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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이어 송영길까지 문 이언주, 네이팜탄 혹은 출구전략

부산 선거판 후폭풍이 서울 보선은 물론 거물들 체면까지…'왝 더 독' 방향에 촉각

서경수·임혜현 기자 | sks@·tea@newsprime.co.kr | 2021.02.10 17:00:59

[프라임경제] '검은 돈 문제'를 정면 거론하면서 이번 4월 보궐선거판의 자정을 요구했던 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선 예비후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부산 보선에서 뛰는 인물이 서울 보선에까지 파괴력을 선보이는 보기 드문 상황이다. 

이미 재선 의원을 역임한 이 예비후보의 정치적 내공을 고려해도 상황의 흐름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보선 예비후보 외에도 다른 정치적 거물들까지 함께 겨냥해 파괴력을 높이고 있다.

본지는 이 예비후보의 지난 번 폭로 정국과 그 즈음 내려진 오거돈 전 부산시장 일부 무혐의(성추행 사실의 발표 시점을 조율했다는 의혹과 이것이 선거법 위반인지의 논란)가 맞물릴 경우, 장기적으로 파괴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보도한 바 있다. 이것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제 인생 가장 후회"라는데도 '출당'에 송영길 공세 추가

5·18 전야제 룸살롱 논란은 처음에는 우 예비후보의 자충수 정도로 받아들여졌다. 우 예비후보가 이 예비후보를 '철새'로 빗댄 것에 반격이 이뤄진 차원으로 본 것. 이 룸살롱 논란은 지난 2000년 5·18 전야제 참석차 광주를 찾은 586 정치인들이 유흥주점에서 술자리를 가진 일로, 방북 활동으로 유명한 임수경씨가 폭로하면서 널리 알려졌었다. 

이 예비후보의 공격에 우 예비후보는 바로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일"이라고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적 태도로 '낮은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 예비후보는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차원을 넘어선 상황에 우 예비후보가 말려들었음이 분명해진 것이다. 전날에 이어 10일에도 "룸살롱서 여성 접대부들과 질펀한 술판을 벌였던 다른 참석자들도 모두 정계를 은퇴하거나 퇴출시켜야 정의가 사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

그는 "여성들을 성적 도구 정도로 격하하면서 겉으로는 여성인권, 민주주의, 인권을 부르짖어온 586운동권의 위선과 이중성을 보여준다"고 이 사건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서 참가자들의 실명을 거론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 예비후보는 "우상호와 송영길, 김민석은 이미 21년 전에 퇴출됐어야 마땅했던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다시금 여의도에 들어와 활보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여성들에 대한 모독이자 국격을 훼손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에도 "이들을 출당시키기를 촉구한다"며 "그런 조치가 있어야만 다시는 민주당발 권력형 성범죄가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요구했다.

'오거돈 사퇴'와 '박원순 의혹'으로 한국에서 가장 큰 도시들의 수장 둘이 동시에 날아간 상황은 민주당에 뼈저리다. 보선에 후보를 내느냐 마느냐의 논쟁에서부터 현재의 보선 지지율 뒤집기 총공세까지, 힘겹게 뛰고 있는 민주당의 가장 덮고 싶은 부분을 헤집고 있는 것이다.

'김민석과 송영길, 우상호 등'의 목록은 하필 광주운동 기념일의 전날 밤, 여성 접대원이 나오는 술집에 간 정치인들 이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국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 인사들이었고 여전히 현실 정치에서도 대체재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비중을 갖는다. 민주연구원장을 지내고  21대 의원에 당선되며 화려하게 여의도 정치에 복귀한 인물(김민석)이거나, 인천시장을 거쳐 국회 외통위원장으로 "미국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이냐?"며 일갈하는 등 늘상 치열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거물(송영길)이 한꺼번에 도마에 오른 것이다.

굳이 이를 꺼내든 것이 20년 전 일을 굳이 꺼내온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재진행형 스토리텔링이 되고 있다. '부산과 오거돈 추문 논란' '서울과 박원순 의혹' 등으로 민주당이 갖는 4월 보선의 원인 제공 '원죄'라는 객관성 외에도 이를 적극 포착해 띄운 인물이 바로 '여전사 이언주'라는 주관적 효과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굳이 자신을 공격한 우 예비후보로 범위를 한정하는 대신, 다른 인사들까지 함께 조준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문제적 인물들의 '일망타진'을 겨냥하고 민주당이 단행하기 어려운 '출당' 등 초강수까지도 요구하면서 공격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는 셈이다.

