 매출 4조5376억원, 영업이익 4128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정유업계 실적 회복의 가장 큰 공신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평가이익이다. 정유사들이 미리 사둔 원유 가치가 상승하면서 흑자전환을 이끈 것이다.
지난해 4분기 배럴당 40달러에 머물던 두바이유는 올해 2월 60달러까지 치솟은 뒤 이날 기준 66.56달러를 보이고 있다. 1년 전 같은 날(26.93달러)과 비교하면 무려 147.16% 폭등했다.
아울러 휘발유와 윤활기유의 가격 상승도 정유업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해 12월 평균 52.43달러였던 국제 휘발유 가격은 올해 3월 평균 71.54달러로 뛰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의 시작으로 이동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다.
연초 미국 텍사스주 등에 몰아친 최악의 한파로 현지 석유 제품생산이 차질을 빚은 것도 예상보다 높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정제마진 회복세…美 송유관 사태로 유가도 들썩
정유업계의 2분기 실적도 긍정적이다. 정유사 수익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상승세인데다 미국 내에선 휘발유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우선 작년 말 1달러 대에 머물던 정제마진은 지난달 말 3달러 대까지 회복했다. 통상 4달러는 넘어야 정유사가 손해 없이 영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을 의미한다.
또한 미국에서 여름방학이 시작하는 6~8월 드라이빙 시즌을 앞두고 있고,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올 여름 휴가철 이동 수요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웃돌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인한 경기회복과 드라이빙 시즌으로 인한 이동용 수요의 증가로 정제마진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 최대 송유관이 해킹으로 멈춰서면서 정제마진을 끌어 올리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은 휴가철 성수기를 앞둔 상황에 송유관 운영이 중단되면서 휘발유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송유관 운영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휘발유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