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롯데그룹이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롯데지주(004990)는 공시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부연했지만 사실상 바이오 사업 진출을 인정한 것이다.
◆엔지켐생명과학 인수 논의…삼성과 SK 성공 '자극제'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이날 엔지켐생명과학(183490)의 지분을 확보해 주요 주주로 올라서는 방안과 별도의 조인트벤처를 설립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 중이다.
롯데가 신사업 검토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그룹에서 4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유통이나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화학의 턴어라운드가 무엇보다 시급하기 때문이다.
롯데쇼핑(023530)의 지난해 매출은 16조1844억원으로 전년대비 8.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9.1% 줄어든 3461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의 실적도 부진했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매출은 12조2230억원으로 전년대비 19.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3569억원)은 무려 67.8% 감소했다.
삼성과 SK의 성공이 자극제가 됐다고 시각도 있다. 바이오산업은 유통, 화학과 비교하면 경기에 덜 민감한데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SK바이오팜(326030),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 등 대기업 집단의 성공적인 바이오산업 진출도 자극제가 됐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반면, 바이오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케미칼은 공시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관해 인지한 바 없으며, 해당 사항에 대해 현재 검토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롯데케미칼이 부인하고 나선만큼 바이오 사업은 다른 계열사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후보군으로는 롯데제과와 롯데정밀화학이 거론된다.
롯데제과는 지난 2011년 롯데제약을 인수하고 현재 건강식품 전문 브랜드인 롯데헬스원도 운영하고 있다. 만약 바이오 사업을 접목할 경우 헬스원에서 유통하는 상품을 만드는 롯데그룹의 중앙연구소가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엔지켐생명과학의 협력도 검토 중인 상황"이라며 "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닥 상장사 엔지켐생명과학은 1999년 창업한 신약개발 벤처기업으로, 원료 의약품과 글로벌 건강기능식품 개발·생산, 신약 개발 사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충북 제천에 2개 GMP 생산 공장과 글로벌 신약개발연구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2012년 10월 준공한 제2GMP공장에서는 Non-Cephalosporin, 원료의약품과 세계 최초 면역조절 건강기능식품 '록피드'를 생산·판매해 오고 있다.
◆5조 이베이코리아 인수 본격 참여…외부 전문가 영입 계획도 공개
롯데는 몸값 5조원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적극 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온과 시너지를 더해 급변하는 온라인 유통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은 23일 서울 롯데빅마켓 영등포점에서 열린 51회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충분히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인수를 검토하기 위해 IM(투자설명서)을 수령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시를 통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계열사 통합 이커머스 '롯데온'을 내놓고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출범 1년이 가까워진 현재까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9% 하락한 16조 1843억원, 영업이익은 19% 하락한 346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온이 몸값 5조원으로 추정되는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이 16%까지 수직 상승한다. 새로운 유통환경에 경쟁할 수 있는 체력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강 대표는 롯데온에 외부 전문가 영입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이커머스에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를 내 주주들에게 죄송하다"며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그룹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커머스를 별도 사업부로 분리할 계획이 있느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는 "롯데온은 2018년 롯데닷컴에서 출발해 그룹의 주력으로 키우기 위해 합병했다"며 "신세계와 다른 전략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구조조정을 지속할 방침이다.
강 대표는 "지난해 전체 매장 30%에 이르는 약 200곳 구조조정을 계획했다"며 "약 120개 점포의 구조조정을 완료했고 향후 2년간 추가로 진행해 이익 중심 성장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단순히 디지털 역량 강화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사업 전반에 디지털 전환에 기반한 사업 혁신을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사내이사(강희태·강성현·최영준·전미영) 선임의 건 △사외이사(김도성)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110억원) △임원 퇴직위로금 지급 규정 개정의 건이 통과됐다.
한편,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주관한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입찰에는 롯데와 이마트(139480), SK텔레콤(017670), MBK파트너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