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 삼성중공업
[프라임경제] 삼성중공업(010140)이 올해 초 역대급 수주 잭팟을 터트리며 순항했지만, 정작 1분기 실적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통상 조선사들이 수주 계약을 따낸 뒤 건조와 인도까지 1년에서 2년 가량 걸리기 때문에 최근 가파른 수주 증가는 향후 실적에나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실적 반영까지 재정적으로 공백을 버틸 수 없게 되자, 삼성중공업은 무상감자와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4일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5746억원, 영업손실 506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13.8% 감소하고, 영업손실은 960.3% 확대됐다.
적자폭 확대는 강재가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과 공사손실 충당금 및 고정비 부담, 재고자산 드릴십 5척에 대한 평가손실 등을 반영한 결과라고 사측은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과 저유가 영향으로 수주가 급감해 2022년까지 도크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도크 가동율을 높이기 위한 긴급 물량 확보 과정에 일부 선종에서 발생한 공사손실 충당금을 1분기에 설정하게 됐다는 것.
여기에 올해 상반기 강재가 인상이 예상 폭을 훨씬 웃돌아 제조원가가 크게 상승하며 적자 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유럽계 매수처와 드릴십 3척의 매각에 합의했지만, 지난달 말 계약금 입금 기한이 경과하면서 재고자산 공정가치 평가에 따른 손실을 1분기에 인식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기존 협상처를 포함해 복수의 다른 매수 희망처와도 매각 및 용선 협상을 다각도로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삼성중공업 측은 강조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 삼성중공업
◆1분기 수주 잭팟에도…실적 반영까지는 1~2년
올해 초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우리나라 조선업계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이 곳곳에서 비춰졌다.
지난달 5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 자료를 인용, 올해 1분기 전 세계 발주량(1025만CGT) 가운데 국내 조선사들이 532만CGT를 수주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약 52% 수준으로, 선박 2척 중 1척이 한국산인 셈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올해 1분기에만 42척, 51억 달러(5조7000억원) 수주를 기록하면서 수주잔고를 2015년 이후 최고 수준인 16조2000억원까지 늘렸다. 지난 3월에는 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한번에 수주한 2조8100억원 규모 계약을 따내면서 단일 수주계약 사상 최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는 몇년 후에나 실적에 적용되는 수치로, 업계가 수주 가뭄에 시달렸던 몇 년 사이를 감안하면 당분간 자린고비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사업 전망을 기존 매출 7조1000억원에서 6조9000억원으로 낮춰 잡은 점도 이와 연관되는 부분이다. 사측은 올해 영업손실을 7600억원대로 예상했다.
상황이 이렇자 이날 삼성중공업은 재무구조 개선 목적으로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 및 우선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하는 액면가 감액 무상감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감자를 통해 발생한 납입자본금 감액분 2조5000억원을 자본잉여금으로 전환해 향후 자본잠식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약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다음달 22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식수를 늘리는 안건이 승인된 후 상세 일정과 발행주식 수 등 세부 사항을 확정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번에 계획하고 있는 증자와 감자는 유동성 문제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수년간 지속된 적자로 인해 악화된 재무구조를 선제적으로 개선하는 한편, 미래 경쟁력 강화에 꼭 필요한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한 결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