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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덕환 교수 "전해수기, 자칫 잘못하면 폭발 가능"

'제2의 가습기 살균제' 발발 가능성 주목…"인체에 안전한 살균제는 없다"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21.03.12 17:56:34
[프라임경제] 올해 초, 전해수기 업체들의 '수돗물 만으로 99.9% 살균'이라는 홍보 문구가 소비자 기만 논란에 휩싸였다. 문구와 달리 실상은 살균 효과가 매우 미미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올해 초 이같은 표현에 대해 문제제기하고 환경부에 표시·광고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했다.

환경부도 팔을 걷어 붙였지만, 12일 현재 여전히 전해수기 업체들은 '수돗물 만으로 99.9% 살균'이라는 표현을 놓지 못하고 있다.

12일 온라인 마켓에 올라온 유명 전해수기업체의 광고 이미지.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오인 우려가 있는 광고 문구로 본 '수돗물만으로 99% 살균·탈취'라는 표현이 여전히 적혀 있다. ⓒ 프라임경제


전해수기 속 액체의 살균력을 높이는 방법이 있다. 소금 등의 첨가물을 넣으면 된다. 광고 문구처럼 99.9%의 살균력을 자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소금을 넣었기 때문에 '수돗물만'도 아니고, 성분상으로도 '가정용 락스'와 동일하다. 물과 소금이 들어갔다고 해서 전해수기 속 액체를 '소금물'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전해수기가 생산해 내는 전해수의 화학적 용어는 차아염소산나트륨(차아염소산 또는 하이포염소산)이다. 차아염소산나트륨은 화학제품 안전법상 '살생물물질'로 분류된다. 

살균력을 끌어 올린 전해수는 전혀 '무자극'이 아닌데 전해수기 업체들은 '무자극'이라는 자극적인 홍보 문구를 쓰고 있다. 소비자들은 여기 속아 넘어가기 쉽다.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올라온 한 전해수기 제품 설명에 '무자극' '유아용품살균'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 프라임경제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 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는 그의 연구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전해수기 사용에 있어 기업의 양심에 기대하지 말고 소비자가 똑똑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교수는 서울대학교 화학과 학사 및 석사 학위와 미국 코넬대학 이학박사 취득하고 프린스턴대학 화학과에서 박사 및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서강대 교수에 이어 동대 명예교수로 역임한 '화학·과학 분야 권위자'다. 

그는 2460여편의 칼럼과 논문을 발표하며 인문사회와 과학기술 융합연구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해 유미과학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살균제는 인체에 유해하므로 섭취와 흡입이 금지된 물질"이라며 "'인체에 안전한 살균제'란 있을 수 없다. 그런 말이 있으면 거짓말이라고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해수에 대해서는 "농도만 다를 뿐 락스와 똑같다"며 "락스는 농도가 정해져 있고, 전해수기 속 하이포염소산은 기기 성능과 어떤 수돗물을 쓰느냐, 소금을 첨가하느냐 등에 따라 농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특히 대다수 전해수기가 분사형이라는 점도 인체 유해성을 높인다고 바라봤다. 독성 물질이 신체에 들어가는 방법은 접촉·섭취·흡입 세 가지인데, 흡입시 독성 물질 방어가 가장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교수는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면역 시스템으로 웬만한 독성 물질을 막아 주고, 입 속 침과 위액, 소장 점액질들도 독성 물질을 어느 정도 막아준다"며 "하지만 호흡과 관련해서는 코에서 기관지까지의 점액질만 있을 뿐 폐포는 피부가 그대로 노출돼 있어 면역 측면에서 가장 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독성 물질이 있는 소독 성분을 방안에 뿌리고 이를 흡입하는 것은 폐포를 망가뜨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화학·과학 커뮤니케이션 명예교수가 그의 연구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프라임경제


이 교수는 전해수기 폭발 가능성도 제기했다. 일종의 '수소기체폭발'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물을 전기분해할 때 전압과 전류량에 따라, 어떤 화학 성분을 넣는지에 따라 생산물이 달라진다"며 "소금을 첨가하면 하이포염소산이 생성되며 동시에 수소와 산소가 만들어지는데 수소가 모여있다가 불씨가 당겨지면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해수기 업체들은 전해수기의 차아염소산나트륨 농도를 조절하므로 유해성이 없다는 입장이나, 환경부는 '수돗물만 사용해 낮은 함량으로 살균 물질이 생성되는 경우' 역시 "자주 사용하고 많이 사용하면 위해할 수 있다"고 지난 1월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전해수기가 '제 2의 가습기 살균제'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며 다음과 같은 말을 강조했다. 

"가습기 살균제 업체들이 정확히 그렇게 이야기 했었다. '충분히 농도를 낮춰서 어린이에게도 안전하다'고. 이제는 소비자가 깨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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