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8일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는 공시를 통해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애플카 혹은 아이카) 생산 협의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당사는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 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 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라고도 설명했다.
이로써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전기차 생산 제휴 협상이 중단됐음이 확실시 됐다.
지난달부터 국내외 언론을 가리지 않고 현대자동차그룹과 애플이 전기차 공동 개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골자는 생산 시설을 운영하지 않는 애플이 설계를 담당하고, 생산은 현대차그룹이 맡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당시 현대차와 기아 역시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 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다고 밝히며, 애플과 협력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구체적으로는 기아 조지아주 공장에서 애플카 생산을 이르면 2024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또 이 과정에서 애플이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를 투자하고, 생산물량은 첫해 10만대 수준이라는 분석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애플과의 협력을 시사한 지 약 한 달 만에 협의를 진행하고 않고 있음을 분명히 함에 따라, 일단 이들의 협의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게 됐다.
업계에서는 협의가 결렬된 것에 대해 현대차그룹이 애플의 심기를 건드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매번 자신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는 애플이 이번 전기차 생산 협력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현대차와 기아가 이를 간접적으로 시인하는 듯한 태도를 취한 점이 애플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는 것이다.

지난 한 달간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현대차그룹과 애플 간 협력 논의가 일단 중단됐다. ⓒ 연합뉴스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력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자칫 현대차그룹이 애플의 하청으로 전락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서다. 그도 그럴 것이 일례로 대만 폭스콘은 애플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즉, 모바일 분야에서 애플의 하청업체인 폭스콘과 같이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분야에서 애플의 하청으로 전락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과 애플의 협상이 완전히 결렬된 것으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공시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애플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는 부분을 '자율주행차 개발'로 한정지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과 애플은 전기차 및 커넥티드카 등에 대한 협력에 대해서는 여전히 가능성이 남아있는 셈이다.
다만, 기밀 유지에 민감한 애플과의 협의에서 한차례 중단된 만큼 향후 진행될 협의에서는 현대차와 기아가 다소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시는 최근 양사의 협력이 너무 수면 위에 노출된 탓에 달아오른 여론을 식히기 위한 움직임이자, 주도권 싸움일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협력을 함에 있어서 어떤 포지션을 점하느냐가 중요한 만큼, 주도권 확보 여부 등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