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서울 목동 한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096770) 간 배터리 소송이 장기전으로 이어진 가운데, 정부가 이들 기업에 대해 쓴소리를 하면서 양사의 협상 시계가 빠르게 돌아갈 전망이다.
정부는 세계 'K배터리'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며 두 기업이 원만하게 합의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민간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을 향해 강력한 경고메세지를 던지면서 배터리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두 기업은 3년 째 배터리 사업 관련으로 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양사가 합의점을 찾도록 뒤에서 중재해 온 정부가 공개 석상에서 입장을 밝혀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한국방송기자클럽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배터리 소송 관련 질문에 대해 "대한민국의 대표적 기업인 LG와 SK가 미국에서 3년 째 소송중인데, 소송비용만 수천억원에 달한다"면서 "경제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소송이 계속되면 남 좋은 일만 생긴다"고 우려했다.
정 총리는 "양사가 한 발씩 물러서서 빨리 이 문제 해결하면 K배터리 미래가 크게 열릴텐데 자기들끼리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큰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을 빨리 만들었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이번 정 총리 발언으로 ITC 판결이 나오기 전, 양사가 협상 타결을 위한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ITC는 다음달 10일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지난 2019년 4월 LG화학(051910)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ITC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 뒤 양사는 국내외에서 배터리 영업비밀과 특허를 두고 여러 분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합의금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동안 양사는 줄기차게 "합의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을 피력해왔지만, 정작 합의 금액에 있어 이견을 좁히지 못해 평행선을 달려왔다.
한편, 이날 정 총리의 발언 이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일제히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합의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원만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면서도 "다만, 최근까지 SK이노베이션의 제안이 협상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인데 논의할 만한 제안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동섭 배터리 사업 대표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모든 소송 과정에 성실하게 임해왔음에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며 "정 총리의 이날 우려 표명은 국민적인 바람이라고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우려와 바람을 잘 인식해 분쟁 상대방과 협력적이고 건설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원만히 해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K배터리가 국가 경제와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