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증권거래소 앞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 쿠팡
[프라임경제] 이달 말 진행될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 발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수조원대 적자 기업'에서 최근 뉴욕 월스트리트에 입성한 쿠팡이 새로 대기업집단에 편입될 예정인데요.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비 트렌드 수혜를 제대로 받은 쿠팡은 지난해 자산총계 5조119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대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해서는 '역차별 논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쿠팡이 이른 바 '주인 없는 기업'으로 불리는 '총수 없는 대기업집단'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아서 인데요.
총수(동일인)는 기업의 실질적 지배자로 여겨집니다.
먼저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우, 창업자가 지배력이 있는 것으로 간주돼 이들이 모두 총수로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처럼 IT벤처에서 시작해 성장한 쿠팡의 경우,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의 국적이 '미국'이라는 점이 달라 총수 지정을 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네이버에 대한 지분을 3.7%에 불과한 반면, 김 의장은 최근 쿠팡 상장과 함께 지분 10.2%를 확보했죠. 게다가 김 의장이 가진 주식은 모두 차등의결권이 부여된 '클래스 B 보통주'라 의결권은 76.7%에 달합니다. 수치로만 보면 회사 지배력 측면에서 김 의장이 월등히 높아보이는데 현실은 '딴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동일인 지정 제도를 놓고 '낡은 규제'라는 비판도 크지만 일단 현존하는 제도인 상황에서, 비슷한 업종과 규모의 회사들임에도 국적 여부에 달리 제한을 둔다는 점은 '역차별 논란'까지 낳고 있습니니다.
창업자이자, 많은 의결권을 가진 김 의장의 국적이 미국이다보니, '쿠팡은 어느 나라 회사냐'에 대해서도 말이 많습니다.
쿠팡은 쿠팡은 본사가 한국에 있고, 국내에서 세금도 내고 있다며 '한국 기업'임을 강조합니다. 이번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할 때도 쿠팡은 거래소 건물에 커다란 태극기를 게양했죠.

쿠팡 상장 후 뉴욕증권거래소에 태극기가 게양돼 있다. ⓒ 쿠팡
하지만 한국 정부의 수장을 비롯해 국내 금융기관마저 상장한 쿠팡을 '미국 기업'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쿠팡의 미국 뉴욕 증시 상장에 대해 "미국 기업이 미국에 상장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달 공개 석상에서 "쿠팡은 대주주가 외국계 펀드고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기업이어서 미국에 상장하는 게 자연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앞선 언급처럼 이들이 쿠팡을 미국 기업이라고 본 데는 본사 소재지보다 모회사 설립 위치나 주주 구성 등에 주목한 모습입니다.
일단 쿠팡이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를 보면, 현재 쿠팡 Inc.의 본사는 서울 송파구가 맞습니다. 하지만 쿠팡 지분을 100% 가진 회사는 '쿠팡 Inc.'. '쿠팡 Inc.'는 본래 미국 델러웨어에서 설립됐죠.
쿠팡 Inc.의 이사회 구성원은 사내이사 6명, 기타 비상무이사 4명, 사외이사 2명으로 총 12명. 이 중 한국 국적 소유자는 강한승·박대준 쿠팡 대표 등 2명에 불과합니다.
쿠팡 Inc.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한 김 의장도 한국계 미국인이고, 최고기술책임자 투안 팸과 최고재무책임자 고라브 아난드도 미국 출신입니다. 기타비상무이사로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운영하는 펀드매니저 리디아 제트 등 투자자들이 맡고 있죠.
때문에 한국에서 번 돈으로 모회사를 위한, 해외 출신 경영·이사진을 위한 '배당잔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벨기에에 있는 주류회사를 모회사로 둔 오비맥주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실적 악화에도 2년 연속 4000억원대의 배당금을 모회사 앤하이저부시 인베브에 지급한 최근 사례가 이러한 걱정에 힘을 싣습니다.
그러나 쿠팡이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쿠팡은 일단 "가까운 미래에 배당금을 지급 할 의도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앞선 시각들과 달리 법조계 한 관계자는 "지분 구성이나 임원진 구성 등은 유동적일 수 있다"며 "세금 부과 기준인 본사 위치가 기업의 국적을 논할 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그만큼 단순한 잣대로 회사의 국적을 단정하기 어려운 시대인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하지만은 않은 형태를 띤 쿠팡이 오랜 국적 논란을 딛는 방법 중 가장 좋은 수는 한국 시장에서의 '정말' 좋은 일자리 창출, 한국 시장에 대한 다양한 투자가 아닐까요. '한국판 아마존'으로 주목받은 쿠팡이 당당히 '한강의 기적' 주류로 거듭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