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신세계그룹이 5년 만에 소주 사업을 철수하고, 맥주 시장에 뛰어든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자회사 제주소주는 이달 초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지난 2016년 185억원을 들여 인수한 지 5년 만이다.
제주소주는 지난 3일 임직원 설명회를 통해 사업 중단을 공지하고, 같은 날 공장 생산도 멈췄다. 수익성과 효율성을 고려해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는게 신세계그룹 측의 설명이다.

제주소주가 이달 초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 제주소주
제주소주는 지난 2016년 신세계그룹(이마트)이 주류강화를 위해 인수한 사업이다.
대표 상품은 '푸른밤(알코올 도수 16.9도의 푸른밤 짧은밤·20.1도의 푸른밤 긴밤)'이다. 푸른밤 소주는 일명 '정용진 소주'라고 불리며 출시 4개월 만에 300만병이 판매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제주소주를 인수한 후 약 700억원을 투자하며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난항을 겪으며 매년 적자 규모가 커졌다. 2019년 영업손실 141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도 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그룹은 주류 전문 계열사인 신세계L&B와 이마트 등이 제주소주 임직원을 재고용하는 방식으로 고용을 승계할 예정이다. 현재 제주소주는 대표이사를 포함해 총 69명의 임직원이 제주와 서울에 재직 중이다.
제주소주 생산 공장과 건물 등 유형자산에 대한 향후 처리 방안은 논의 중이다. 신세계 측은 "제주소주 법인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 자산을 활용할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소주 사업을 접는 대신 맥주 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허청 키프리스에 따르면 신세계L&B는 지난달 2일 렛츠 프레시 투데이(Lets Fresh Today)라는 이름의 상표를 신규 출원했다.
새롭게 론칭하는 수제맥주는 캔과 병맥주 등으로 공급되는 자체 브랜드다. 맥주 론칭은 롯데칠성음료 1호 맥주인 '클라우드'를 론칭한 우창균 신세계앨앤비(L&B) 대표 겸 제주소주 대표가 주도한다.
맥주 생산은 해외 맥주 브루어리를 발굴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들여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PB 브랜드 와인인 '도스 코파스'도 해외 와인 양조장에서 공급받고 있다.
렛츠 상표로 출시되는 맥주는 이마트, 이마트24 등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을 통해 우선 판매할 예정이다.
정용진 부회장이 야심차게 인수한 신세계 야구단과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야구장 내 편의점과 관중석을 돌아다니며 맥주를 판매하는 '비어보이' 등을 통해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매출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신세계L&B가 들여오는 맥주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3강 구도를 그리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카스를 앞세운 오비맥주의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50%대다. 이어 하이트진로가 30%대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누적판매량 13억병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오비맥주 역시 신제품 '한맥'을 내놓으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국내 맥주 시장에 수제맥주 업체들까지 신규 플레이어로 뛰어들고 있어 과거보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점도 신세계에 부담이다. 특히 주류 시장의 경우 소비자들이 익숙한 제품을 꾸준히 소비하는 성향이 강해 신규 사업자 진입이 어렵다는게 주류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 3사가 가지고 있는 충성고객을 비롯해 최근 수제맥주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신세계가 가지고 있는 유통망을 통해 우선 판매가 이뤄지겠지만,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