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불안한 노사갈등을 이어가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에 시선이 쏠린다. 해를 넘긴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등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런 가운데 업계는 노조가 파업권까지 확보한 탓에, 자칫 어려움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의 완성차 생산 및 수출에 찬물을 끼얹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57.5% 찬성률(재적인원 대비)로 가결됐다. 노조는 4일 개최될 2020 임단협 5차 본교섭에서 사측이 형편없는 제시안을 들고 나올 경우 철저하게 응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찬반투표 가결과 관련해 노조는 "조합원들의 열망과 분노는 그동안 불성실한 사측의 행태에 대한 심판이자 엄중한 경고다"라며 "대화로 안 된다면 투쟁으로 돌파하라는 조합원의 명령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대오를 정렬해 사측과 당당히 맞서 투쟁할 것이다"라고 첨언했다.
다만, 르노삼성 노조의 이번 찬반투표 찬성률이 역대 최저를 기록해 향후 조합원 참여가 제대로 이뤄질지 불분명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노조의 찬성률이 낮은 이유로는 최근 강성노조의 행보에 반대하는 일부 조합원들이 발생하는 등 노조 내부갈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노조 내 실리를 요구하는 온건파와 투쟁을 외치는 강경파 사이에서 의견충돌이 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이번 찬반투표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르노삼성자동차지회 및 르노삼성 노조만이 참여했고, 새미래와 영업·서비스 노조는 불참했다.
집행부를 향한 부정적인 여론도 상당하다.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빠른 매듭이 절실한 시점임에도 투쟁수위를 높여가면서 가시밭길을 자처하는 등 노사 공멸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모두가 고정비 절감을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자신들만 돈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 사업장에 대한 르노 그룹의 시각이 부정적, 회의적으로 더욱 굳혀지고 있다는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더욱이 르노 그룹은 최근 한국을 라틴 아메리카 및 인도와 함께 현재보다 수익성을 더욱 강화해야 할 지역으로 지목했을 정도다.
현재 르노삼성 노사는 희망퇴직과 임금 인상을 두고 충돌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희망퇴직과 관련해 지속가능성을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한 만큼,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르노삼성은 내수시장에서 심화된 경쟁구도 속 부진을 겪으며, 지속적인 고정비 증가까지 맞물린 탓에 내부적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르노삼성의 2020년 내수와 수출을 더한 전체 판매대수와 생산물량은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2012년 이후 8년 만에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했다. 또 경영악화로 매년 삼성카드에 냈던 브랜드 사용료(로열티)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노조는 명분도 없는 이번 희망퇴직은 현장을 혼란시킨다며, 물량 감소와 판매 저하를 예상하고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경영진 전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판매가 급감하는 상황이지만, 지난 2년간 르노삼성이 흑자를 내는 가운데서도 기본급을 동결한 것에 대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나아가 해외공장이 멈춰 섰을 때도 부산공장은 잔업과 특근으로 생산을 꾸준히 해 온 만큼 노조 입장에서는 합당한 요구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노사분규 장기화 및 반목을 더는 지속해서는 안 된다"며 "현재와 같이 부산공장의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고용과 르노삼성의 존립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