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김형오 한나라당 의원이 28일 오전 국회의장직 도전의사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미 출마 공식 선언을 마친 안상수 의원과 김 의원의 2파전이 불가피해졌다.
여당몫인 의장직은 3부 요인으로 분류되는 명예로운 자리. 한나라당에서도 가장 선수가 높고 영향력이 큰 정치인들이 탐을 낼 만한 자리다.
이번 18대 국회 상반기 의장을 놓고 벌어지는 김형오-안상수 의원간 쟁탈전은 여러 모로 흥미롭다. 5선인 김 의원이 '순리론'을 내세우고 있고 안 의원은 '지역안배론'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 그 전 같으면 선수 우선 원칙이 강하게 작용, 김 의원이 '무혈입성'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안 의원이 다크호스로 부상하면서 결국 경선까지 가게 된 것이다.
안 의원이 자신있게 도전하는 것은 선수보다 능력이 우선 한나라당이 공천 혁명으로 인해 원로층이 얇아져 비중있는 거물들이 충분치 않은 정국과 무관치 않다. 단순히 수치상으로 다선 의원층이 얇아진 데 그치지 않고, 선수가 모든 걸 말해준다는 법칙으로부터 한나라당이 자유로워지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안 의원의 지역 안배론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도 한나라당의 상황이 변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수도권에서 원내대표가 나왔고, 당대표는 영남에서 차지할 것으로 보이니(박희태 의원이 가장 유력한 상황) 의장을 수도권에 내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게 안 의원측 논리다. 그 전 같으면 다른 자리가 수도권대 영ㄴ마 비율이 1:1로 배분이 이뤄진 상황이라면 의장직을 수도권이 아닌 영남이 차지하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졌겠지만, MB정권이 들어선 이래로는 이미 당의 비중이 영남당이 아닌 수도권당으로 바뀐 추세라 오히려 지역안배론이 수도권쪽의 무기가 되고 있다.
이번 경쟁에서 어느 쪽이 승리하든 한나라당의 실세들이 경쟁 끝에 들어서는 만큼, 의장직 수행에 한결 무게가 실릴 전망이다. 국회의장직은 정치은퇴가 가까운 원로가 가는 명예로운 자리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실세형 정치인이 가고싶어 하고 의욕적으로 일을 하는 보직이라는 인식이 이번 의장직 경선을 통해 당 안팎에 뿌리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 비준 논의 등 굵직한 현안들까지 18대 국회 초반을 장식할 것으로 전망돼 이들을 다룰 이번 의장직 경선은 두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결륜과 소신을 한껏 피력하는 화려한 무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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