부산 선거판과 서울 선거판이 특정한 일로 잠시 충돌했다는 정도가 아니라, 이런 엉킴 상황을 마다하지 않고 이를 끌고 가는 상황도 예견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정치력을 한껏 과시하고 이번 보선 자체가 민주당 심판론으로 치러져야 한다는 의미를 강조하면, 그런 위력 과시는 모두 이 예비후보의 것이 된다. 

국민의힘 경선 그 이후 노림수 빛낼 '깨끗한 돈키호테' 효과

사람에 따라서는 지방 보선이 서울 보선 더 나아가 중앙 정치 문제까지 파장을 미치는 '왝 더 독(꼬리가 몸통을 흔듦)' 현상으로 볼 수 있는데, 이를 굳이 마다하지 않는다는 이 예비후보의 '파이팅'이 돋보이는 구도는 그렇게 형성되고 있다. 

지난 2019년 한 보수 행사에 참석한 이언주 전 국민의힘 의원. 좌우로 이건개 전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 이주영 전 국회 부의장, 유기준 전 국민의힘 의원 등 저명 인사들이 보인다. ⓒ 프라임경제

앞서 부산 보선이 치러진 원죄적 상황(오거돈 전 시장의 추행과 발표 시기 조율 논란)은 상당 부분 기소와 일부 무혐의 처리에도 오랫동안 잔상을 남길 수있음을 기사로 지적한 바 있다. 이 예비후보는 지방 선거 문화 자체를 공론화하면서 이미지 전환을 시도했고, 이 경우의 촉매 효과로 그 파괴력을 키울 수 있는 것이다. 이 상황은 어쩌면 묻힐 수도 있었던 것인데, 마침 다시 우 예비후보가 철새 공세로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준 격'이 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586 운동권의 성적 방종 문제에 연루된 인사에게서 공격받은 상황에 굳이 이 예비후보가 침묵할 필요도 없고, 자신이 정치권과 고향 부산의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할 멍석이 깔린 것을 오히려 적극 활용하는 구도다.  

'피해의식' 내지 '우물에 침 뱉기' 혹은 '후순위 주자의 선두 주자 바짓가랑이 잡기'로 이 예비후보의 행보를 평가하기에는 충분치 않은 구도로 포장되는 효과만 해도 충분한 수확이 되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당연히, 부정한 인연의 고리와 자금 제공의 유혹에서 자유롭다는 이미지, 할 말은 하고야 마는 정치인으로서의 자질 등이 부각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민주당 원죄로 치러지는 보선에서 자신이 가장 적합한 국민의힘 측 대항마라는 이슈 만들기가 가능하다.

단기적 효과 중 부수적으로 이번 상황이 일종의 '출구전략 활용'도 가능하다는 해석은 흥미로운 일이다. 광주 룸살롱 사건의 적극적 공격 행보를 통해, 그간 부산 보선 선거판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에게 제기됐던 사생활 루머 논쟁을 일단락하는 전환점으로써 활용할 가능성이 일각에선 제기된다.

사생활 논란은 실체가 없다시피 하다는 비판에도 계속 수면 아래로 잠복하고 다시 떠오르기를 반복해 왔고, 이 예비후보 진영도 그런 마타도어 논란에서  진앙지 중 하나가 아니냐는 시선을 받아 왔다. 

같은 당 주자를 성적 루머로 괴롭힌다는 논란에서 벗어나고, 적인 민주당에게는 이 정도면 그야말로 '더욱 더' 가차없다는 이미지를 다지기 적합하다는 시각이라서, 의미가 있는 해석론이다. 즉 어떤 소재든 문제가 있다면 마다치 않는다는 '정의의 돈키호테'로 적당한 선에서 봉합한다는 것인데, 다만 이는 이 예비후보의 선택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설혹 이번 선거가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그 이후를 그릴 여지를 얻는다는 '당원으로서의 흑자' 측면에서 이 예비후보의 이번 활극은 주목할 필요가 높다. 반대로, 당 측면에서도 그간 존재해 왔던 이언주 저평가 논란과 콘트롤 가능 여부를 다시금 생각해 볼 계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의원이든 자치단체장이든, 중앙 정치권에서는 지역 선거나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치인을 중앙당 논리대로 다루는 일에 크게 어려움을 느낀 예가 별로 없었다. 네이팜탄처럼 다루기 힘든 정치인, 그것도 불길 방향이 저 멀리 한반도 대각선 방향 다른 도시 선거판세에까지 미칠 수 있는 인물에 대한 연구가 언제고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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