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사태의 처리 지체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1월 울산지방법원에서는 NH농협은행에서 일어난 100억원짜리 부정 대출 사건에 대해 해당 지점장 등에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은행에 이어 증권사에서도 법적 혹은 사회적 책임을 전면 모르쇠하는 일이 일어나 '도덕적 해이'가 그룹 내 업종 전반에 퍼진 게 아니냐는 격한 반응마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손병환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의 사령탑 기능에 빨간불이 들어온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조심스럽지만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는 ESG 경영 등 사회적 책임론과 사회 기여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더욱이 농협쪽 금융 역사에서 보기 드문 '내부 승진 사령관' 중 하나로 기대를 모으며 등극했다.
NH농협금융그룹은 ESG와 가깝다는 평이 우세하다. 농업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NH농협 그리고 그 산하 각 영역 회사들이야말로 친환경·사회적 가치·지배구조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손 회장이 지금처럼 "ESG경영은 새로운 패러다임이지만 농협에게는 낯선 길이 아니므로 농협 DNA 속에 녹아있는 ESG 본능을 깨워 나가자(지난 3월31일 발언)"고 외치기에는 때가 좋지 않다. 지금 한가하게 그런 걸 할 때가 아니라는 경고음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등극한 이래 기강 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설 연휴 거래량 집중 등 비상상황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손 회장이 직접 계열사 IT부문과 콜센터 운영 상황을 챙기고 직원들을 격려하는 모습. ⓒ NH농협금융
특히 이번에 당국이 옵티머스 전면 보상안을 제시한 것을 NH 측이 '대차게 깐 ' 배경에 각종 배당 등 기여를 위해 시달리는 터에, 그런 막대한 돈을 물어낼 수 없다는 속사정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추정도 보태지고 있다.
NH농협금융이 RG 문제 등으로 '빅배스(부실채권의 장부상 털어내기)'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그런 망신스럽고 졀체절명인 와중에도, 배당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냐는 조합원들의 불만에 NH는 직면했었다.
실제로, 요즈음 코로나 사태로 리스크 관리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당국은 금융권에 배당 자제를 권고하고 있으나 농협금융만은 엇박자를 타고 있다. 비상장사로 직접적 제재대상이 아니라 올해 배당확대 기조도 이어질 전망이라는 소리도 들린다.
금융지주사들의 이익 유보가 필수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농협중앙회에 대한 지원이 농협금융과 주요 자회사들에게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조언은 무시되고 있다.
농협금융은 '절대적 대주주'인 농협중앙회에 △2016년 3834억원 △2017년 3628억원 △2018년 3858억원 △2019년 4136억원 등 적지 않은 농업지원사업비를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옵티머스 사건에서 당국 아이디어를 덥썩 받아들이기에 쉽지 않았을 내부적 고민이 여기서 상당 부분 풀린다.
지금 옵티머스 펀드 보상 추정 규모는 계열 증권사의 한 분기 영업이익을 톡 털어넣는 셈인 거대한 액수이자, 농협금융 전체가 여기저기서 여투어 낸 자산, 즉 큰 집에 보태드릴 1년치 양식이라는 점이 아른거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관료 출신이 수장으로 오면 NH 특유의 색깔이 없는 금융 운영이 이뤄지고, 또 정부 금융 시책에 동원되는 부작용이 있다고들 한다. 그러나 내부 인사가 수장이 될 경우 이렇게 내부 논리에 너무 휘둘릴 우려가 존재하고 또 그럴 우려가 오히려 점차로 높아지기만 한다면, 이는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주변의 소리들이 그래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