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16일 전북 전주지방법원에서 공판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횡령·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무소속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21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전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친정의 동료 의원들에게 억울하다는 내용을 담은 서신을 보내며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앞서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이 의원 체포동의안에 대한 표결 여부를 논의할 계획이다.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국회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집행되려면 우선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가결해야 한다.
앞서 전주지검은 지난 9일 이스타항공 창업주로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 이상직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전주지법은 정부에 체포동의 요구서를 제출했다.
체포동의안은 지난 19일 국회에 보고됐으며 보고 시점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에 부치게 돼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의원과 일가의 횡령·배임 피해 금액은 555억원에 달한다. 횡령 혐의 중엔 회사 자금 1억1062만원을 들여 딸에게 포르쉐 마칸 GTS 자동차를 리스해 준 내역도 있다. 이 의원의 딸은 전 이스타홀딩스 이수지 대표다.
이스타항공의 회삿돈은 이 의원 딸이 개인적으로 사용할 서울 여의도 소재 오피스텔 임차료(9247만원)에도 들어갔다.
지난 2017년 7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이 의원이 딸 이수지 대표와 조카인 이스타항공 재무팀장 이모씨와 공모해 횡령한 이스타홀딩스 자금은 총 2억309만원에 달한다.
이 의원이 자신과 딸 등이 주거지로 사용할 서울 성북동의 45억원짜리 고급 빌라의 가계약금(5000만원)을 관계사인 비디인터내셔널 자금으로 지불한 내역도 드러났다. 비디인터내셔널 이경일 대표는 이 의원의 친형이다.
임일수 전주지검 검사는 "횡령·배임 피해금액이 약 555억원에 이르고 범행으로 인한 이익은 온전히 이 의원과 그 일가에게 귀속됐다"며 "(이 의원은) 대부분의 범행을 부인하고 구체적인 실행은 실무자들이 담당했다며 책임을 전가하거나 회피하는 진술로 일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범행을 공모했거나 실무를 담당한 전·현직 회사 관계자들의 진술, 주식이동 일지, 문자메세지·이메일 등 범행 과정이 기재된 객관적 증거, 회계 분석 및 계좌추척 결과 등 다수의 증거들에 의해 범죄사실이 명백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발생시켰고, 이러한 손해는 이스타항공의 경영 부실로 이어져 회사를 회생개시절차를 밟게 했다"며 "이 과정에서 이스타항공 직원 600여명을 해고하고 체불한 직원 임금과 퇴직금은 600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사고난 딸 안전 위해 스포츠카 브랜드를?…이상직 황당 해명
이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9일에는 과거 알고 지낸 의원들에게 친서를 보내 '검찰의 오만하고 자의적이며 폭압적인 탄압'이라고 호소하며 자신을 방어했다. 이에 대해 국회 내부에서도 설득력 떨어지는 변명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 의원은 친서에서 '존경하는 선후배·동료 의원님 여러분'이라며 운을 떼고, "전혀 근거 없는 검찰의 일방적 견해다. 검찰이 제가 횡령했다고 적시한 금액은 2017년 이전에 모두 변제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빼돌린 돈을 다시 회사에 돌려줬다고 해도 횡령 혐의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이 의원은 딸의 포르쉐 마칸 GTS 자동차 리스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급한 혐의에 대해서는 과거 교통사고를 당한 딸을 위해 사줬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했다. 애초 포르쉐는 '스포츠카'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독일의 고급 자동차 제조업체다.
이 의원은 "딸이 중학생일 때 큰 교통사고를 당해 중환자실에서 기적적으로 회복했다"며 "교통사고에 대해 극심한 두려움을 가진 딸은 주변 사람들이 사고를 당해도 비교적 안전한 차라고 추천한 외제차를 할부로 리스해 회사 업무용 차량으로 사용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자동차 전문가는 "차량 구매에 있어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면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인 포르쉐의 마칸 GTS 말고 다른 선택지가 얼마든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이 의원이 체포동의안 통과를 막기 위해 지속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는 가운데, 174석의 제1당인 민주당 동료 의원들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의원은 "불체포특권 뒤에 숨지 않겠다. 일반 국민과 똑같이 자진 출석해 영장실질심사에 당당히 임하겠다"며 "엄중한 시기에 여러분께 구속영장 발부를 위한 체포동의안 표결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우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