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지난 16일 산재사고 현장을 방문해 유족과 국민들에게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다음날 최 회장은 오는 22일 열리는 산재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는 평소 있었던 허리 지병을 불출석 사유로 들었다. ⓒ 포스코
[프라임경제]
"제가 평소 허리 지병이 있어서···."
최정우 포스코(005490) 회장이 오는 22일 증인으로 채택된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 허리 통증을 이유로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같은날 포스코가 직원 사망사고와 관련해 최 회장이 유족과 국민에게 사과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사과에 대한 진심이 흐려지는 모양새다.
당시 최 회장은 "회장으로서 안전 경영을 실천할 때까지 현장을 직접 챙기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1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 회장은 전날 환노위에 산재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최 회장 본인은 허리 통증으로 참석하지 않는 대신 장인화 대표이사 사장을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시키겠다는 내용이다. 앞서 환노위는 지난 8일 최 회장을 포함해 산재가 수차례 발생한 기업의 대표이사 9명을 오는 22일 산재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사유서에서 최 회장은 "평소 허리 지병이 있어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 불편하다"며 "병원 진단을 받은 결과 2주간 안정가료가 필요하다는 의사의 권유로 국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인화 대표이사 사장이 위원님들께 이번 청문회에서 질의하고자 하시는 사항과 관련된 제반 업무 전반을 직접 담당하고 있어 그 내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므로 저만큼 명확하고 충실하게 의원님들의 질의에 답변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며 "양해해 주신다면 해당 청문회에 장 사장이 저를 대신해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하는 방안을 요청드리고자 한다"고 했다.
최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에 서울 강남구의 한 정형외과에서 발부받은 진단서를 첨부했다.
진단서가 발부된 날짜는 최 회장이 청문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17일과 같다. 이날은 포스코에서 '포스코 최정우 회장, 안전사고 대국민 사과'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낸 날이기도 하다. 해당 보도자료는 지난 16일 최 회장이 포항제철소 사고 현장을 직접 방문해 사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유족과 국민들에게 사과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당시 최 회장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회사의 최고 책임자로서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린다"며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 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해 특단의 대책을 원점에서부터 찾아보겠다"고 언급했다.
그것은 포스코를 위해 일하다 사고를 당한 어느 가정의 아버지, 혹은 가장이 숨을 거둔 그 자리에서 한 약속이자 사과였다. 하지만 하루 만에 산재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사유서를 내면서 최 회장에 대한 무책임론이 다시금 떠오르고 있다.
환노위는 최 회장에 대한 구인장 발부를 검토하고 있다.
현행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 제5조의2에 따르면 증인은 부득이한 사유로 출석하지 못할 경우 출석 요구일 3일 전까지 의장이나 위원장에게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또 제12조(불출석 등의 죄)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한편, 지난 8일 포스코 경북 포항제철소 원료부두에서 포스코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작업 도중 기계에 끼여 사망했다. 포스코 노동조합에 의하면 최 회장이 취임한 2018년 7월 이후 현장에서 숨진 노동자는 원청 5명, 하청 9명 등 총 14명이다. 이 중 고용노동부가 현재까지 산업재해로 판단한 인원은 8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