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가에서 의무적으로 강제하는 보험상품에 금소법을 적용하는 게 과연 맞는지 의문이다" GA 대리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자동차보험 가입에도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이 적용되는 상황이 못마땅하다.

보험대리점 자동차 업무 담당 C씨는 금소법 이후 처리해야 할 서류들이 많아 업무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 김기영 기자
지난달 25일 시행된 금소법은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춰, 금융사에 대한 잣대 강화를 골자로 하고 있다. 보험업계에선 '소비자 보호'라는 대전제에 공감하지만, 상품별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모든 상품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영업 경력 20년차인 B 설계사는 "DLF 손실과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환매중지 사태 등이 터지면서 소비자 권리를 강화하자는 취지로 금소법이 시행된 것"이라며 "이 같은 배경에서 판단할 때 △펀드 △종신보험 △저축성보험 등이 적용 대상이 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은 성격 상 금융상품과 거리가 먼데, 금소법을 적용하는 상황이 이해가 안 간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보험대리점 자동차 업무 담당 C씨의 경우 "자동차 보험은 손익이 정해지지 않은 금융상품과 달리 정액의 소멸성 상품임에도, 금소법이 적용돼 고객안내와 서류처리 등 불필요한 절차가 늘었다"며 "심지어 1년 단위로 갱신해야 하는데, 매년 반복적으로 이 절차가 추가돼 관계자는 물론 고객도 불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보험협회 관계자 역시 이 같은 현장의 불만을 인지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최종수 손해보험협회 부장은 "모든 보험 상품에 금소법을 적용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단기성 △소멸성 △반복성 상품인 자동차 보험은 예외로 둘 것을 금융위에 건의했다"며 "설계사 입장에서는 충분히 느낄만한 애로사항이고, 협회에서도 예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위 입장을 신속하게 확인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금소법 적용범위에 대한 불만 외에도 금융당국의 미흡한 관리와 징벌적 과징금 확대가 영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았다.

GA 대리점을 운영 중인 A씨는 설계사들에게 금소법 관련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김기영 기자
A대표는 "금융당국이 명확하고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아 설계사에게 명확한 지침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금소법 시행에 따라 보험사별 청약서만 늘고 있는 상황일 뿐, 명확히 어떻게 하는 게 옳은지조차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에서는 업계 관계자와 조율을 거쳐 오는 6월까지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다. 가이드라인이 배포되기 전까진 각 금융사별로 금소법을 해석한 가이드라인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험대리점 내 책상마다 GA 사에서 내려준 금융소비자보호법 가이드라인을 볼 수 있었다. = 김기영 기자
또 다른 설계사 D씨는 "4~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청약서가 3배 이상 늘었고, 절차도 까다로워 지는 등 금소법과 별개로 이미 보험업계에선 소비자 보호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 왔다"며 "이 같은 현실은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 금소법 적용으로 업무가 과중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서 "금소법에 따라 징벌적 과징금 규모가 확대돼 설계사들이 공포를 느끼고 있다"며 "이 때문에 영업환경이 방어적이고 소극적으로 위축되고 있다"고 푸념했다.
보험업계에선 금소법 취지엔 공감하고 있지만, 업계 상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강하다. 아울러 과징금 확대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최선책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강화된 규제가 몰고 온 각박해진 영업환경에 조심스러워 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