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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까지 위협받는 중고차 피해, 소비자들 "전면개방 절실"

폐쇄적 구조 탓에 불법적 관행 거래 만연…중기부는 1년 넘게 결론 못내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1.05.12 14:42:57
[프라임경제]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시장 진출을 놓고 중고차업계와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우려해왔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바로 최근 인터넷에 중고차 허위 매물을 올려 피해자들을 유인한 뒤 낡은 중고차를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강매하는 수법으로 4개월간 6억원 상당을 가로챈 일당이 검거됐다. 

무엇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이런 중고차업체의 불법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상황까지 벌어졌기 때문이다. 중고차 사기로 큰 충격을 받은 60대 A씨는 지난 2월 차량을 구매한지 20여일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유서에서 A씨는 '중고차 매매 집단에 속아 자동차를 강매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경찰 수사는 이 유서가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이들의 수법은 다음과 같다. 인터넷에 올린 매물을 보고 찾아온 구매자와 계약을 체결한 뒤 해당 차량에 하자가 있다며, 계약철회를 유도하는 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사진은 서울 동대문구 장한평 중고차시장. ⓒ 연합뉴스


차량의 문제를 보여준 뒤 구매자가 계약철회를 요구하면 약관을 이유로 출고비용 환불과 함께 대출 취소가 불가능하다며 다른 차를 구입하라고 압박하는 등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살 것을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문신을 보여주며 위압감을 조성했으며, 돈이 없다고 할 경우에는 8시간 동안 차량에 감금하고 강제로 대출까지 받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허위 매물뿐 아니라 국내 중고차시장에서는 '중고차 대출 금융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은 "중고차 대출 금융사기 피해는 금융사에 보상을 요구하기 어려우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중고차 매매시장의 불투명성과 자동차 담보대출의 취약성을 악용한 '중고차 대출 금융사기'가 지속 발생해 유형과 유의사항을 안내한 것이다.

주요 유형으로는 렌트카 사업의 수익금 또는 중고차 수출의 이익금을 제공하겠다며 명의 대여와 차량 인도를 요구하거나, 저리의 대환대출이나 취업 또는 현금융통이 가능하다며 중고차 대출계약을 요구하는 것 등이다.

금감원은 "중고차 대출 명의를 대여해달라는 제안은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며 "금융사와 중고차 대출 계약을 진행할 경우 본인 명의로 체결된 모든 대출계약의 원리금 상환의무는 '본인'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중고차 대출을 받으면 저리의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는 광고는 반드시 차단하고, 현금융통을 제안하며 금융사와의 대출계약과 별도의 이면계약을 체결하도록 하거나 금융사에 거짓 답변을 유도하는 경우에는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피해가 극심한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완성차업체들의 중고차 매매업 진출에는 문이 막혀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고차 매매업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완성차업체의 진출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후 2019년 2월 지정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국내 완성차업계가 중고차 사업 진출 문이 열리면서, 이들은 진출 의사를 밝혀왔다. 

우리나라 중고차시장이 더 이상 성장이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불투명하고 낙후돼 있는 탓에, 거래 투명성 확대를 통한 소비자들의 알 권리와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는 안정적인 시장 조성을 위해서였다.

문제는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의 결정만 남아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1년이 넘도록 결론이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런 지지부진한 중기부의 행보 탓에 피해자들은 계속해서 속출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존 업계만 중고차 매매업을 할 수 있는 폐쇄적인 중고차시장 구조로 인해 중고차업체들은 허위 매물을 비롯해 침수차·사고차 매물, 주행거리 조작, 불투명한 가격산정 등 후진적이고 불법적인 관행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피해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고차 관련 사기가 만연하고 피해가 지속되자 중고차시장을 완전히 개방해야 한다는 소비자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루 빨리 중고차시장의 완전 개방을 통해 소비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편익을 존중하는 방향으로의 결정이 절실해서다.

지난 4월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등 6개 시민단체가 연합한 교통연대는 중고차시장 개방 논의를 소비자 관점에서 풀어가고, 기존의 후진적인 중고차시장의 거래 관행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피해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중고차시장 전면 개방을 촉구하는 '범시민 온라인 서명 운동'을 개시했다.

온라인 서명 운동은 시작한지 28일 만인 5월9일 참여자 수가 10만명을 넘을 정도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참여자들은 서명 운동 참여와 함께 기존 중고차시장에 대한 불만과 실제 피해 사례를 함께 남겼다.

임기상 자동차시민연합 대표는 "한 달도 안 돼 10만명이 넘는 소비자가 참여한 것은 중고차시장의 변화를 바라는 불만의 표출이다"라며 "중고차시장의 혼란과 소비자 피해 방지 차원에서 정부의 조속한 결정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반성장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 포함하는 건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중고차시장의 개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계속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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