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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된 '이재용 체제'…삼성에게 남은 변수는?

'삼성생명법' 처리 여부에 따라 지배구조 다시 약화될 가능성 잔존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5.03 14:32:34
[프라임경제] 삼성 일가가 지난달 30일 상속세를 신고하고 신고세액을 납부함과 동시에 고 이건희 회장의 주식상속 배분까지 완료하면서 상속 절차를 마무리했다. 특히 이번 유산 상속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이 한층 공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박용진·이용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6월 각각 대표 발의한 '삼성생명법(보험업법 개정안)' 처리 여부에 따라 삼성 일가가 상속을 통해 강화했던 지배구조가 다시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삼성 일가, 유산 배분 평화롭게 마무리

삼성그룹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이뤄져 있다. 그룹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028260) 최대주주이지만, 삼성생명(032830) 지뷴율이 낮아 그룹 내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선 삼성생명의 지분율 확대가 절실했다. 

삼성 일가가 고 이건희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50%를 이재용 부회장에게 몰아줘 삼성전자 지배력을 끌어 올렸으며, 이외 삼성전자 등의 지분을 법정 상속비율대로 상속했다. ⓒ 연합뉴스


삼성 일가는 이 부회장 약점으로 꼽히는 삼성생명의 지분율 확대를 두고 이건희 회장의 지분 '양보'를 통해 해결했다. 실제로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은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을 상속받지 않기로 했으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또한 양보를 택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 일가의 삼성생명 지분 양보에 힘입어 이 회장의 삼성생명 지분 50%를 상속받았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 최대주주이자 삼성생명 개인 최대주주, 삼성전자(005930) 개인 2대 주주가 됐다.

이외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SDS(018260)에 대해서는 법정 상속비율대로 상속이 이뤄졌다. 특히 삼성전자 지분 0.91%를 갖고 있었던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은 2.30%의 지분율로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삼성물산과 삼성SDS 주식상속 과정에서 홍 전 관장은 약 180만주(0.96%)의 삼성물산 주식을 취득해 새롭게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렸고, 기존 삼성물산 주주였던 세 남매는 각각 120만주씩 늘어났다. 이에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17.33%에서 17.97%, 이 사장과 이 이사장은 5.55%에서 6.19%로 늘었다.

이건희 회장이 0.01%를 갖고 있던 삼성SDS 지분 역시 법정 상속비율과 거의 일치하게 삼성 일가에게 상속됐다.  

당초 재계에서는 삼성 일가가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 강화를 목적에 두고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전량을 이 부회장에게 단독 상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삼성 일가는 삼성생명 지분을 통한 삼성전자 지배력을 이 부회장에게 몰아주고, 삼성전자 지분을 법정 상속비율대로 상속하는 것을 택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지분을 법정 비율대로 상속한 것은 삼성 일가가 이 부회장 상속세 부담을 줄여줌과 동시에 재산권을 둘러싼 유족 간 불화를 사전에 차단하는 최선의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 개정안 통과 가능성 낮게 봐

삼성 일가 지분 상속이 잡음 없이 마무리되면서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강화됐다. 그러나 향후 삼성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보험업법 개정안이 주목받고 있다. 

이 개정안은 삼성생명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일명 '삼성생명법'으로 불린다. 이렇게 불리는 데는 이 법이 사실상 삼성생명을 겨냥하고 있다는 주장에 따른 명명이다. 

삼성 일가가 고 이건희 회장의 주식상속 배분을 마무리한 가운데, 향후 삼성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인 보험업법 개정안이 주목 받고 있다. ⓒ 연합뉴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과 채권을 총자산의 3%만 보유할 수 있는데, 이 주식·채권 보유액을 취득 당시 가격으로 평가한다. 반면 개정안의 주된 내용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액을 '시가'로 평가해 한도를 총자산의 3% 제한토록 한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8.51%(5억815만7148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해당 주식을 취득할 당시 가격은 5444억원으로 총자산의 3%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종가 기준으로 해당 주식의 시가는 41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개정안이 통과될 시 지난해 말 기준 삼성생명의 총자산은 310조원이기 때문에 삼성생명은 총자산의 3%, 약 9조3000억원을 초과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따라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주식 32조원(지분 6.6%) 가량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

이처럼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팔게 되면 삼성전자에 대한 삼성생명의 지배력 역시 약화된다. 즉, 삼성 일가가 양보를 통해 이 부회장 그룹 지배력을 높인 게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할 상황에 놓이면 이를 삼성물산에 넘길 것이라고 전망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이 삼성생명법안 통과 가능성 및 지배구조에 끼칠 영향력을 낮게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이건희 회장 보유 주식 상속 비율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첨언했다.  
   
뿐만 아니라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최장 7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어 30조원이 넘는 지분을 곧바로 매각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이 법은 보험사가 지분 매각으로 재무건전성이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판단하면 기존 5년에 2년을 더해 매각을 유예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때문에 다른 해법을 마련하기에도 시간적 여유가 충분해 영향을 많이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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