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역대 경제인 사면 사례로 살펴본 이재용 '사면' 가능성

文 대통령, 사면 단행 시 공약으로 내세웠던 원칙 스스로 폐기하는 꼴

오유진 기자 | ouj@newsprime.co.kr | 2021.04.27 17:30:37
[프라임경제] 정재계를 비롯해 종교계에서도 정부에 직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을 요청하고 나섰다. 본지는 각계의 이재용 부회장 사면 요구가 현실화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 좇고자 역대 주요 경제인들의 사면 사례들을 짚어봤다. 

◆선례 존재…이재용 부회장 '역할론' 대두

이명박 정부에서는 임기 첫해인 2008년에 광복절 특사가 이뤄졌다. 당시 경제 5단체는 광복절 일주일 전 경제인 사면 건의안을 청와대와 법무부에 제출했고, 이 건의가 받아들여져 사면이 단행됐다. 사면 명단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2009년 정부 과천 청사에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특별 사면을 발표하는 모습. ⓒ 연합뉴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는 2009년 경제인에 대한 '원포인트' 특별사면·복권이 이뤄지기도 했다. 당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선 대한민국 국적의 국제올림픽위원회(이하 IOC) 위원이었던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활동 없인 힘들다는 목소리가 형성됐고, 이명박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의 IOC 위원 자격을 회복할 수 있도록 경제인 단독 사면을 최초로 단행했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의 특별사면을 두고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며 특혜 논란이 들끓었다. 이에 정부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직전 IOC 총회가 개최되는데, 그 자리는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중요한 기회다"라면서 특별사면 당위성에 대해 직접 설명하며 이 같은 논란에 정면돌파를 시도했고, 결국 2018 동계올림픽 유치를 이끌어냈다.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부친인 이 회장의 선례를 들면서 경제인 한 명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근거로 이 부회장의 사면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 사태 해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확보를 위해서라도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 부회장의 '역할론'을 전면에 앞세우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사면해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이 부회장의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 연합뉴스


실제로 한국경영자총협회·대한상공회의소·중소기업중앙회·한국무역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5개 경제단체는 청와대 소관부서에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27일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건의서에서 이건희 회장 사례를 들진 않았지만 "치열해지는 반도체 산업 경쟁 속에서 경영을 진두지휘해야 할 총수 부재로 과감한 투자와 결단이 늦어진다면 그동안 쌓아 올린 세계 1위의 지위를 하루아침에 잃을 수도 있다"면서 이 부회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글로벌 산업의 주도권을 갖기 위해 함께 나아가야 할 중요한 시기다"며 "과감한 사업적 판단을 위해선 기업 총수 역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감대 형성이 우선" 신중한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는 2014~2016년 세 차례에 걸쳐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그중 두 번이 광복절 특사였다. 특히 광복 70주년이었던 2015년에는 6572명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다. 이 명단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 등 경제인 14명도 이름을 올렸다.

2016년에도 광복절 특사가 이뤄졌다. 당시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났는데, 이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는 이재현 회장이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재상고를 포기했기 때문.

특별사면 대상은 형을 확정받은 사람에 한정해 이뤄진다. 이로 인해 광복절 특사를 앞두고 재상고를 포기한 이 회장과 정부 간 사전 교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17년 5월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4년 만에 공식행사에 참석한 모습. ⓒ 연합뉴스


이재용 부회장은 1월 형이 확정된 이후 이재현 회장과 마찬가지로 재상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광복절 특사는 8월15일 이뤄지기 때문에 이재현 회장 사면을 두고 제기됐던 동일한 의혹이 제기되진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의 재상고 포기 결정에 대해 선례에 따라 광복절 특사를 염두한 선택이라 주장키도 했으며, 형법상 형기의 3분의 1을 채우고 교정성적이 양호하면 가석방 자격을 갖기 때문에 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도 제기된 바 있다. 
   
이처럼 역대 정부에서 이뤄진 경제인 사면은 사회적 여론이 우선적으로 형성된 이후 광복절과 부처님 오신 날, 성탄절과 같은 특별한 시기에 이뤄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론도 이 시기와 맞물려 제기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사면이 단행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사면권 행사자인 대통령의 의중이다. 그러나 그간 문재인 대통령은 사면권 행사에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앞서 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부터 뇌물·알선수뢰·알선수재·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 범죄자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실제로 문재인 대통령은 정치인과 경제인 등 유력 인사들의 특별사면을 제한적으로 단행했다. 특히 경제인에 대한 특별사면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유력인사로 분류되는 인물 중 유일하게 정봉주 전 의원만 2017년 12월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청와대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 청와대


문 대통령이 각계에서 요구하는 대로 이 부회장의 사면을 단행할 경우 공약으로 내세웠던 사면 원칙을 스스로 폐기한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이로 인해 정부는 이 부회장 사면을 두고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이재용 부회장 사면 관련해 "현재까지는 검토한 바 없으며, 현재로서는 검토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각계에서 이 부회장 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연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이에 대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